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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신화] 마나위단 이야기 2/2

강인태 2022. 5. 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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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로 건너온 마나위단은 엉뚱하게도 구두를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키그파는 마나위단의 신분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염려하지만,

마나위단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두 만드는 일만의 자신의 천직이라며 고집.

결국 키그파도 마나위단에게서 바느질을 배워서 둘이서 함께 구두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그들이 만든 구두는 금세 인기를 끌었고, 다른 구두장이들의 생계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구두장이들은 그들이 일을 그만두지 않으면 당장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이 협박에 마나위단과 키그파는 다시 디페드로 돌아오게 된다.

 

가죽 공예에 심취한 마나위단

 

디페드로 돌아온 마나위단은 구두를 팔아 번 돈으로 세 개의 밭을 사서 밀을 심었다.

농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잘 여문 밀을 수확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첫번째 밭을 수확하기로 한날 아침 밭에 도착한 마나위단은 어이를 상실했는데,

첫번째 밭의 밀이 몽땅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따.

 

실망한 마나위단은 다음날 두 번째 밭을 수확하기로 하고 키그파를 달래며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날 두 번째 밭에 나온 마나위단을 기다리는 것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텅 비어버린 들판이었다.

마나위단은 그 다음날 세 번째 밭을 수확하기로 마음먹고, 이 날은 밤 새워 밭을 지키기로 한다.

 

이윽고 한밤중이 되자 세 번째 밭에 수많은 쥐들이 나타나더니 밀알을 날라가기 시작했다.

마나위단은 이 쥐들을 잡으려고 했지만 어찌나 재빠른지 도통 잡을 수가 없었다.

겨우겨우 새끼를 밴 탓에 잘 움직이지 못하는 쥐 한 마리만를 잡는데 성공했지만 곡식은 이미 몽땅 사라져버린 뒤였다.

 

쥐를 붙잡는 마나위단

잡은 쥐를 장갑에 넣어 가둔 마나위단은 다음날 이 녀석을 목졸라 죽이겠다고 선언하자 키그파가 한마디 한다.

 

"뭘 쩨쩨하게 쥐를 목졸라 죽이시오?

체면을 생각해서 그냥 놔주지 그러오."

 

하지만 고집이 쎈 마나위단이 말을 순순히 들을 리가 없었다.

 

다음날 언덕 위의 잘 보이는 곳의 나무에 쥐를 매단 마나위단이 그걸 죽이려는 순간 남루한 차림의 늙은 학자가 나타났다.

 

"도대체 무슨 일이요?"

 

마나위단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학자는 예상못한 제안을 한다.

 

"내 1파운드를 줄 테니 쥐를 놓아주면 안되겠소?"

 

하지만 겨우 1파운드에 마음을 바꿀 마나위단이 아니었다.

다시 마나위단이 쥐를 막 주이려고 하던 찰나 이번엔 한 승려가 나타났다.

이번엔 쥐를 놓아주면 3파운드를 주겠다고 제안.

 

하지만 마나위단의 마음을 바꾸기엔 3파운드도 모자랐다.

 

3번째 쥐를 죽이려고 하자 이번엔 주교가 나타났다.

 

"그는 쥐를 놓아주면 7파운드를 주겠소."

 

"싫소, 저 사람들도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거절했소."

 

"그럼 10파운드, 아니 24파운드를 드리리다."

 

"싫소, 돈 때문에 죽이려는게 아니외다."

 

마나위단은 이렇게 큰 돈을 주겠다는 주교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이 주교가 그간 그가 겪은 모든 불행의 배후라는 것을 알아챘다.

 

"프리데리와 리안논을 자유롭게 해주고, 디페드에 걸린 마법을 풀어주시오.

그리고 도대체 지금까자 왜 그런 건지 설명도 해주시고.

그러면 내 이 쥐를 놓아주리다."

 

    

쥐를 살려달라 간청하는 주교

 

주교는 그제야 자초지종을 설명했는데-

 

"그 쥐는 사실 내 아내요. 

더구나 내 아이들을 배고 있소이다.

그리고 내 이름은 르위드라고 하는데, 과울의 절친한 친구요.

그 왜 예전에 프리데리의 아버지 프윌이 자루에 가두어 괴롭혔던 그 리안논의 약혼자말이요.

과울과의 우정에 보답하려고 내 나름 복수를 한 것이었소.

미안하게 됐소이다.

내 다시는 디페드에게 마법을 걸지 않겠소.

당연히 리안논과 프레데리도 풀어주고."

 

서로가 잡은 인질들을 풀어주며 마나위단의 모험담은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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