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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공학 129

[소설 작법] 서술과 행동

이번 글에서는 서술(Narration)과 행동(Action)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그 정의부터 살펴볼까요? 서술: 이야기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비교적 소수의 단어를 사용하여 일정 기간 동안 발생했던 일을 통일성 있게 이야기 하는 것. 행동: 등장인물이 말하거나 움직이는 모든 것. 장면을 이루는 요소. 이렇게 정의하고 보니 어떤 한 이야기는 짧은 서술과 긴박한 행동으로 뼈대를 만들고, 묘사로 인테리어를 하는 건축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피츠제럴드는 초보 작가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 중 하나가 서술해야할 것을 행동으로 표현하거나, 행동으로 표현해야할 것을 서술해버리거나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살짝 살..

[소설 작법] 묘사 (2/2)

그러면 좋은 묘사가 갖추어야할 요소들을 한 번 살펴볼까요? 피츠제럴드는 간결함, 단어의 선택의 적절함, 정확함, 호소력 등 4가지를 들고 있네요. 일단 어떤 묘사든 간결함이 생명이라고 합니다. 이게 참 어려운 문제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맸다.'라는 표현이 어찌보면 가장 간결한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만 하면 작중 인물이 처한 상황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 것 같고...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자니 지루해질 것만 같고. 더구나 지금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주얼에 익숙한 상황에서 텍스트로 무언가를 전달해야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럴 겁니다. 이럴 때는 자신에게 반문해보는 거죠. '이 묘사가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서....' 이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감정의 ..

[소설 작법] 묘사 (1/2)

묘사는 읽고 보는 이에게 감정적 호소를 하기 위해서 아주 매우 많이 중요한 요소지만, 막상 작품을 만들어보면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리고, '뭘 이렇게까지 해야하나?'하는 순간을 수없이 겪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인상을 드러내기 위한 적절한 단어를 찾기 위해 하루 종일, 혹은 몇날 며칠을 머릿속과 사전과, 다른 글들을 찾아보며 방황하기 일쑤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카메라 감독과 함께 찾아다니곤 할 겁니다. 그럼 묘사의 정의부터 내려볼까요? [독자의 감정적 반응을 일으켜 작중인물과 그 배경을 실감나게 하기 위해 오감에 호소하는 글쓰기] 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독자의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지 않은다면 쓸모없거나..

[소설 작법] '해설'이라는 필요악을 다루는 방법

어떤 작품이건 독자나 관객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 해설이 필요합니다. 스타워즈가 시작될 때 한참 이런저런 배경 이야기를 텍스트와 성우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달하는 촌스러운 장면처럼 말이죠. 루커스 역시 그 부분을 제발 빼고 싶었겠지만, 관객들이 이야기에 공감하게 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죠. 그걸 다 영상으로, 글이라면 묘사나 서사로 풀어내려면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를 또 한편, 혹은 또 한권 더 풀어내야만 할 테니까요. 그러면 좀 촌스럽지 않게, 그리고 피츠제럴드가 말하는 해설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 해설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 지 살펴보죠. 우선은 해설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할 겁니다. '작중인물과 스토리를 신뢰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나 관객이 알아야할 정보를 그들에게 알려주는 ..

[소설 작법] 주제를 발전시키는 방법

독자나 관객이 어떤 이야기를 접한다면, 그것을 통해서 어떤 것이든 메시지를 얻어야 합니다. 즉 그 이전에 알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발견해야 하는 것이죠. 전쟁 영화를 보고 나면 전쟁의 참혹함('서부전선 이상없다 - 1930')이라든가, 그런 극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묘한 우정('월컴투동막골 - 2005')이라든가, 전쟁이란 배경을 통해 사람들이 가진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든가('지옥의 묵시록 - 1979) 해야겠죠.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0361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이 영화는 고발이나 고백이 아니며, 모험은 더더욱 아니다. 죽음에 직면한 이들에게 죽음은 모험이 아... movie.naver.com 물론 어떤 작품이 하나의 메시..

[소설 작법] 관점 선택 5/5 - 시점의 전이

(6) 삼인칭 화자의 관점이 이전하는 경우 피츠제럴드에 따르면 일인칭 화자가 주인공인 경우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관점이라고 하네요. 일인칭처럼 관점이 이전할 때 독자가 느끼는 혼란이랄게 별로 없기 때문에 써내려가기 편하기도 하고, 여러명의 관점을 사용하니 읽는 이의 흥미를 유지하는데도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겠죠. 우선 이 관점을 사용하는데 있어서의 원리라고 할만한 점들을 몇가지 살펴보겠습니다. - 가능하면 장(章)이 시작될 때 누구의 관점인지를 밝히는 것이 좋다. 그래야 좀 덜 헛갈리겠죠. 앞서 소개한 '나를 찾아줘'처럼 말입니다. 장을 구분하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마음의 준비 내지는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갖는데 도움이 됩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같은 경우도 장이 바뀌면.. 그것이 랭..

[소설 작법] 관점 선택 3/5 - 삼인칭 시점에서 유의할 점

3인칭 관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면 앞에서 예를 들었던 "나는 마침내 낡은 광산으로 가는 오솔길을 발견했다. 그곳은 무성하게 자란 덤불과 잡초들이 우거져 잇었다. 심장이 흥분으로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계속 가고 싶었지만 곧 날이 저물었다. 가까스로 흥분을 달래며 그곳에 캠프를 치고 멈추기로 마음 먹었다." 라는 일인칭 관점의 표현이 "J는 마침내 낡은 광산으로 가는 오솔길을 발견했다. 무성하게 자란 덤불과 잡초들이 우거져 있는 그 길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흥분으로홍조를 띠고 있었다. 길을 계속 가려던 그는 어두워질 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냉정을 되찾은 J는 그곳에 캠프를 치고 아침을 기다리기로 했다." 라고 바뀔 수 있겠죠. '나'라는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주인공..

[소설 작법] 관점 선택 2/5 - 일인칭 시점에서 유의할 점

이번엔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한 관점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각 관점에서 어떤 점을 유의해야하는지 살펴볼까요? (1) 화자가 1인칭의 주인공인 경우 화자 본인이 주인공인 경우입니다. 이 관점을 이용한 멋진 이야기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나를 찾아줘(Gone Girl)' 입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7158730 나를 찾아줘 결혼 5주년이 되던 날, 사랑스러운 에이미가 사라졌다!그녀가 남긴 흔적은 남편 닉을 살인범으로 지목한다★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출간 직후 30주 연속 베스트셀러! ★리즈 위더스푼, 데 book.naver.com 동명으로 영화화도 되어서 나름의 성공을 거둔 작품이죠. 닉 던 - 아내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

[소설 작법] 관점 선택 1/5 - 전지적 권한(Omniscient Power)

어떤 작품에 대한 구상이 끝나고 막상 글을 써내려가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이 문제부터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관점의 선택... "도대체 누구의 시선, 누구의 생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갈 것인가?" 무턱대고 써내려갔다가는 정해진 관점이 없이 모든 등장인물의 머릿속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독자나 관객을 혼란에 빠트리거나, 뻔하고 촌스러운 작품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관점을 정했더라도, 그 선택이 잘못되면 보는 이의 감정이입의 정도나 몰입도를 떨어트리게 되죠. 관점을 잘 선택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의 전지적 권한(Omniscient Power)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전지적 권한은 독자나 관객에게 스토리를 보다 잘 인식하고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 등장인물, 환경, 사건 등에 대해서 어떤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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