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포천, 철원, 강릉, 평창을 살피다 결국 승부를 보기로 정한 곳은 양평이었습니다.
지인들부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양평에 세컨 하우스를 만드는 걸 본 탓에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데는 이유가 있더군요.
서울에서 가까운데도 풍광이 좋다는 말에 딱 어울리는- (양평의 꽤 많은 지역들이 배산임수라는 조건에 부합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양평이란 지역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넓더라는 것.
경의선 역으로만 봐도 무려 9개 역사가 있고, 그 역마다 서로 다른 면들에 엄청나게 많은 전원주택 단지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습니다.
거기다 경의선 라인과 거리가 먼 서종면, 청운면, 강서면, 강하면 등등까지-
5월 ~ 9월 성수기에 양평으로 향하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몇번 경험을 해본 탓에 일단 경의선이 가지 않는 면은 고속도로로 접근가능한 서종면만 남겨두고 1차로 제외!
너무 먼 느낌의 용문면, 지평면도 2차로 제외.
결국 네이버 부동산에서 양서면, 서종면, 옥천면, 개군면에서 나온 매물들을 샅샅이 검색하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많은 매물에 엄두가 안나서 다시 조건을 세웠습니다.
1. 가격 범위: 5~8억 (원래는 6억 이하였는데, 양평으로 지역을 정하는 순간 그 예산으로는 갈만한 집이 여간해서 없더라는 ㅠ.ㅠ)
2. 방향: 남동향 ~ 남서향 (방향은 지금까지 구한 모든 집에 적용한 원칙)
3. 건축 시기: 2000년 ~ 2016년 (지어서 얼마 살지 못하고 금방 되파는 집과 너무 오래되 집 제외)
4. 집 장사가 지어서 분양한 집 제외
5. 집 앞이 다른 집의 벽으로 가로 막히지 않을 것.
이렇게 필터링을 하고 보니 후보군이 50개 이하로 줄어들더군요.
그 중에 사진으로만 봐도 아니다 싶은 집들을 다시 빼니 15개 정도가 남았습니다.
1차로 출동해서 현장 답사를 한 지역은 원덕역에서 도보 20분 이내에 있는 개군면의 집들.
양평 지역에서는 나름 가성비(건축가격에 비해 집값이 조금은 더 착한-) 집들이 모여있는 곳이더군요.
아, 그런데 개군면은 또 양평 유지들의 묫자리로 인기가 있었는지 반경 50미터 내에 무덤이 없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후보로 꼽았던 집 4곳 중에 3곳이 반경 10미터 내에 제법 큰 무덤이 떡하니-
그것도 집이 바라보고 있는 남쪽에 ㅠ.ㅠ
거기다 개군면은 양평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축산업이 발달한 곳이라 반경 100미터 이내에 축사가 없는 곳도 쉽지 않더라는-
유일하게 축사에서도 멀고, 무덤도 안 보이는 곳은 산 꼭대기 분지 같은 곳에 자리한 마을에 있는 곳인데,
문제는 이 마을 입구에 러브 호텔이 딱! ㅠ.ㅠ
결국 개군면 전체를 제외.
두 번째로 서종면을 샅샅이 살폈지만 서종면은 나름의 뷰를 확보한 집은 거의 대부분 서향이나 북향이더군요. ㅠ.ㅠ
아니면 접근성이 아주 안 좋거나-
세 번째로 살핀 곳은 양서면-
그런데 양서면은 일단 집장사들이 터를 닦아서 분양한 전원단지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단식 땅에 집들이 차례 차례 한강을 바라보며 서 있는 곳이 대부분.
1주택으로 실거주를 할 거라면 괜찮을지 모르지만 세컨 하우스로 자연과 가까워지겠다는 발상에 어긋나는 집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부용리와 신원리(경의선으로 양수역, 신원역)는 또 무덤의 저주를 피해가기거 정말 어렵습니다.
결국 청계리와 중등리 부근에 풍광도 좋고 방향도 괜찮은데-
이 지역은 너무 계단식 전원주택 단지들이 많아서-
아니면 너무 산 속이라 좀 어둡고 무서워보이는 곳들.
마지막으로 결국은 옥천면만 남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신복리와 용천리 두 지역.
이 곳에서 후보로 선택한 곳이 다섯 개 정도 됐는데-
실제로 가보고는 전부 패스.
마지막 한집만 남겨둔 상황이었는데-
역시 인연은 따로 있나 봅니다.
그 집의 터를 보는 순간, 약간 미련이 남았던 다른 후보들이 다 뇌리에서 사라지더군요.
결국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의 한 곳으로 땅! 땅!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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