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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세르 신화] 동쪽과 서쪽 하늘 신들 간의 전쟁 1/3 - 세겐 세브덱의 회유

강인태 2022. 8. 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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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하늘의 수장 알란 아타이 울란은 자신의 계략(나란 고혼을 병들게 해서 서쪽 하늘 진영을 무너뜨리려고 한)이 실패로 돌아가자 또다른 방책을 찾는다.

동쪽에도 서쪽에도 속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고 있던 세겐 세브덱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

 

아타이 울란의 세 아들은 심복 두 명을 불러 세겐 스브덱이 살고 있는 사히다그 산으로 보냈다.

하지만 벨리그테(게세르의 전생)는 자신의 신통력을 통해 이 계책을 알아챘다.

그는 즉시 서쪽 하늘 진영이 용사 2명을 세겐 세브덱에게 파견하여 그를 서쪽 하늘 편으로 끌어들이게 했다.

 

양진영의 밀사들은 공교롭게도 동시에 세겐 세브덱에게 도착해서 자신들의 진영으로 올 것을 강변했지만, 세겐 세브덱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자신은 어느 진영에 속하고 싶지도 않고, 거처를 동쪽이든 서쪽이든 옮기고 싶지 않으니 그냥 돌아가라는 말만 반복했다.

하릴 없이 돌아가려던 양 진영의 밀사들 사이에는 사소한 시비가 일었고, 곧바로 생사를 건 치열한 싸움으로 치달아버렸다.

이것을 본 세겐 세브덱의 일갈...

 

"이런 바보들.

하늘의 신들끼리 싸우는 것은 영원한 푸른 하늘인 후에 문헤 텡그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싸우고 싶거든 실컷들 싸워보거라."

 

이 말을 들은 밀사들은 더 이상 싸울 이유를 잃어버리며 각자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양족 진영 모두가 바란 것이 아니었다. 아타이 울란의 세 아들들은  자신들이 직접 세겐 세브덱을 설득하겠다며 사히다그 산으로 향했고, 이것을 안 벨리그테 역시 뒤질세라 사히다그 산으로 출발했다.

 

또다시 동시에 도착한 양 진영의 수장들은 세겐 세브덱을 열심히 설득해보지만 그의 입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양 진영의 수장들은 어쩔 수 없이 돌아서야했지만, 그대로 돌아가기에는 자신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벨리그테는 나란 고혼의 일에 대한 복수를 해야만 했고, 아타이 울란의 아들들 역시 서쪽 하늘로 기울고 있는 기운을 자신들의 것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었다.

 

이에 벨리그테는 아타이 울란의 세 아들들에게 자신과 한 명씩 돌아가며 결투를 할 것을 제안하고, 울란의 세 아들들도 그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게세르로 현신할 벨리그테가 이 따위 전투를 어려워했을 리가 없었다.

 

큰 형인 사간 하사르는 벨리그테의 창에 간장을 찔렸고, 벨리그테는 그를 인간들이 살고 있는 지상으로 던져버렸다.

지상에 떨어진 사간 하사르는 마법사로 환생해 인간들을 지배하는 칸 사간 게렐이 되었다.

 

둘째인 샤라 하사르 역시 간장을 찔려버렸고, 역시나 지상으로 내던져져 형보다 더 지독한 지배자인 칸 샤라 게렐로 환생했다.

 

그리고 세째인 하라 하사르는 두 형들보다 오래 버티고 더 요란하게 싸우긴 했지만 역시나 패배한 뒤 지상으로 내던져졌다.

그는 두 형들보다 더 위대한 마법사이자 지배자인 칸 하라 게렐이 되었고, 형들보다 더 많은 인간들을 지배하게 되었다.

 

결국 평화롭고 평등하던 인간계에 3명의 잔혹한 지배자가 생겨난 것이었다.

지배자가 생겨났으나 전란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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