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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공학 129

가루다(Garuda) - 반인반조의 신

가루다는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반은 인간, 반은 새의 모양을 한 신이다. 특이하게도 그리는 사람이나,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라 얼굴이 새일 때도 있고, 몸통이 새일 때도 있다. 가루다는 비나타의 아들인데, 알을 나은 비나타가 무려 1000년을 기다린 끝에 부화했다. 비나타는 카드루라는 언니가 있었는데, 둘 다 카샤파와 결혼을 했다. 가샤파는 두 아내에게 축복을 내리며 소원을 말하라고 했는데, "천 마리의 강력한 뱀을 자식으로 두고 싶어요." 라고 카드루가 말하자, "난 그렇게 많은 자식을 원하진 않아요. 딱 2명이면 됩니다. 하지만 그 둘이 언니의 그 천 마리 자식들보다 더 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카드루는 천 개의 알을 낳아 천 마리의 뱀을 얻었는데, 비나타가 낳은 두 알은 도통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가네샤(Ganesha) - 인도 신화 속 코끼리 얼굴의 괴물

자비의 여신 파르바티는 파괴의 신으로 잘 알려진 시바의 아내였는데, 자신이 목욕을 할 때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불쑥 나타나는 남편 탓에 경기가 들릴 지경이었다. 자신의 거처를 지키는 경비병들에게 단단히 일러두어도 무용지물. 폭군인 남편의 명을 거스를 경비병은 아무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파르바티는 머릿속 비듬을 하나 긁어내서 자식을 하나 만들어 내고는 가네샤라고 불렀다. 문지기의 역할을 더욱 잘 하게 하기 위해 팔 2개를 더해주고, 허리에는 사나운 뱀을 둘러주었다. 파르바티는 목욕을 하면서 가네샤에게 문앞을 단단히 지키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바가 나타났다. "비키거라." 여느때 같으면 냉큼 비켰을 문지기는 말없이 철퇴를 휘두르며 시바를 막아섰다. 가네샤가 물러날 기색이 전혀 없자 시바는 그대로 공격..

가게온나(影女)

장지문이나 창밖으로 여자 모습의 실루엣이 지나갈 때가 있는데, 이게 바로 가게온나가 나타난 거라고 하는군요. 사람에게 큰 해를 끼치진 않고, "어? 밖에 사람이 다닐 리 없는데 뭐지?" 하는 소름 돋는 느낌 정도만- 걷기도 하고, 스르륵 날아가기도 하고, 마루에서 솟거나, 하늘에서 내려오기도- 그냥 두면 창을 넘어 안으로 들어오진 않는다네요. 문종이를 바른 문이 사라지면서 가게온나도 사라져가고 있다고- ^^

요재지이- 죽청, 까마귀의 사랑

어객은 과거에 떨어지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가난한 살림에 멀리 떠나온지라 고향에 닿기도 전에 돈이 몽땅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오왕묘(사당)에 들어가 쉬는데, 다른 사람 하나가 다가와 따라오라더니 사당 안에 있는 오왕을 알현시켰다. "흑의대에 병졸 자리가 비었으니, 이 사람에게 맡겨보면 어떨지요?" 오왕의 허락이 떨어지고 어객에게는 검은 옷 한벌이 주어졌다. 어객이 검은 옷을 몸에 걸치자 그는 어느새 까마귀가 되어 날아오를 수 있었다. 까마귀가 된 오객은 근처 호수를 항해하는 배의 돛대에 걸터앉았는데, 사람들이 고기 덩이를 던져주어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이거 괜찮은 팔자로세.' 하며 어객은 이 까마귀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며칠 지나아 오왕은 어객에게 죽청이라는 암놈을 소..

요재지이 - 궤짝 속의 머리카락

호남의 한 주좌(관직 이름)는 세금 육십만냥을 수도로 운송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길을 가다 날이 저무는 바람에 근처 절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세금 육심만냥이 온데간데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돌아온 주좌는 윗사람에게 사정을 고하고 다시 돈을 찾으러 갔다. 절 근처에 이르자 한 장님이 '걱정거리를 해결해드립니다.' 하는 간판을 걸고 있어 점을 쳐달라고 했다. "돈을 잃어버리셨군요." 장님이 바로 맞히자 주자는 신기해하며 자초지종을 말하고 도움을 청했다. "견여(가마의 한 종류)를 한대 준비해서 저를 따라오십시요." 한참 장님을 따라가자니 그는 "서쪽으로 난 솟을 대문이 보이면 문을 두드려 물어보십시요." 하며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장님이 알려준 문이 보이자 사람을 불러 돈의 행방을 ..

