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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바리뉴도(加牟波理入道) - 일본의 변소 요괴

우리 나라에도 변소 귀신이나 측간 귀신, 구석 할미 같은 것이 자주 등장하는데, 일본에도 예외 없이 변소에 출몰하는 요괴가 있습니다. 이름은 간바리뉴도加牟波理入道. 별다른 해를 끼치진 않지만 섣달 그믐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자면 창문 너머로 슬그머니 쳐다본다고 하네요. 그것도 새를 한마리씩 토해내며. 상상만 해도 상당히 기분이 나쁠 것 같은데, "간바리뉴도 호토토기스" 라고 외치면 더 이상 쳐다보지 않는다고 하네요. 호토토기스는 일본어로 두견새라고 하는데, 두견새를 뱉고 있어서 더 이상 쳐다보지 못하는 걸까요? 한편 다른 이야기에서는 한손으로는 대변을, 한손으로는 소변을 받아내며 화장실에서 살고 있는 요괴라고- 간바리뉴도는 부끄럼이 많기 때문에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헛기침을 하거나, 문을 두드리고..

인도의 정령 간다르바(Gandharva)

간다르바는 인도의 정령인데, 종교에 따라 그 생김새나 역할이 다르다. 힌두교에서는 뛰어난 음악가로 신들의 연회를 지키는데, 음악을 연주하는 역할에 더해 신들의 술인 소마(Soma)를 지키는 책임을 지고 있다. 간다르바는 때로는 특정한 정령을 가리키기도 하고, 종족을 가리키는 일반명사로 쓰이기도 하는데- 특정한 정령을 가리킬 때는 물의 요정인 압사라(Apsaras)의 남편으로, 종족을 가리킬 때는 이 종족의 남성을 일컫고, 여성의 경우 간다르비(gandharvis)라고 불린다. 이 경우 간다르바는 음악을, 간다르비는 춤을 담당하게 되는데, 압사라 역시 마찬가지여서 뛰어난 무용수라고- 외모 역시 그냥 부드러운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는데- 반인반수로 그려질 때는 말..

골생충 - 뼛속에 사는 벌레

골생충은 뼛속에 사는 벌레라는데, 당연하겠지만 이 녀석이 생기면 엄청난 고통이 찾아온다고 하네요. 생명력도 끈질겨서 펄펄 끓는 물 속이나, 심지어 기름 속에서도 잘 안 죽는다고 합니다. 엄지속가락만 하다는데, 아무래도 크기가 있다보니 정강이나 허벅지 등 굵은 뼈에 주로 생긴다고- 어우야담에는 조선의 두 왕(예종과 성종)의 장인이자 권력가였던 한명회가 이 골생충으로 고통을 겪었다고 전해진다. 정강이 뼈가 너무 아픈 바람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결심했다. "이러고 사는 것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럴 바엔 정강이 뼈를 잘라 골생충을 죽여버리고, 나도 그 탓에 죽으면 할 수 없는 일." 한명회는 돌계단 위에 다리를 놓고 하인에게 큰 돌로 내리찍으라 명했다. 추상 같은 명령에 머뭇거리던 하인도 어쩔 수 없..

[일본 요괴] 가미오니(髮鬼) - 자신을 공격하는 머리카락

메두사처럼 머리카락이 살이 움직이지만, 정작 공격하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머리카락의 주인! 가미오니는 어느날 갑자기 멋대로 자라나 마구 움직이면서 주인을 공격하는 머리카락 요괴를 가리킵니다. 공포 만화의 대명사처럼 되어머린 이토준치의 만화에도 비슷한 컨셉의 소재가 등장하죠. 하수구에 버려진 머리카락이 자신을 버린 인간을 증오하는 원념과 사념으로 뭉치고 뭉쳐서는 서서히 살아 움직이더니, 결국 머리카락의 주인을 찾아가 공격하는 끔찍한 공포!

[한국 요괴] 거구괴 - 신숙주가 가르침을 청한 청의동자의 탈 것

과거를 보러가던 신숙주는 길에서 한 괴물을 만났다. 입을 크게 벌린 괴물의 윗입술은 하늘에 닿을 것 같았고, 아랫입술은 땅에 붙어 있었다. 입이 어찌나 큰지 사람이 몇 명 들어가도 남을 크기. 같이 길을 가던 친구는 부리나케 도망가버렸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신숙주는 괴물의 입속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그러자 놀랍게도 괴물의 입 속에는 푸른옷(청의)을 입은 동자가 앉아있었다. "어서 오십시요. 이 녀석은 거구괴라고 합니다. 제가 타고다니는 것이지요. 아무리 먼 곳이라도 한 걸음에 날아간답니다." 신숙주를 불러들인 동자는 이런 저런 가르침과 앞일에 대해서 일러주었고, 신숙주는 이 동자의 말을 깊이 새겨 평생 따랐는데, 동자의 말에 따른 일은 그릇됨이 없이 술술 잘 풀렸다고-

