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세상의 모든 신화/게세르 신화 31

[게세르 신화] 남편(게세르)을 구하기 위한 야르갈란의 모험

하라 소톤의 간계에 빠져 죽어가는 게세르를 지켜보던 첫번째 아내 야르갈란. 그녀는 게세르를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바르가 세겐 만가트하이에게 가야한다는 걸 깨달았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길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야르갈란은 자신을 배웅하기 나온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장신구와 옷을 나누어주고는 암여우로 변신하여 길을 떠났다. 하염없이 길을 걷던 야르갈란은 드디어 지상과 지하의 세계가 공존하는 공포와 한숨의 나라에 도착했고, 그녀 앞에 놓은 검은 궁전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만가트하의 궁전 문을 열자, 그 안은 또다시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이 펼쳐졌다. 또다시 하염없이 길을 가고 있던 야르갈란 앞에 다리가 새처럼 가늘고 긴 용사가 하나가 거대한 까치를 타고 나타나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인간..

[게세르 신화] 하라 소톤의 질투

아바이 게세르의 삼촌인 하라 소톤은 번번이 자신의 공을 가로채는 게세르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기 시작했다. 울적한 마음에 잔뜩 취해 쓰러진 하라 소톤을 발견한 게세르의 아내 야르갈란은 그를 가엽게 여겨, 잠자리를 봐주고, 아침까지 정성스럽게 차려줬다. 그러자 하라 소톤은 야르갈란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하게 된다. "사실은 너와 결혼하려고 먼저 마음 먹은 건 게세르가 아닌 나야. 그러니 너의 운명의 짝은 나지. 그러니 내 아내가 되어 다오." 당연하게도 야르갈란은 시어른의 어이없는 제안을 거절했고, 그걸로 울분이 풀리질 않아 게세르의 용사 중 하나인 부이데 울란에게 일러버렸다. 부이데 울란은 하라 소톤이 죽지 않을 만큼 채찍질을 가했고, 어린 놈에게 얻어맞은 하라 소톤의 원한은 더 깊어지기만 했다. 결국 하..

[게세르 신화] 게세르의 두번째 모험 - 순은산의 아바르가 모고이

첫번째 전투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게세르는 용사들을 모아놓고 두번째 출정을 고했다. 바로 순은(純銀)으로 된 산에 살고 있는 아바르가 모고이를 무찌르자는 것. (서양의 용도 그렇고, 이 놈도 그렇고- 사악한 존재들은 반짝이는 것에 대한 집착이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도 그런 사람들은 그런 것 같기도...ㅠ.ㅠ) 아바르가 모고이는 머리가 스물 일곱 개에 꼬리가 서른 세 개나 되는 괴물이었다. 늘 그렇듯 험난한 여정 끝에 순은으로 된 산에 도착한 게세르는 마법의 창을 꺼내들고 아바르가 모고이를 향해 달려갔다. 순식간에 스물 일곱 개의 머리통에 창을 꽂아넣은 게세르가 방심하는 순간, 아직 죽지 않은 아바르가 모고이는 서른 세 개의 꼬리를 게세르를 두들겨 패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정신을 잃어가던 게세르는 마..

[게세르 신화] 게세르의 첫번째 모험 - 벨루하 산의 오르골리 사간

아름다운 세 아내를 얻은 게세르는 아내들을 위해 하탄 강의 상류와 하류, 그리고 그 중간에 세 개의 궁전을 지어 희희낙낙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오랜 평화는 그를 약화시키고 게으르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게세르는 자신의 게으름을 깨닫고 자신의 운명이 적힌 신성한 책을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책을 펴본 게세르는 깜짝 놀랐다. 책에 적힌 다음과 같은 내용 때문에... "한 히르마스 텡그리의 둘째아들 벨리그테가 지상에 내려와 아바이 게세르가 된 까닭은 지상 곳곳에서 자라고 있는 악을 뿌리뽑기 위함이다. 그런데 게세르는 거짓된 평화에 취해 지혜는 녹슬고, 신체는 물러터져버렸다. 자신의 사명도 잊어버린 채... 하지만 이순간에도 어두운 숲의 지배자 오르골리 사간은 벨루하 ..

[게세르 신화] 알마 메르겐 - 게세르의 세번째 아내

게세르는 서른 세명의 용사들과 함께 첫번째 사냥에 나섰지만, 그가 찾는 산과 들, 그 어디에도 쥐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출정한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사냥감을 발견하지 못하지 게세르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분명 누군가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러던 순간 덤불 속에서 사슴이 한 마리 튀어나왔다. 게세르는 지체없이 사슴을 쫓기 시작했고, 쫓기던 사슴은 순식간에 지치면서 도망치던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자신을 따르는 서른 세명의 용사들에게 면을 세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게세르는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한 사람이 게세르와 사슴 사이에 나타나더니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활을 들어 사슴을 쏘아버렸다. 사슴은 그대로 꼬꾸..

