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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신화/그리스 로마 신화 148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의 다른 여신들과는 달리, 남자를 멀리하며 님프들과 주로 지낸다. (이런 여신에게 순산을 기원한다는게 어찌보면 모순이기도-) 어느 날 아르테미스가 사냥을 끝내고, 땀에 젖은 몸을 씻기 위해 님프들과 함께 가르가피에의 연못으로 들어갔을 때, 테베의 왕자인 악타이온(뛰어난 활솜씨로 최고의 사냥꾼이었으며, 헤라클래스와 같이 모험을 떠나기도 함)이 길을 잃고 헤매다 이 연못으로 들어서게 된다. 남자를 멀리하고 싫어하던 아르테미스가 알몸을 남자의 눈에 보이게 됐으니 이걸 용서할 리 없다. 아르테미스는 목욕을 위해 활을 옷과 함께 벗어둔 상태라 즉시 집어들 수가 없었고, 몸을 일으켜 활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자니 자신의 누드가 더 심하게 노출될 것 같아 그럴 수도 없었다. 악타이온의 입장에서는..

아테나와 아라크네

아테나는 인간에게 꽤 친절한 모습으로 여러 이야기에 등장하지만, 역시 신은 신.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인간에 대해서는 아주 치졸하게 보일만큼 반감을 표시한다. 아테나에게서 방적 기술을 배운 아라크네는 이제 자신이 아테나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다. 열받은 아테나는 노파로 변신해 아라크네를 찾아가 말을 걸어보는데, "누구에게 배워서 그렇게 기술이 좋은가?" "내 방적 기술은 누구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익힌 것입니다. 사람이건 신이건 당할 자가 없지요." 이런 시건방진 대답이 돌아오자 아테나는 천을 짜는 대결을 제안하는데, 아라크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둘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 대결에서 아테나는 자신과 포세이돈이 도시의 수호신 자리를 두고 경쟁을 ..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아프로디테는 제우스 못지 않은 난봉꾼이다. 하지만 좀 다른 것이 있다면 아프로디테는 이 남자, 저 남자와 사랑을 나누긴 하지만, 자기가 사랑한 사람을 어떻게 든 책임을 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뭐 물론 신과 사랑을 나눈 인간이 불행한 운명에 처하는 것까지는 어떻게 잘 안되긴 한 듯 하지만... 아랍의 공주 미르라에게서 태어난 아도니스 역시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듬뿍 받았는데, 아도니스는 태어나는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자유로운 성생활을 추구하는 듯한 그리스 신화의 세계에서도 근친상간은 엄하게 금지되어 있었는데(신들 사이에서는 수없이 등장하지만, 적어도 인간계에 대해서는 금지되어 있었다.), 미르라는 아버지인 키니라스(혹은 테이아스) 왕을 사랑하게 된다. 어머니 켕크레이스가 9일 동안 펼쳐지는 데메테르의 ..

아프로디테와 앙키세스

아프로디테의 주무기는 황금벨트였다. (어쩌면 원더우먼의 진실의 올가미가 여기서 영감을 얻었을지도) 황금벨트를 이용하면 이 세상 어떤 남자도 욕망에 눈이 멀게 할 수 있었고, 아프로디테는 이 벨트를 자신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신들이나 님프에게도 빌려줌으로써, 수많은 갈등을 야기시키게 된다.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의 복수를 해준답시고 아프로디테를 욕정에 눈멀게 해서 트로이의 왕인 앙키세스와 동침하게 한다. (이걸 벌, 혹은 복수라고 해야하는 건지.. 앙키세스가 특별히 추하다거나 무슨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여튼 아프로디테는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앙키세스에게 이 사실을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게 만든다. (제우스의 복수가 아니라, 아프로디테가 앙키세스에게 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녀..

에로스와 프시케 2/2

비겁한 에로스에게 버림받은 프시케는 아프로디테가 두려워 강물에 뛰어들었지만, 강의 신 역시 미인을 그냥 죽게 내버려두질 않았다. 프시케는 헤라와 데메테르에게 기도하지만, 두 여신 역시 아프로디테와의 관계가 나빠질까봐 모른 척- 결국 아프로디테는 프시케를 찾아내고 급기야 채찍질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는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콩쥐 엄마와 신데레라 엄마처럼 달성할 수 없는 숙제를 준다. 첫번째 과제는 온갖 곡식 알갱이를 뒤섞어 놓고, 해가 지기전에 다 분류해 놓으라고 억지. 하다 하다 다 못할 것 같은 마음에 울고 있는 프시케를 개미들이 도와주기 시작하고,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분류를 완수한 덕분에 아프로디테의 채찍질을 면할 수 있었다. 아프로디테는 대견해하기는 커녕, 화를 내며 두번째 과제인 황금양의 털..

