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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8

[게세르 신화] 우르마이 고오혼을 구출하는 게세르

샤라블린 칸에게 잡혀간 아내, 우르마이 고오혼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게세르는 샤라블린 지역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가 하탄으로 돌아왔다는 소문은 이미 샤라블린 지역에까지 퍼진 터라, 칸들은 샤라블린으로 들오오는 길목마다 군사들을 매복시키고, 계곡마다 거대한 코끼리를 배치했다. 일주일 동안 말을 달려 샤라블린 지역에 도착한 게세르를 맞이한 것은 거대한 벽처럼 서있는 산이었다. 산의 토굴에는 병사들이 우글거렸고, 길목에는 나무를 쌓은 제단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냥 지나가려다가는 통닭 신세가 되기 딱 좋은 상황. 게세르는 말에서 내려 말을 부싯돌로 변신시켜 주머니에 넣고, 자신은 늙고 지친 순례자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비틀거리며 지팡이를 짚고 가는 노인의 모습에 샤라블린의 군사들은 눈길조차 오래 주질 않았다...

[게세르 신화] 아바이 게세르의 회복

사르갈 노욘의 죽음을 통해 지상의 상황을 파악한 만잔 구르메는 하늘에 있는 게세르의 누나들 셋을 불러 상황을 해결해줄 것을 부탁했다. 지상으로 내려온 게세르의 누나들은 꾀꼬리로 변해 그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에 이끌려 하염없이 걸어가던 게세르는 결국 만가트하이의 땅을 벗어나면서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첫째 누나가 왼손으로 그의 오른 뺨을 후려치자, 게세르가 가축을 돌보면서 먹었던 음식들이 튀어나왔다. 둘째 누나가 오른손으로 왼쪽 뺨을 후려치자, 야르갈란이 먹게 했던 술인 아르히가 튀어나왔다. 세째 누나가 그의 심장을 누르자 게세르의 몸에 남아 있던 모든 나쁜 기운들이 빠져나왔다. 그제야 멍청한 모습이었던 게세르는 이제야 본연의 늠름한 전사의 모습을 되찾고 건강해졌다. 누나들은 게세..

[게세르 신화] 사르갈 노욘의 최후

샤라블린의 군사들이 하늘 용사들을 모두 무찌르고 나자, 하라 소톤은 칸들 앞으로 나가 고했다. "아직 기뻐할 때가 아닙니다. 이 틈에 사르갈 노욘을 찾아내어 죽여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르갈 노욘이 생명수를 이용해 하늘 용사들을 모두 되살려내어 공격해올 것입니다. 그가 방심하고 쉬고 있을 때 공격해야만 합니다. 사르갈 노욘은 아마도 비밀의 호수에서 쉬고 있을 것입니다." 칸들의 명을 받은 마니야라이 사간의 동생은 비밀의 호수로 조용히 잠입해서, 세상 모르고 쉬고 있는 사르갈 노욘에게 화살을 날린 뒤, 그대로 마법의 창으로 마구 찔렀고, 노장이었던 사르갈 노욘은 이렇게 허망하게 동생의 간계에 빠져 최후를 맞게 되었다. 샤라블린의 군사들은 자신들을 수없이 죽인 사르갈 노욘의 시신을 모욕했고, 급기야 그..

[게세르 신화] 아내 야르갈란을 구출한 게세르

거대한 까치와 까마귀, 그리고 늑대들을 마구 무찌르며 전진한 게세르는 드디어 아바르가 세겐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적의 강력함을 익히 알고 있던 게세르는 기세 좋게 돌진하기 보다는 책략을 쓰기로 마음 먹는데... 게세르는 우선 주문을 외워 자신의 애마를 부싯돌로 만들어 주머니에 넣은 후, 붉은색 돌을 꺼내 입 안에 넣고 잘근잘근 씹은 후 하늘을 향해 뱉았다. 그러자 붉은색 돌가루는 하나하나 불을 뿜으며 타올랐고, 순식간에 지상은 가마솥처럼 뜨거워졌다. 그야말로 난데없는 폭염이 시작된 것. 게세르는 다시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몸을 둘로 나눈 뒨, 발가벗은 어린 소년으로 변신했다. 두 명의 어린 게세르 분신이 어설프게 활을 쏘며 놀고 있노라니, 더위에 못이긴 아바르가 세겐은 집에서 빠져나와 바닷물에 풍덩 뛰어..

[게세르 신화] 알마 메르겐 - 게세르의 세번째 아내

게세르는 서른 세명의 용사들과 함께 첫번째 사냥에 나섰지만, 그가 찾는 산과 들, 그 어디에도 쥐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출정한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사냥감을 발견하지 못하지 게세르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분명 누군가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러던 순간 덤불 속에서 사슴이 한 마리 튀어나왔다. 게세르는 지체없이 사슴을 쫓기 시작했고, 쫓기던 사슴은 순식간에 지치면서 도망치던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자신을 따르는 서른 세명의 용사들에게 면을 세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게세르는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한 사람이 게세르와 사슴 사이에 나타나더니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활을 들어 사슴을 쏘아버렸다. 사슴은 그대로 꼬꾸..

[켈트 신화] 마나위단 이야기 2/2

잉글랜드로 건너온 마나위단은 엉뚱하게도 구두를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키그파는 마나위단의 신분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염려하지만, 마나위단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두 만드는 일만의 자신의 천직이라며 고집. 결국 키그파도 마나위단에게서 바느질을 배워서 둘이서 함께 구두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그들이 만든 구두는 금세 인기를 끌었고, 다른 구두장이들의 생계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구두장이들은 그들이 일을 그만두지 않으면 당장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이 협박에 마나위단과 키그파는 다시 디페드로 돌아오게 된다. 디페드로 돌아온 마나위단은 구두를 팔아 번 돈으로 세 개의 밭을 사서 밀을 심었다. 농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잘 여문 밀을 수확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첫번째 밭을 수확하기로 한날 아침 밭에 도착한 마나위..

우리에게 신화가 필요한 이유

미솔로지카에서 인용한 카를 융의 말에 따르자면 "신화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하기 때문에,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문명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한다. 통제할 수 없는 어떤 힘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간은 천성적으로 신화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적 자아를 '신화'라는 단어에 의해 규정지어지는 틀 속에서 구현해내려고 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사람은 현실에 대한 직시보다는 자신이 '꿈'을 꿀 수 있을 때, 오히려 더 살아있음을 느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인류 전체가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어하며 꿈을 꿀 것이고, 그러는 한은 끊임없이 새로운 신화들을 창조해낼 것이다. 이젠 보다 포괄적인 '판타지..

판의 미로의 '판'에 대해서

'판의 미로' 꽤 오래되긴 했지만, 보고 나서도 한참 동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는데, 그 소녀가 이리저리 해매며 왔다 갔다 하던 그 미로의 지배자인 판에 대해 좀 더 이해하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다. 오늘에야 우연히 '판'이란 신에 대한 몇줄을 접하게 됐고, "아 이런 존재였구나. 이걸 알았으면 조금 더 영화에서 풍기는 여러가지 메시지들을 좀 더 다양하고 깊게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 중의 한 명인 '판'은 어원 상으로는 '모든 것'이란 뜻이란다. 이름처럼 모든 것을 가지고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는 그런 존재는 아니었고, 가축과 양봉을 곁에서 돕는 소박한 삶을 즐긴 신이었다. 무엇이든 알고, 모든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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