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는 이야기/세컨 하우스 이야기

[세컨 하우스 프로젝트] 5. 외장재 선택 1부 - 외벽 마감

강인태 2022. 4. 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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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과 입면 설계만 하면 집이 짜라락 지어질 줄 알았는데, 이건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우선 외장재, 그러니까 집의 바깥을 둘러 싸는 방법과 재료에 대한 선택이 필요했죠.

그런데 이게 정말... 너무나도 많은 선택지가 있더군요.

 

우선 집의 외벽을 어떻게 마감할 지 선택해야합니다.

외벽의 역할은 철콘이나 목재, 판넬 등으로 만든 골조를 보호하는 역할과 집을 예쁘게 화장하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하는 거니 아주 중요하죠.

철근콘크리트든, 목재든 그걸 그대로 두면 철콘은 삭아내리고, 목재는 썩어나갈테니...

외장을 안하면 오히려 판넬이 오래갈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그야말로 콘테이너 주택이라는 다른 장르의 집이 있으니까요.

 

여튼 외벽 마감재는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누어집니다.

 

첫번째는 칠.

그야말로 외벽을 보호하기 위해 무언가를 칠하는 거죠.

예전에는 시멘트 위에 그냥 페인트를 칠하는 정도였지만 요즘은 이런 식으로 집을 짓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스타코 언저리의 무언가를 바릅니다.

그냥 스타코, 스타코 플렉스, STO 등등 스타코 안에서도 여러 종류나 등급이 나누어지죠.

 

이런 느낌의 벽은 모두 스타코 언저리(얼핏 다양한 시멘트 마감에 페인트를 칠한 것 같지만 스타코라는 재료에 붓질을 해서 질감을 살린 것들이라는)

스타코 언저리 외장재의 장점은 단열이 좋고 싸다는 것, 취향에 따른 여러 형태의 마감이 가능하다는 것.

단점은 몇년 지나면 쉽게 더러워져서 몇년 지나면 다시 칠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긴다고 하네요.

실제로 길을 가다 스타코로 마감한 집들 보면 빗물이 타고 내린, 소위 눈물 자국이 살짝 보기 싫게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패스!

하지만 스타코 마감은 EPS(스트리폼)단열재로 외벽을 둘러싼 다음 칠을 하는 거라 단열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성비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외벽에 무언가를 붙여서 마감하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서 타일이죠.

그렇다고 욕실에 사용하는 타일은 아니고 대부분 벽돌 느낌이나, 노출 콘크리트 느낌의 타일들입니다.

적벽돌 느낌

 

청고벽돌 느낌
롱브릭 스타일 (50평 이하의 집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벽돌집에 대한 로망을 벽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현가능하다는 것.

건축법상 같은 평수로 지었을 때 벽돌보다 내부 면적이 클 수 있다는 것.(사실 이건 건축사의 역량에 달린 문제라-)

단점은 타일이라곤 해도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세월이 가면 하나둘씩 떨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는 벽돌에 대한 로망이 없는데다, 하나둘씩 떨어지기도 한다는 말에 패스.

하지만 벽돌집이 취향인 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재료죠.

하나둘씩 떨어지는 거야 다시 사다 붙이면 되니까.

벽돌 느낌이라 세월이 간 벽에 새 벽돌을 사이에 붙여도 크게 이질적인 느낌은 없을듯 합니다.

 

세번째는 조적, 다시 말해 벽을 하나 더 쌓는 겁니다.

대부분 벽돌이겠죠.

장점은 진짜 벽돌집이니 벽돌집 로망에 완벽히 부합하고, 타일과는 달리 떨어질 염려가 없겠죠.

단점은 잘 쌓는 사람들 인건비가 비싸고 시간도 많이 걸리니 비용이 올라간다는 것.

그리고 법대로 하면 건축면적에 비해서 내부 공간이 좁아진다는 단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마감을 하던 벽이 두꺼워지면 그만큼 내부 공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건축면적의 기준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그리고 조적과 타일의 경계선쯤 되는 곳에 사이딩이 있습니다.

얇은 사이딩이라는 걸 아래에서 위로 하나씩 체결해나가는 방식이죠.

사이딩을 만드는 재료에 따라 대표적으로 시멘트 사이딩과 세라믹 사이딩이 있습니다.

시멘트 사이딩은 사이딩을 시멘트로 만들어 여러가지 질감과 색을 구현한 건데, 주로 나무판 느낌을 내더군요.

나무 느낌의 시멘스 사이딩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대부분의 집들이 시멘트 사이딩이죠.

빗물이나 외부 환경에 따라 오염이 쉽긴 하지만, 스타코에 비해서 페인트 칠이 훨씬 용이하고 저렴해서 가족들이 함께 집을 칠하는 광경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선택하면 좋을 재료입니다.

시멘트라는 재료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괜히 없어보일까봐 꺼려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건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죠.

좋은 재료고 질감과 색감을 잘 선택하기만 하면 멋진 집이 되더군요.

그리고 5년에 한번씩 새로 칠해주면 전혀 다른 느낌의 집에 살 수도 있다는-

하지만 저는 그런 로망이 없어서 패스-

 

세라믹 사이딩은 일본에서 개발된 세라믹 공법으로 만든 타일을 쌓는 겁니다.

이런저런 부속재료들로 체결하며 세라믹 타일을 붙이지 않고 쌓아올립니다.

가장 큰 장점은 무난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오염에 대한 절대 강자라는 것.

세라믹 공법이라 때가 타지 않는 데다 빗물에 자연스럽게 씻겨내려가기 때문에 더러워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벼운데다 붙이는게 아니고 체결하는 방식이라 벽돌 타일처럼 떨어져나가는 경우도 거의 없고-

그런 이유로 관리의 편의성만 따진다면 최강자.

 

 

그래서 저는 세라믹 사이딩으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eps 외단열을 하기가 좀 애매하고 어려워서 eps 대신 스카이텍이라는 열반사 단열재를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단열성능에서 약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철콘집에는 여간해서는 하지 않고 eps 외단열이나 내단열이 없어도 단열에 좀더 유리한 목조주택에 주로 적용되죠.

(철콘은 eps 외단열이나 내단열을 철저히 하기 때문에 어떤 구조가 단열에 유리하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긴 어렵더군요.)

 

마지막으로는 그냥 그대로 두는 방식.

목조에는 해당하지 않고 주로 철콘에만 해당하는 노출콘크리트 같은 기법이죠.

그냥 골조를 세운 그대로 두는-

이건 콘크리트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방수에 신경을 쓰고, 철저하게 이음매가 벌어지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건축비용이 쑥쑥 올라갑니다.

디자인적인 장점만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노출 콘크리트에 대한 로망이 아주 강한 분들만 선택하죠.

세월이 가면 이끼가 끼기도 하고 오염이 되는데, 그걸 자연스런 디자인과 연륜의 미학이라고 느끼는 감수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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