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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신화/게세르 신화 31

[게세르 신화] 어린 게세르의 말썽

아버지, 어머니인 센겔렌과 나란 고혼의 품을 떠나 사르갈 노욘에게 입양된 어린 게세르는 그 집의 세번째 아들로서 코흘리개라는 뜻인 뉴르가이로 불리게 되었다. 사르갈 노욘은 세 아들들에게 말 70 마리를 맡겨 먹이게 했다. 힘겹게 말들을 보살피던 세 아들들은 점점 지쳐갔는데, 막내인 뉴르가이가 형들에게 한 마리만 잡아 먹자고 제안을 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야단 맞을 것이 겁난 형들이 주저하자 뉴르가이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말을 잡아 가죽을 벗긴 후, 그 속에 풀을 채워 호통을 치면 벌떡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살코기를 먹으면 되는 것이고..." 동생의 말을 반신반의 하던 형들은 허기진 배가 꼬르륵 거리자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이 되어버렸다. 형들의 동의를 얻은 막내 뉴르가이는 가장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게세르 신화] 흑해와 황해의 악령 제압한 게세르

아기 게세르는 견딜 수 없도록 울어대자, 센겔렌은 다시 아이를 산중턱에 데려다 놓고 피신했다. 버려진 게세르는 검은 솥을 찾아서는 그 속에 새카만 이로 가득 채운 다음, 한 살이 된 말을 잡아 탔다. 솥을 짋어지고 말을 탄 게세르는 검은 바다인 하라 달라이로 향했다. 하라 달리이에 도착한 게세르가 모닥불을 피우고 검은 솥에 가득 들어 있는 이를 삶기 시작하자 그 냄새가 하라 달라이 전체에 진동했다. 그러자 그곳을 지키던 일곱 악령들이 그 냄새에 이끌려 게세르에게로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그 솥에 삶고 있는 것이 무었이냐?" 이 질문에 게세르는 아주 직설적으로 대답한다. "이것은 그대들을 꾀어내기 위한 미끼다. 이곳에서 그대들이 살고 있는 삶은 비루하기 짝이 없으니, 이제 이런 삶은 청산하고 나와 함께 ..

[게세르 신화] 덩치가 작아진 쥐, 모기, 파리

벨리그테의 부탁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지상으로 내려와 갖은 고초를 겪던 나란 고혼은 지상에 내려온지 10달이 지나자 이상한 목소리가 자신의 몸 속에서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 "모자를 살짝 들어주세요. 제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나란 고혼이 모자를 살짝 들자 정수리를 통해서 순수한 영혼이 빠져나가며 하늘로 올라갔다. 이 영혼은 벨리그테의 형인 자사 메르겐이었는데, 그는 하늘 나라에 머물다 동생이 요청하면 지상으로 내려와 동생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생이 아버지에게 한 부탁에 따라 얼결에 지상으로 내려갈 팔자가 되었던 자사 메르겐으로서는 꽤 괜찮은 조건이 주어진 셈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다시 몸속리가 들려오며, 배꼽과 좌우 겨드랑이에서 영혼이 빠져나갔다. 이들은 ..

[게세르 신화] 지상에 내려온 나란 고혼의 고초

우여곡절 끝에 지상에 내려오게 된 벨리그테는 마법 피리를 이용하여 가뭄의 원흉이었던 안개를 걷어내고, 창궐해 있던 질병들을 물세테 달라이(Mul sete dalai - 얼어붙은 맑은 물)로 내몰아버렸다. 지상에 평온을 가져온 벨리그테는 주문을 외우며 투게쉰 칸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사르갈 노욘의 꿈 속으로 들어갔다. 사르갈 노욘은 꿈에서 엘리스테 산 정상으로 가서 그곳에서 노래하고 있는 종달새를 찾아 그 새를 고이 모셔다 동생과 결혼시키라는 계시를 받는다. 잠에서 깨어난 사르갈 노욘은 서둘러 사람들을 모아 엘리스테 산의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에 다다르자 과연 종달새 한 마리가 노래하고 있었고, 그 소리는 세상을 진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사르갈 노욘은 얼른 다가가 종달새를 잡아 들어보았지만, 종달새는 ..

[게세르 신화] 지상으로 내려가기 위한 벨리그테의 조건들

벨리그테는 지상으로 내려가기 위한 조건으로 10 개의 부탁을 들어달라고 했다. 첫 번째는 하늘에서 가장 용맹한 존재인 자사 메르겐(벨리그테의 형)을 자신에게 내어달라는 것. 아버지 한 히르마스는 흔쾌히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아버지의 청을 거절했던 자사 메르겐은 졸지에 동생의 청으로 지상에 내려갈 팔자가 되었다. 두 번째는 언제나 자신의 편이 되어준 세 누이, 세 번째는 아버지 한 히르마스의 밤색 말, 네 번째는 사간 달라이(흰색의 바다)를 평정하기 위한 신성한 힘이 담긴 흰색 지팡이, 다섯 번째는 황색 바다 샤라 달라이를 평정하기 위한 황금색 지팡이, 여섯 번째는 흑색의 바다인 하라 달라이를 평정하기 위한 마법의 힘이 담긴 검은 지팡이, 일곱 번째는 문헤 달라이 지역을 평정하기 위해 하늘신의 힘을 담은..

