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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세르 신화 19

[게세르 신화] 부활한 하늘 용사들과 도망다니는 하라 소톤

정신을 차린 게세르는 하늘 용사들이 죽어 있는 언덕을 찾았다. 서른 명의 용사들은 모두 목숨을 잃은 채 돌덩이로 변해 있었다. 이 광경을 본 게세르의 눈에서는 한없는 눈물이 흘렀고, 오른쪽 눈에서 흐른 눈물은 바이칼 호수를 만들고, 왼쪽 눈에서 흐른 눈물은 레나 강을 만들었다. 그 눈물이 용사들이 변해 있는 돌덩이를 적셨지만, 돌덩이에 다시 생명이 깃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게세르는 돌덩이를 두 손으로 붙잡고 주문을 외웠다. "용사들이 마법에서 풀려나 곰으로라도 변하게 해주십시요.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하늘이 나를 버린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게세르의 친부인 센겔렌 칸은 그 옆에서 신성한 풀을 따와 부싯돌로 불을 붙였다. 풀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돌덩이들을 감싸자 드디어 돌덩이들은 곰으로 변..

[게세르 신화] 하라 소톤의 간계

게세르의 진영으로 쳐들어오는 샤라블린 칸의 군사들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적들이 쳐들온다는 소식을 들은 사르갈 노욘은 언덕에 올라 그 군세를 가늠해보고자 했지만, 아무리 팔을 벌리고, 채직에 활까지 동원해봤지만 적들의 규모는 자신이 가늠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 수많은 적들을 겨우 33인의 하늘 용사로 상대해야하다니... 하지만 막상 전쟁이 시작되자 하늘 용사 33인의 힘은 적들을 압도했다. 용사들은 한명씩 번갈아가며 전장에 나섰고, 모두들 순식간에 적들을 천명씩 제압해버렸다. 노장인 사르갈 노욘은 한술 더 떠 순식간의 2000명의 적들을 제압했다. 첫날 하루에만 3만 오천의 적을 해치운 이들은 다음 날도 최선을 다하기로 기합을 다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하라 소톤이 문제였다. 자기보..

[게세르 신화] 게세르를 향한 복수를 준비하는 샤라블린 칸

게세르가 바보처럼 소 떼와 야르갈란을 돌보는 사이 사악한 적들은 시시각각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게세르에게 죽임을 당한 뒤 환생한 아타이 울란의 세아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샤라블린 지역을 장악하고 칸이 되어 있었다. 첫째인 사간 게렐에게는 그가 타고다니는 밝은 회색빛 말의 갈기와 꼬리털만큼 많은 부하들이 있었고, 둘째인 샤라 게렐은 회색 준마의 털만큼 많은 부하가, 세째인 하라 게렐은 검붉은 적토마의 갈기와 털만큼이나 많은 부하를 거느리고 있었다. 사간 게렐의 아들 중 에르헤 타이자는 결혼할 나이가 되어 신부감을 찾았지만, 눈에 드는 처자를 발견하지 못한 채 혼자 지내고 있었다. 근처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발견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에르헤 타이자는 마법의 까치를 만들어 자신의 신부감을 ..

[게세르 신화] 남편(게세르)을 구하기 위한 야르갈란의 모험

하라 소톤의 간계에 빠져 죽어가는 게세르를 지켜보던 첫번째 아내 야르갈란. 그녀는 게세르를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바르가 세겐 만가트하이에게 가야한다는 걸 깨달았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길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야르갈란은 자신을 배웅하기 나온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장신구와 옷을 나누어주고는 암여우로 변신하여 길을 떠났다. 하염없이 길을 걷던 야르갈란은 드디어 지상과 지하의 세계가 공존하는 공포와 한숨의 나라에 도착했고, 그녀 앞에 놓은 검은 궁전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만가트하의 궁전 문을 열자, 그 안은 또다시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이 펼쳐졌다. 또다시 하염없이 길을 가고 있던 야르갈란 앞에 다리가 새처럼 가늘고 긴 용사가 하나가 거대한 까치를 타고 나타나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인간..

[게세르 신화] 하라 소톤의 질투

아바이 게세르의 삼촌인 하라 소톤은 번번이 자신의 공을 가로채는 게세르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기 시작했다. 울적한 마음에 잔뜩 취해 쓰러진 하라 소톤을 발견한 게세르의 아내 야르갈란은 그를 가엽게 여겨, 잠자리를 봐주고, 아침까지 정성스럽게 차려줬다. 그러자 하라 소톤은 야르갈란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하게 된다. "사실은 너와 결혼하려고 먼저 마음 먹은 건 게세르가 아닌 나야. 그러니 너의 운명의 짝은 나지. 그러니 내 아내가 되어 다오." 당연하게도 야르갈란은 시어른의 어이없는 제안을 거절했고, 그걸로 울분이 풀리질 않아 게세르의 용사 중 하나인 부이데 울란에게 일러버렸다. 부이데 울란은 하라 소톤이 죽지 않을 만큼 채찍질을 가했고, 어린 놈에게 얻어맞은 하라 소톤의 원한은 더 깊어지기만 했다. 결국 하..

