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그냥 사는 이야기/세컨 하우스 이야기 29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8. 기초 공사

인허가가 떨어지고 3일 뒤인 4월 5일, 드디어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기다림은 언제나 길게 느껴지는 법이라 굴착기가 땅을 파기 시작할 때는 살짝 감개무량하기까지 하더군요. ​ 제일 중요한 건 땅 위에 건물이 서는 자리를 잡는 거겠죠. 설계도에 그려져 있긴 하지만 실제 땅을 팔 때는 동서남북 500mm까지 위치 조정이 가능하다고 해서 저는 조금 더 서쪽으로 밀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법적인 주차장 폭이 확보되서... 자칫하면 마당 아랫쪽에 선을 그어서 주차장 자리를 만들어야 할 뻔...ㅠ.ㅠ ​ 버림 타설을 하고 나면 철근 배근이 들어갑니다. 하루 종일 자르고 꼬았던 철근들이 땅 속으로... ​ ​그리고 기단부 단열... 두꺼운 EPS(스티로폼을 기초 밑에 깔아줍니다. EPS 밑에는 라돈 방지 필름까지....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6. 내장재(인테리어) 선택

외벽은 세라믹 사이딩으로, 지붕은 같은 계열의 세라믹 기와로 결정하고 나니 이제 인테리어 자제들을 선택해야하는 엄청난 산이 또 나타나더군요. ​ 내장제 선택은 바닥, 벽, 조명, 도기, 타일, 창호, 현관문, 방문 등등- 외장제에 비해 건물의 건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선택해야할 사항이 너무 많아 정말 골치 아프고 시간도 많이 걸리더군요. ​ 그래서 몇가지는 시공사의 기본 옵션에 맡겨버렸습니다. 창호와 현관문. ​ 사실 창호는 단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선택 사항이지만, 일정 수준의 예산 범위 안에서 특정 시공사와 진행하려면 막상 선택지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 일단 창이 열리는 방향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미국식보다는 독일식 시스템 창호를 선택하는 편이고, 독일식..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5. 외장재 선택 2부 - 지붕재

집의 외벽을 세라믹 사이딩으로 정하고 나니, 이번엔 지붕재를 선택하라네요. 지붕은 여름의 뜨거운 해가 보내는 열기도 막아줘야하고, 내리는 비가 집안으로 스며들지 못하게 막아내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중고등학교를 보냈던 집이 지붕이 새는 바람에 엄청 고색했던 기억이 있는 터라 더더욱 신경이 쓰였습니다. 지금은 기술이 좋아져서 그런 일이 있어도 쉽게 고친다는데, 그 당시에는 정말 열번도 넘게 선수들이 등장했지만 새는 곳을 찾지 못했거든요. ​ 그래서 선택지가 뭐가 있나 봤더니 뭐가 그렇게 많은지...ㅠ.ㅠ ​ 우선 가장 많이 하는 건 아스팔트 슁글입니다. 예전엔 일방 슁글도 많이 사용했다는데, 최근에는 거의 이중슁글. 내구성이라든가 기능성은 둘 다 거의 비슷한 것 같고, 이중슁글이 좀 더 입체적으로 보입니..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5. 외장재 선택 1부 - 외벽 마감

평면과 입면 설계만 하면 집이 짜라락 지어질 줄 알았는데, 이건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우선 외장재, 그러니까 집의 바깥을 둘러 싸는 방법과 재료에 대한 선택이 필요했죠. 그런데 이게 정말... 너무나도 많은 선택지가 있더군요. 우선 집의 외벽을 어떻게 마감할 지 선택해야합니다. 외벽의 역할은 철콘이나 목재, 판넬 등으로 만든 골조를 보호하는 역할과 집을 예쁘게 화장하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하는 거니 아주 중요하죠. 철근콘크리트든, 목재든 그걸 그대로 두면 철콘은 삭아내리고, 목재는 썩어나갈테니... 외장을 안하면 오히려 판넬이 오래갈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그야말로 콘테이너 주택이라는 다른 장르의 집이 있으니까요. 여튼 외벽 마감재는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누어집니다. 첫번째는 칠. 그야말로 외벽을..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4. 설계와 시공사 선정

