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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세르 신화] 어린 게세르의 말썽

강인태 2022. 9. 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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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인 센겔렌과 나란 고혼의 품을 떠나 사르갈 노욘에게 입양된 어린 게세르는 그 집의 세번째 아들로서 코흘리개라는 뜻인 뉴르가이로 불리게 되었다.

 

사르갈 노욘은 세 아들들에게 말 70 마리를 맡겨 먹이게 했다.

힘겹게 말들을 보살피던 세 아들들은 점점 지쳐갔는데, 막내인 뉴르가이가 형들에게 한 마리만 잡아 먹자고 제안을 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야단 맞을 것이 겁난 형들이 주저하자 뉴르가이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말을 잡아 가죽을 벗긴 후, 그 속에 풀을 채워 호통을 치면 벌떡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살코기를 먹으면 되는 것이고..."

 

동생의 말을 반신반의 하던 형들은 허기진 배가 꼬르륵 거리자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이 되어버렸다.

형들의 동의를 얻은 막내 뉴르가이는 가장 살이 통통하게 오른 말의 꼬리를 잡고 땅바닥에 패대기를 쳐버렸다.

그러자 그의 손에는 말가죽만 남고, 그 속의 살과 뼈가 고스란히 쏟아졌다.

형들에게 맛난 살코기를 양보하고 자신은 뻐다귀만 씹어먹은 뉴르가이는 말가죽 속에 풀을 채운 후 호통을 쳤다.

그러자 말가죽은 벌떡 일어나더니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남은 말들 틈으로 뛰어갔다.

이렇게 한 마리 한 마리 잡아 먹기를 반복하니 이제  70 마리 말은 모두 말가죽 속에 풀이 채워진 움직이는 박제가 되어버렸다.

 

어느날 아이들의 어머니가 이들을 보기 위해서 산으로 올라왔는데, 막내인 뉴르가이가 냇물을 벌컥 벌컥 들이키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한다.

 

"별 먹은 것도 없을 텐데 갈증이 나느냐?"

 

그러자 뉴르가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버렸다.

이 말에 어머니가 말들 가까이 다가가 살피니 아이의 말이 정말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어머니는 몽둥이를 들고 세 아들을 죽도록 패는데, 그 기세가 세 아들을 모두 죽일 듯 했다.

때마침 이들을 찾아온 사르갈 노욘이 겨우겨우 뜯어 말려 죽음을 면한 아들들...

 

철없는 아들들을 그냥 둬서 안되겠다고 판단한 사르갈 노욘은 세 아들들을 시험해 보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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