[게세르 신화] 지상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

동쪽 신들과 서쪽 신들 간의 전쟁이 끝나고 수많은 세월이 지난 후, 지상에는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다. 나무들은 서서히 시들어가고, 풀들은 누렇게 변해버렸다. 강물은 바닥을 드러내고, 샘물은 물 대신 먼지가 일었다. 지상에서는 목을 축을 물 한 모금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린 상황. 결국 무당인 노파 '샤라그샤한'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가장 순결한 사내 아이 하나와 계집 아이 하나를 골라서 제단에 올라가 하늘에 기도를 드리게 했다. 그리고 눈물로 만든 정화수를 생명의 신과 심판의 신들에게 바쳤다. 샤라그샤한은 한 히르마스와 만잔 구르메를 비롯한 모든 하늘 신들을 부르며 이 지독한 가뭄에서의 구원을 요청했다. 이렇게 지상에서 요란스럽게 떠드는 소리는 결국 한 히르마스의 귀에 ..

[게세르 신화] 동쪽과 서쪽 하늘 신들 간의 전쟁 3/3 - 아타이 울란의 죽음과 환생

한 히르마스와 벨리그테는 약속한 대로 아타이 울란을 협공했다. 한 히르마스가 그의 허리를 붙잡고 번쩍 들어올리자 벨리그테는 '하라 조르혼'이라고 불리는 신성한 창으로 그의 발꿈치를 찔렀다. 그 순간 아타이 울란의 영혼은 그의 육신에서 분리되며 땅에 떨어졌고, 동쪽 하늘 신들의 수장으로써 불사의 몸이었던 그의 수명도 다해버렸다. 명이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누워있는 아타이 울란은 그 시체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던 모양. 한 히르마스는 쓰러진 아타이 울란에게 다가가 그의 목을 베어 지상으로 던져버렸다. 그 러자 한 히르마스의 말은 아타이 울란의 말을 물어뜯어 죽인 다음 역시 시장으로 내던져버렸다. 지상으로 던져진 아타이 울란의 머리는 이리저리 뒹굴다 때론 미친듯이 질주하기를 반복하다 척박한 땅인 호닌 호토에..

[게세르 신화] 동쪽과 서쪽 하늘 신들 간의 전쟁 2/3 - 아타이 울란의 세 아들

벨리그테에게 세 아들을 잃어버린 동쪽 신들의 수장, 아타이 울란으로서는 복수의 기치를 드높이는 것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자신의 개인적인 분노뿐만 아니라, 다른 신들의 눈도 있는데 세 아들을 잃고서 그냥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아타이 울란은 서쪽 하늘 신들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고는 안개 신들에게 끝없는 안개를 서쪽 진영을 향해 뿜어내도록 명령했다. 또한 어두움을 담당하는 신들에게는 끝없는 밤을, 추위를 담당한 신들에게는 살을 애는 냉기를, 비의 신들에겐 끝없는 비를 요구했다. 하늘 나라 전체는 안개와 비, 추위와 어두움에 휩싸이며 신들은 전율과 공포가 휩싸였다. 벨리그테는 바람의 신, 회오리의 신, 불꽃의 신들을 불러 이들을 물리칠 것을 명했다. 바람의 신들은 안개를 걷어내고는 그..

[게세르 신화] 동쪽과 서쪽 하늘 신들 간의 전쟁 1/3 - 세겐 세브덱의 회유

동쪽 하늘의 수장 알란 아타이 울란은 자신의 계략(나란 고혼을 병들게 해서 서쪽 하늘 진영을 무너뜨리려고 한)이 실패로 돌아가자 또다른 방책을 찾는다. 동쪽에도 서쪽에도 속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고 있던 세겐 세브덱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 아타이 울란의 세 아들은 심복 두 명을 불러 세겐 스브덱이 살고 있는 사히다그 산으로 보냈다. 하지만 벨리그테(게세르의 전생)는 자신의 신통력을 통해 이 계책을 알아챘다. 그는 즉시 서쪽 하늘 진영이 용사 2명을 세겐 세브덱에게 파견하여 그를 서쪽 하늘 편으로 끌어들이게 했다. 양진영의 밀사들은 공교롭게도 동시에 세겐 세브덱에게 도착해서 자신들의 진영으로 올 것을 강변했지만, 세겐 세브덱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자신은 어느 진영에 속하고 싶지도 않고, 거처를 ..

[게세르 신화] 게세르의 전생 벨리그테 - 나란 고혼의 병을 고치다

서쭉 하늘의 신 중 하나인 나란 둘리안은 빛의 신이었는데, 나란 고혼이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태양의 영광'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수많은 신들의 사랑을 받으며 아름답게 성장하고 있었는데, 호시탐탐 서쪽 하늘을 노리고 있던 동쪽 하늘 신의 수장인 아타이 울란은 자신의 마법으로 나란 고혼을 병들게 해버렸다. 나란 고혼의 병이 속수무책으로 깊어지며 3년이 넘게 이어지자, 불멸의 존재인 신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수척해진 그녀가 그대로 명을 다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죽게 되면 불멸이라 자부하던 자신들의 생명 역시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신들은 어떻게 해서든 나란 고혼의 병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맛대어 보아도 그녀의 병을 낫게할 방도를 알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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