집을 짓기로 결정하니 당장 설계라는 엄청난 숙제를 떠안게 됐죠. "설계는 설계하는 사람이 해주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사실 내가 살고 싶은 집은 나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고객과의 인터뷰와 꼼꼼한 의사소통을 통해 제대로 설계를 해주는 경우에는 당연하게도 설계비가 훅 올라가죠. 자칫하면 짓기 편한? 혹은 설계하기 편한 집으로 끌려가기 십상이기도 하고- ​ 다행히 지인을 통해 괜찮은 느낌이 건축사를 소개받았지만, 진행하다보니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집을 짓기에는 예산이 도저히 무리. 얄궂은 글로벌 경제 상황으로 인해 철콘집은 너무 허접하지 않게 지으려면 평당 천만원이 넘는 건축비가 들어가는 시대가 되어버렸더라고요. 특히나 35~40평 정도의 적당한 규모의 집을 지을 때는 더더욱..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3. 지을 것인가? or 고칠 것인가?

딱 마음에 드는 위치에 앉은 집을 발견한 기쁨은 잠시- 부동산에 연락해서 집안을 둘러보는 순간 그야말로 경악. 20년 가까이 된 집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아래 사진처럼 나중에는 몰라도 당장에는 그냥저냥 지낼만하지 않을까 싶어서 가성비까지 좋아보였었는데- 안에 들어가 보는 순간 아뿔싸! 좁아 터진데다, 너무나도 허술하게 지어져서 쿵쿵 울리는 집 상태에, 난방조차 되지 않는데 외풍은 심한 엉터리 창호까지! 이대로라면 오고 싶지 않은 별장이 되어버릴 것 같더군요. 하지만 집을 새로 집는 건 옵션에 없었는데- 더구나 최근 몇년간 미친 듯이 올라버린 집 짓는 비용을 생각하면 원래의 예산을 초과하는 건 당연지사. ​ 포기하고 다른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것인가? 내부를 싹 수리를 하고, 구조..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2. 위치 정하기 후반전

연천, 포천, 철원, 강릉, 평창을 살피다 결국 승부를 보기로 정한 곳은 양평이었습니다. 지인들부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양평에 세컨 하우스를 만드는 걸 본 탓에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데는 이유가 있더군요. 서울에서 가까운데도 풍광이 좋다는 말에 딱 어울리는- (양평의 꽤 많은 지역들이 배산임수라는 조건에 부합합니다.) ​ 그런데 문제는 양평이란 지역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넓더라는 것. 경의선 역으로만 봐도 무려 9개 역사가 있고, 그 역마다 서로 다른 면들에 엄청나게 많은 전원주택 단지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습니다. 거기다 경의선 라인과 거리가 먼 서종면, 청운면, 강서면, 강하면 등등까지- ​ ​ 5월 ~ 9월 성수기에 양평으로 향하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몇번 경험을 해..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2. 위치 정하기 전반전

세컨 하우스를 만들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 제일 먼저 한 건 네이버 부동산의 전원주택을 찾아보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딜? 마우스도 손가락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죠. 잠시 망설이다 클릭한 곳은 연천이었습니다. 연천 중에서도 서울과 현재 집이 있는 고양시 행신동에서 되도록이면 가까운 연천으로- 그래서 선택된 곳이 연천군 장남면과 백학면.(서울 상암동에서 40~50분이면 도착) 매물이 많지 않은 지역이라 후보지를 선정하기도 비교적 쉬웠습니다. 그중에서도 뭔가 좀 끌리는 집으로 부동산에 연락도 하지 않은 채 지도만 보고 찾아갔습니다. 별 기대도 없이- 그런데 "우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멋진 정원과 임진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뷰를 가진 멋진 곳이더군요. 하지만 집이- 집이- 2층에 ..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1. 마음 먹기

2021년 여름을 지나면서 세컨 하우스(나중에는 메인이 되길 바라면서)를 마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첫째는 제가 예전에 주장했던 현대인의 대표적인 트랜드인 life on screen, 즉 스크린(TV, 모니터, 태블릿, 폰 등등) 위에서 대부분의 생활이 이루어지는 삶을 제가 직접, 너무나도 강하게 영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바람에- 어떻게 하면 스크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까 하다가- 이제 좀 더 많은 시간을 나무와 흙을 바라보면서 살자고 마음 먹은 거죠. 두번째는 가족들을 위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나서는 세남매 모두 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이 삭막한 도심에 있는 아파트뿐이라- 나뿐만 아니라, 누나나 형이 부모님집처럼 생각하고 있을 수 있는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