[게세르 신화] 게세르의 두번째 모험 - 순은산의 아바르가 모고이

첫번째 전투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게세르는 용사들을 모아놓고 두번째 출정을 고했다. 바로 순은(純銀)으로 된 산에 살고 있는 아바르가 모고이를 무찌르자는 것. (서양의 용도 그렇고, 이 놈도 그렇고- 사악한 존재들은 반짝이는 것에 대한 집착이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도 그런 사람들은 그런 것 같기도...ㅠ.ㅠ) 아바르가 모고이는 머리가 스물 일곱 개에 꼬리가 서른 세 개나 되는 괴물이었다. 늘 그렇듯 험난한 여정 끝에 순은으로 된 산에 도착한 게세르는 마법의 창을 꺼내들고 아바르가 모고이를 향해 달려갔다. 순식간에 스물 일곱 개의 머리통에 창을 꽂아넣은 게세르가 방심하는 순간, 아직 죽지 않은 아바르가 모고이는 서른 세 개의 꼬리를 게세르를 두들겨 패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정신을 잃어가던 게세르는 마..

[게세르 신화] 게세르의 첫번째 모험 - 벨루하 산의 오르골리 사간

아름다운 세 아내를 얻은 게세르는 아내들을 위해 하탄 강의 상류와 하류, 그리고 그 중간에 세 개의 궁전을 지어 희희낙낙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오랜 평화는 그를 약화시키고 게으르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게세르는 자신의 게으름을 깨닫고 자신의 운명이 적힌 신성한 책을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책을 펴본 게세르는 깜짝 놀랐다. 책에 적힌 다음과 같은 내용 때문에... "한 히르마스 텡그리의 둘째아들 벨리그테가 지상에 내려와 아바이 게세르가 된 까닭은 지상 곳곳에서 자라고 있는 악을 뿌리뽑기 위함이다. 그런데 게세르는 거짓된 평화에 취해 지혜는 녹슬고, 신체는 물러터져버렸다. 자신의 사명도 잊어버린 채... 하지만 이순간에도 어두운 숲의 지배자 오르골리 사간은 벨루하 ..

[게세르 신화] 게세르로 재탄생한 뉴르가이

두 아내와 또다시 뜨거운 밤을 거듭 지내던 어느날이었다. 하늘에서 밤색 말(뉴르가이가 하늘 나라에서 벨리그테로 지내던 시절 즐겨타던-)이 엘레스테 산 정상의 궁전으로 내려왔고, 그 뒤를 이어 흰색에 검은 얼룩이 있는 준마가 무기를 안장에 장착한 채 뒤를 따랐다. 그리곤 곧 서른 세명의 용사들이 완전무장을 한채 비상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궁전의 문이 열리자 조금전에 내려온 밤색말 위에 위풍당당한 모습을 한 영웅이 서른 세명의 용사들을 이끌고 나왔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코흘리게 뉴르가이가 아니라 영웅 게세르로 재탄생한 것이었다. 중무장한 서른 네명의 용사들이 말을 달리자 그 소리는 산 아래 마을까지 울렸고, 온 마을 사람과 뉴르가이의 양아버지인 사르갈 노욘까지 맨발로 뛰어나와 일행을 환영했다. 양아들이었지..

[게세르 신화] 야르갈란과 결혼하는 뉴르가이(게세르)

사르갈 노욘의 동생인 하라 소톤은 두 번째 아내로 투루슈헤이 칸의 외동딸인 야르갈린을 점찍어뒀다. 하라 소톤은 그녀에게 청혼하기 위해 신부에게 건낼 선물을 짊어진 300명의 장정들과 함께 길을 떠났다. 그런데 하필 조카인 뉴르가이가 한사코 같이 가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하라 소톤은 뭔가 찜찜한 마음에 떼어놓고 가려고 해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하라 소톤은 뉴르가이까지 데리고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300명의 청혼 사절단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사막 한 가운데에 이르렀고 그 때 마침 해가 져버렸다. 일행은 하룻밤 사막 한 가운데서 묵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해가 진 사막은 일행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추웠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일행들에게 모닥불을 지필 땔감이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게세르 신화] 게세르의 그릇을 시험하는 사르갈 노욘

사르갈 노욘은 먼저 장남인 알탄 샤가이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자신은 소 등에 올라타고, 아들을 걸리면서... 길을 가던 두 사람의 눈에 키큰 나무들이 쭉쭉 뻗어있는 숲이 들어오자, 아버지는 큰 아들을 향해 물었다. "너는 저 나무들을 어디에 썼으면 좋겠느냐?" 아들은 나무를 베어 집을 짓고, 올타리를 쌓아 가축을 기를 수 있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아들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은채 사르갈 노욘은 황소의 걸음을 재촉했다. 이번엔 두 사람의 눈에 드넓은 초원이 들어왔다. "저 초원에서는 뭘 하면 좋을까?" 아들은 곡식을 심겠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새 한마리가 덤불에서 날아오르며 사르갈 노욘이 타고 있던 소를 놀래켰다. 노인은 맥없이 땅에 떨어져버렸고, 놀란 아들의 울부짖음에도 불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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