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신화/게세르 신화

[게세르 신화] 게세르(뉴르가이)의 두 번째 결혼 with 우르마이 고오혼

강인태 2022. 9. 15. 08:14
반응형

첫번째 신부감이었던 야르갈란을 조카인 뉴르가이에게 빼앗긴 하라 소톤.

그는 더 아름답다고 소문난 우르마이 고오혼에게 청혼하기 위해서 길을 떠났다.

 

우르마이 고오혼은 하얀 얼굴에 가녀린 몸매 덕분에 인근 모든 남정네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그런 사랑 덕분에 그녀는 달빛이 지상에 내려온 화신이라는 둥,

전설적인 암살자인 소르조 자매 중 하나라는 둥 이상야릇한 소문까지 돌았다.

하라 소톤은 청혼을 위한 여행길에 뉴르가이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경계를 강화했지만,

결국 뉴르가이는 모자를 눌러쓰고 신분을 감춘 채 청혼 일행 속에 숨어드는데 성공했다.

(왜 게세르는 하라 소톤의 여자를 빼앗지 못해 안달인건지..ㅠ.ㅠ)

 

험한 길을 걸어, 산넘고 물건너 목적지에 도착한 하라소톤은 뉴르가이가 몰래 자신을 따라 온 것을 눈치챘다.

하라 소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급기야 조카인 뉴르가이를 죽여버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전설적인 암살자로 소문난 소르조 자매에게 뉴르가이를 죽여달라는 청부를 했다.

 

소르조 세 자매는 말벌만큼이나 큰 모기로 변신하여 뉴르가이의 침소로 숨어들었다.

거대한 모기로 변신한 세 자매가 뉴르가이의 피를 빨아먹기 위해 달려드는 순간,

아뿔싸 그녀들의 날개와 발이 꼼짝달싹을 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뉴르가이가 잠들기 전에 쳐 놓은 말총 그물에 걸려버린 것이었다.

뉴르가이는 세 마리 거대한 모기를 손에 쥐고 마구 두들겨 팬 후,

우르마이 고오혼의 아버지인 울라나이 칸의 처소로 향했다.

 

울라나이의 처소 앞에서 모기를 때리자 모기들은 사람 소리를 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깬 울라나이 칸은 황급히 처소 밖으로 뛰어나왔다.

 

"제발 그 모기들을 놓아주시게...

그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겠나?

하라 소톤의 꾀임에 넘어간 것 뿐이네..."

 

모기들을 놓아주라는 황당한 요구에 뉴르가이가 으름장을 놓았다.

 

"사람의 피를 빨아먹으려는 이 흉악한 모기를 놓아주라니... 그런 말씀 마십시요."

 

다급해진 울라나이 칸이 애원했다.

 

"내가 가진 저 구름 떼처럼 많은 가축과 말들의 절반을 그대에게 줄 터이니,

제발 그 모기들을 놓아주시게.

원하는 건 뭐든 들어주겠네."

 

사실 전설적인 암살자 소르조 세 자매는 울라나이 칸의 딸들, 즉 우르마이 고오혼의 언니들이었다.

아버지의 애원에 뉴르가이가 대답했다.

 

"그럼 절반밖에 안되지만 가축과 말들을 받도록 하지요.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따님인 우르마이 고오혼을 제게 시집 보내주셔야 합니다."

 

협상은 곧바로 타결되었다.

 

사흘 밤낮에 걸친 결혼 잔치를 마친 뉴르가이는 천하절색인 우르마이 고오혼을 두 번째 아내로 맞이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뉴르가이를 향한 하라 소톤의 증오가 더 커진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