[한국 요괴] 강길 - 불을 몰고 오는 요괴

강길은 화룡처럼 불을 휘감은 요괴로 말의 꼬리처럼 생겼다고 한다.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고 허공에 불길이 휘날리는 모습. 크기는 2길이라고 하니 3~4미터 정도. 온몸을 휘감은 불길 탓에 화재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뜨거운 바람을 거세게 내뿜어 사람을 날려버린다고- 특히나 비바람이 몰아칠 때 바람을 타고 온다고 하니, 비가 흩날리는 때도 산불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강길이 심술을 부리고 있는 것일지도- 강길이 지나가면 톱질 소리가 들린다고 하고, 불기운으로 인해 곡식을 태우고 초가산간을 태워버릴 수 있으니 썩 반가운 존재는 아닌듯- 효종 7년 함경도 지방에 출몰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한국 요괴 도감이란 책을 참조한 내용입니다. https://millie.page.link/Jy2Qy

갑산괴 - 일식날 재앙을 불러오는 조선 요괴

왼손에는 활, 오른손에는 불을 쥐고 있는 갑산괴는 일식날 갑산에 등장한 괴물이라 갑산괴라고 불리게 된 듯. 여하튼 선조 16년 이 갑산괴가 함경남도에 있는 갑산에 일식날 등장했는데, 눈이 커다랗고 이빨을 톱니처럼 날카로웠으며, 머리는 산발을 하고 있었다. (사실 이런 모습이라면 덩치 큰 남자가 적당히 분장만 해도 될 것 같기도 ㅠ.ㅠ) 이런 무서운 형상을 한 놈이 양 손에 활과 불을 쥐고 있으니, 출동한 군사들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그저 멀리서 북을 치고 활을 쏘며 물러가기만 빌었다고- 이 소식을 들은 한 선비는 10년 안에 나라에 어지러운 일이 생길 징조이며, 그 나쁜 기운은 남쪽에서 올것이라고 예언했는데, 결국 9년 뒤 임진왜란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한국 요괴 도감이란 책을 참조한 내용입니다. http..

가루다(Garuda) - 반인반조의 신

가루다는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반은 인간, 반은 새의 모양을 한 신이다. 특이하게도 그리는 사람이나,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라 얼굴이 새일 때도 있고, 몸통이 새일 때도 있다. 가루다는 비나타의 아들인데, 알을 나은 비나타가 무려 1000년을 기다린 끝에 부화했다. 비나타는 카드루라는 언니가 있었는데, 둘 다 카샤파와 결혼을 했다. 가샤파는 두 아내에게 축복을 내리며 소원을 말하라고 했는데, "천 마리의 강력한 뱀을 자식으로 두고 싶어요." 라고 카드루가 말하자, "난 그렇게 많은 자식을 원하진 않아요. 딱 2명이면 됩니다. 하지만 그 둘이 언니의 그 천 마리 자식들보다 더 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카드루는 천 개의 알을 낳아 천 마리의 뱀을 얻었는데, 비나타가 낳은 두 알은 도통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가네샤(Ganesha) - 인도 신화 속 코끼리 얼굴의 괴물

자비의 여신 파르바티는 파괴의 신으로 잘 알려진 시바의 아내였는데, 자신이 목욕을 할 때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불쑥 나타나는 남편 탓에 경기가 들릴 지경이었다. 자신의 거처를 지키는 경비병들에게 단단히 일러두어도 무용지물. 폭군인 남편의 명을 거스를 경비병은 아무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파르바티는 머릿속 비듬을 하나 긁어내서 자식을 하나 만들어 내고는 가네샤라고 불렀다. 문지기의 역할을 더욱 잘 하게 하기 위해 팔 2개를 더해주고, 허리에는 사나운 뱀을 둘러주었다. 파르바티는 목욕을 하면서 가네샤에게 문앞을 단단히 지키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바가 나타났다. "비키거라." 여느때 같으면 냉큼 비켰을 문지기는 말없이 철퇴를 휘두르며 시바를 막아섰다. 가네샤가 물러날 기색이 전혀 없자 시바는 그대로 공격..

가게온나(影女)

장지문이나 창밖으로 여자 모습의 실루엣이 지나갈 때가 있는데, 이게 바로 가게온나가 나타난 거라고 하는군요. 사람에게 큰 해를 끼치진 않고, "어? 밖에 사람이 다닐 리 없는데 뭐지?" 하는 소름 돋는 느낌 정도만- 걷기도 하고, 스르륵 날아가기도 하고, 마루에서 솟거나, 하늘에서 내려오기도- 그냥 두면 창을 넘어 안으로 들어오진 않는다네요. 문종이를 바른 문이 사라지면서 가게온나도 사라져가고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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