에로스와 프시케 - 1/2

프시케의 이야기는 잘 나가던, 혹은 잘 태어난 주인공이 어느날 역경에 처하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결국은 자신의 본분을 되찾게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는 전형적인 서사구조를 갖고 있다. 프시케는 자만에 가득 찬 부모 때문에 곤란함에 처하게 되는데, 이유인 즉슨 그녀의 부모가 딸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나머지, 자기 딸이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보다도 아릅답다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사람들은 심지어 아프로디테 신전을 버리고, 프시케를 미의 상징으로 숭배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속좁은 그리스 신이 이런 상황을 참을 리 없다. 아프로디테는 아들인 에로스(큐피드)에게 프시케에서 화살을 쏘아서, 거지같은 남자를 사랑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어떤 남자인들 미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에로스는 프..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의 사랑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로는 드물게 지고지순한 서로의 사랑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제우스가 번개로 아스클레피우스를 죽이자, 아폴론은 제우스에게 번개를 만들어준 키클롭스를 복수로 죽이고, 이에 대한 복수로 제우스는 아폴론에게 일년 동안 인간계에 가서 인간의 왕의 밑에서 일하도록 명령했다. 아폴론은 마지못해 테살리아의 왕 아드메토스를 위해 목동으로 일하게 되었다. 예상박에도 아폴론은 아드메토스가 쏙 맘에 들어서, 집나간 소를 찾아주는 등 물심양면 그를 도와준다. 아드메토스는 펠리아스의 딸 알케스티스에게 반해 구혼하지만, 펠리아스는 사자와 멧돼지가 끄는 전차를 몰 수 있는 남자에게만 딸을 시집보내겠다고 한다. 하지만 아드메토스의 뒤에는 아폴론이 있었으니, 사자와 멧돼지 길들이는 건 별 것도 ..

아폴론의 연인 코로니스와 그의 아들 아스클레피우스

라피스의 왕인 플레가이어스(Phlegyas)의 딸, 코로니스는 아폴론의 연인이었지만, 가끔씩 자신을 찾는 아폴론만으로는 외로운 밤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테살리아를 자기 침실에 들이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주의에 주의를 거듭했지만, 날아다니는 새에게는 미쳐 신경을 쓰질 못해 결국 흰 까마귀에게 들키게 된다. 이 까마귀는 냉큼 아폴론에게 날아가 이 사실을 고자질해버렸으니 이제 끔찍한 불행만이 그들을 기다리게 된 셈. 자신은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이 여자 저 여자를 찝쩍거리던 아폴론이었지만,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갖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내로남불의 시초는 그리스 신들이 아닐까 싶군요. ㅠ.ㅠ) 분노로 이성을 잃은 아폴론은 코로니스에게 화살을 날리..

그리스 신화의 신들에게 기도할 수 있는 내용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에 대한 부탁할 수 있는 것들이 미솔로지카에 정리되어 있군요. 그대로 옮겨봅니다. 아폴론: 모든 안 좋은 상태의 완화, 질서, 미래에 대한 예언 아레스: 전쟁 개시, 공격적인 충동 본능의 충족(이건 어떻게 들어주는 걸까요?) 디오니소스: 사회적 기대로부터의 자유 (이건 정말 좋은 것 같지만, 막상 기대가 사라진 허전함의 크기도 굉장할 듯 합니다.), 신과의 황홀한 결합 (역시 술의 신 답죠?) 에로스: 상대방의 사랑 (이건 평생에 한번쯤은 모든 사람이 해볼만한 부탁이죠.) 하데스: 적의 죽음 (인형으로 누군가를 저주할 때는 하데스를 연신 불러댔을 듯.) 헤파이스토스: 발명, 무언가의 무사한 완성 (배나 아파트 기공식에서 불러면 좋을 듯.) 헤르메스: 상인으로서의 번영 포세이돈: 안..

아폴론과 파이톤 - 어리석음의 댓가

파이톤(Phaethon)은 아폴론(혹은 헬리오스)과 클리메네가 낳은 아들이지만, (태양신이 누가냐에 따라 파이톤이 아폴론의 아들이라는 이야기와 헬리오스의 아들이란 버전도 있습니다. 헬리오스가 파이톤의 사건 이후에 태양에 대한 관리 권한을 박탈 당하고, 아폴론에게 넘겼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어쨌든 다들 신화이니- 뭐가 맞고 틀렸다고 하긴 어렵겠죠.^^) 아폴론이 클리메네를 버린 뒤에 태어났기 때문에 아무도 그가 아폴론의 자식임을 믿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웃기까지 했다. 이에 속상한 파이톤은 아폴론의 궁전으로 찾아가고, 자기가 아들임을 입증할 수 있는 요구를 들어달라고 하게 되는데, 지은 죄가 있는 아폴론은 어떤 요구라도 들어주겠다고 약속해버린다. 파이톤은 아폴론이 끌고 다니는 태양의 전차를 몰아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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