[게세르 신화] 게세르로 재탄생한 뉴르가이

두 아내와 또다시 뜨거운 밤을 거듭 지내던 어느날이었다. 하늘에서 밤색 말(뉴르가이가 하늘 나라에서 벨리그테로 지내던 시절 즐겨타던-)이 엘레스테 산 정상의 궁전으로 내려왔고, 그 뒤를 이어 흰색에 검은 얼룩이 있는 준마가 무기를 안장에 장착한 채 뒤를 따랐다. 그리곤 곧 서른 세명의 용사들이 완전무장을 한채 비상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궁전의 문이 열리자 조금전에 내려온 밤색말 위에 위풍당당한 모습을 한 영웅이 서른 세명의 용사들을 이끌고 나왔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코흘리게 뉴르가이가 아니라 영웅 게세르로 재탄생한 것이었다. 중무장한 서른 네명의 용사들이 말을 달리자 그 소리는 산 아래 마을까지 울렸고, 온 마을 사람과 뉴르가이의 양아버지인 사르갈 노욘까지 맨발로 뛰어나와 일행을 환영했다. 양아들이었지..

[게세르 신화] 뉴르가이의 실체를 알게 된 아내들

삼촌인 하라스톤의 신부 후보 둘을 가로챈 뉴르가이는 천하절색인 두 아내와 매일같이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었다. 두 아내 역시 서로 질세라 뉴르가이와의 잠자리에 자신을 불사르고 있었는데, 그 시간이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뉴르가이는 태어나서부터 늘 콧물을 흘리고 있었고, 세수도 목욕도 하지 않으려 했다. 얼굴은 콧물이 말라붙어 지저분하고 몸에서는 온갖 악취를 뿜어대니 그의 아내들은 매일 밤 그와 함게 잠자리를 하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서로의 신세를 한탄하던 두 아내는 마침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두 아내는 이렇게 살 바에야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끝에 말을 몰고 산으로 올라갔다. 이윽고 두 사람의 눈에 절벽이 들어왔고 그녀들은 눈을 질끈 감고 말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게세르 신화] 게세르(뉴르가이)의 두 번째 결혼 with 우르마이 고오혼

첫번째 신부감이었던 야르갈란을 조카인 뉴르가이에게 빼앗긴 하라 소톤. 그는 더 아름답다고 소문난 우르마이 고오혼에게 청혼하기 위해서 길을 떠났다. 우르마이 고오혼은 하얀 얼굴에 가녀린 몸매 덕분에 인근 모든 남정네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그런 사랑 덕분에 그녀는 달빛이 지상에 내려온 화신이라는 둥, 전설적인 암살자인 소르조 자매 중 하나라는 둥 이상야릇한 소문까지 돌았다. 하라 소톤은 청혼을 위한 여행길에 뉴르가이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경계를 강화했지만, 결국 뉴르가이는 모자를 눌러쓰고 신분을 감춘 채 청혼 일행 속에 숨어드는데 성공했다. (왜 게세르는 하라 소톤의 여자를 빼앗지 못해 안달인건지..ㅠ.ㅠ) 험한 길을 걸어, 산넘고 물건너 목적지에 도착한 하라소톤은 뉴르가이가 몰래 자신을 따라 온 ..

[게세르 신화] 야르갈란과 결혼하는 뉴르가이(게세르)

사르갈 노욘의 동생인 하라 소톤은 두 번째 아내로 투루슈헤이 칸의 외동딸인 야르갈린을 점찍어뒀다. 하라 소톤은 그녀에게 청혼하기 위해 신부에게 건낼 선물을 짊어진 300명의 장정들과 함께 길을 떠났다. 그런데 하필 조카인 뉴르가이가 한사코 같이 가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하라 소톤은 뭔가 찜찜한 마음에 떼어놓고 가려고 해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하라 소톤은 뉴르가이까지 데리고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300명의 청혼 사절단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사막 한 가운데에 이르렀고 그 때 마침 해가 져버렸다. 일행은 하룻밤 사막 한 가운데서 묵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해가 진 사막은 일행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추웠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일행들에게 모닥불을 지필 땔감이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게세르 신화] 게세르의 그릇을 시험하는 사르갈 노욘

사르갈 노욘은 먼저 장남인 알탄 샤가이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자신은 소 등에 올라타고, 아들을 걸리면서... 길을 가던 두 사람의 눈에 키큰 나무들이 쭉쭉 뻗어있는 숲이 들어오자, 아버지는 큰 아들을 향해 물었다. "너는 저 나무들을 어디에 썼으면 좋겠느냐?" 아들은 나무를 베어 집을 짓고, 올타리를 쌓아 가축을 기를 수 있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아들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은채 사르갈 노욘은 황소의 걸음을 재촉했다. 이번엔 두 사람의 눈에 드넓은 초원이 들어왔다. "저 초원에서는 뭘 하면 좋을까?" 아들은 곡식을 심겠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새 한마리가 덤불에서 날아오르며 사르갈 노욘이 타고 있던 소를 놀래켰다. 노인은 맥없이 땅에 떨어져버렸고, 놀란 아들의 울부짖음에도 불구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