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객은 과거에 떨어지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가난한 살림에 멀리 떠나온지라 고향에 닿기도 전에 돈이 몽땅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오왕묘(사당)에 들어가 쉬는데, 다른 사람 하나가 다가와 따라오라더니 사당 안에 있는 오왕을 알현시켰다. "흑의대에 병졸 자리가 비었으니, 이 사람에게 맡겨보면 어떨지요?" 오왕의 허락이 떨어지고 어객에게는 검은 옷 한벌이 주어졌다. 어객이 검은 옷을 몸에 걸치자 그는 어느새 까마귀가 되어 날아오를 수 있었다. 까마귀가 된 오객은 근처 호수를 항해하는 배의 돛대에 걸터앉았는데, 사람들이 고기 덩이를 던져주어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이거 괜찮은 팔자로세.' 하며 어객은 이 까마귀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며칠 지나아 오왕은 어객에게 죽청이라는 암놈을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