요재지이 - 한생을 대접한 도사

한생은 친구 사귀기를 좋아해 친구들과 술자리를 자주 가졌다.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는 한생은 친구들과 술자리를 나누던 어느날, 한 도사가 집 앞에 찾아와 탁발을 했다. 하인이 돈과 곡식을 내주었건만 도사는 그것을 받지도 않고, 떠나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목탁만 두들겼다. 하인에게 이 말을 들은 한생은 도사를 안으로 모시라고 했는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도사는 이미 술판이 벌어진 방 안에 들어와 있었다. "이리 앉으시지요." 한생이 합석을 권하자 자리에 앉은 도사 왈, "이곳으로 와 친구를 사귀지 못했는데, 거사껫는 매우 호탕해 보이시나 몇잔 얻어마실까 합니다." 도사는 권하는 술과 음식을 마다않고 실컷 먹고 나서 떠났는데, 이날 이후로 한생의 집에서 술판이 벌어질 때마다 찾아와 얻어먹었다. 한생은 이 ..

[요재지이] 장우단과 노공녀

초원현에 장우단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성격이 호방하여 얽매임이 없는 사람이었다. 당시 초원현의 현령인 노공에게는 아리따운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녀의 말 타는 모습을 본 장우단은 한눈에 반해버렸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게 노공의 딸 노공녀는 갑작스런 병으로 죽어버렸다. 노공은 딸의 영구를 장우단이 기거하던 절에 안치했는데, 이미 그녀를 향한 마음이 깊었던 장우단은 노공녀를 위해 매일 같이 기도를 드렸따. "한번 본 뒤로 잠시도 잊을 수 없었는데, 그리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버리다니- 이렇게 가까이 있지만 생과 사의 경계가 산과 강보다도 넓으니 한스럽구려." 이렇게 매일 같이 기도를 한 덕분인지 보름이 지난 저녁 책을 읽고 있는 장우단 앞에 노공녀가 아리따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당신의 깊은 정에 감격해 ..

[요재지이] 홍옥과 상여

어머니를 여윈 상여는 늙은 아버지와 둘이 괴죄죄하고 궁핍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어느날 밤 상여가 달을 보고 있자니 담 너머 나무 위에 웬 여자가 하나 앉아있었다. 가까이 가서 살피니 역시나 한 미모하는지라 상여는 사정사정하여 여자를 안으로 들여 정을 나누었다. 그렇게 둘은 깊은 사이가 되어 매일같이 여자는 담을 넘어 들어왔는데, 결국엔 그 소리가 잠든 상여의 아버지 귀에 들어가고 말았다. "네 이놈. 집안이 이꼴이 되었는데, 밤마다 방탕한 짓거리나 하고 있었단 말이냐? 그리고 처자는 혼례도 치르지 않은 마당에 담을 넘어들어와 남자와 정을 통하다니 부끄럽지도 않소?" 아버지의 호통에도 상여는 여자를 붙들었지만 오히려 여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홍옥이라 하옵니다. 우리가 도리에 어긋난 짓을 하고..

[요재지이] 아들 노릇을 한 호랑이

한 지방에 아들과 둘이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산에 들어갔던 아들이 호랑이에게 화를 입는 바람에 할머니는 망연자실. 현청에 찾아가 현령 앞에서 울부짖었다. "호랑이 놈이 우리 아들을 죽였으니 사형시켜주시오." "호랑이를 어찌 국법으로 다스릴 수 있단 말인가?" 현령은 원칙적인 대답을 했지만 울부짖는 할머니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호랑이를 잡아주겠노라 약속을 한 현령이 좌우를 돌아보며 물었다. "누가 호랑이를 잡아오겠느냐?" 이때 이능이란 사람이 낮술에 취해 있다 호기롭게 대답했다. "제가 잡아오겠습니다요." 하지만 다음날 술을 깨고 보니 호랑이를 잡는 건 가당치도 않은 일. 현령의 명령 역시 노인을 달래기 위한 임시방편이었을 거라 생각하고, 명을 거두어주길 청했지만 돌..

[요재지이] 교낭, 삼낭, 그리고 부렴

광동 지방에 부렴이라는 영리한 청년이 살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생식기가 자라지 않았다. 열일곱이 되었건만 그의 거시기는 겨우 누에고치 수준. 동네방네 소문은 날대로 난 터라 이대로라면 장가를 가기는 어렵게 생겼다. 하염없이 글 공부나 열심히 하던 부렴은 어느날 선생님이 출타하며 숙제를 잔뜩 내줬건만 숙제는 나 몰라라라 하고, 때마침 대문 밖에 놀러온 원숭이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선생님이 돌아올 시간이 되자 불호령이 무서워진 부렴. '그래, 차라리 잘 되었다. 아무도 내가 고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동네로 가버리자.' 그렇게 가출한 부렴이 하염없이 길을 가는데- 시녀와 함께 걸어가는 소복 입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세상 이야기가 다 그렇듯 여자는 아름다웠고, 부렴은 한눈에 반해버렸다. 빠른 걸음으로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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