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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신화] 마나위단 이야기 1/2

강인태 2022. 5. 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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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와의 전쟁에서 형 브란을 잃고 그의 머리를 런던에 묻은 마나위단.

하지만 그의 사촌 카스왈론이 캐러독(브란의 아들)에게서 왕위를 빼앗아버리는 바람에 갈 곳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때 아일랜드와의 전쟁에 같이 참여했던 프리데리(프윌과 리안논의 아들)가 한가지 제안을 해왔다.

 

"내가 다스리고 있는 디페드의 일곱 땅을 모두 내어줄테니, 어머니 리안논과 결혼해주십시요."

 

이렇게 인심 좋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마나위단은 일곱 땅과 함께 천하의 미인인 리안논까지 얻게 됐다.

 

마나위단은 아내가 된 리안논과 프리데리, 그리고 프리데리의 아내인 키그파와 함께 소풍을 나갔는데, 갑자기 온 사방에 안개가 끼며 천둥 소리와 함께 벼락이 내려쳤다.

다행히 소풍을 간 곳이 신성한 마법이 걸려있는 아르베르트 동산에 있었기 때문에 네 명 모두 안전했지만,

디페드 전역은 폐허로 변해 사람의 모습이라곤 단 한 명도 찾아볼 수도 없었다.

 

폐허가 된 디페드

     

영문을 모르던 네 사람은 일단 성으로 내려가 무슨 일인지 살펴보기로 했지만, 

성에는 사람 대신 야수들만 잔뜩 있고 곳간 역시 텅텅 비어있었다.

 

어쩔 수 없이 네 사람은 사냥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는데,

어느날 사냥개들이 갑자기 두려움에 뒷걸음치는 것을 본 프리데리 일행이 무슨일인지 살피러 가자 순백색의 멧돼지가 서 있는 것이었다.

네 사람은 도망치는 멧돼지를 쫓아가다 어느 성에 이르게 된다.

 

흰색 멧돼지를 쫓는 프리데리

 

흰 멧돼지는 홀연히 성 안으로 사라져버렸고,

프리데리는 마나위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멧돼지를 쫓아서 사라진 개들을 찾겠다며 성으로 들어갔다.

인기척이 없는 성 안으로 들어가니 중앙에 대리석으로 장식된 샘이 있었고, 대리석 탁자 위엔 황금 술잔이 놓여있었다.

황금 술잔 위로는 사슬이 드리워져있었는데, 천정이 어찌나 높은지 사슬이 매달린 곳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아름다운 황금 술잔에 눈이 먼 프리데리는 그 술잔을 집어들려고 했지만, 술잔에 손이 닿는 순간 그대로 얼어붙어버려 움직임은 커녕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황금 술잔을 만지고 얼어붙은 프리데리

마나위단은 해가지도록 기다려도 프리데리가 나타나지 않자,

성에 들어가는 위험 대신 집으로 돌아오는 안전을 택했다.

집에 돌아와 리안논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녀는 곧바로 성을 향해 뛰어가버렸다.

마나위단 역시 하는 수 없이 리안논을 뒤쫓아 성으로 들어갔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아들과 함께 리안논 역시 얼음 덩어리로 변해버린 것.

 

프리데리와 함께 얼어붙은 리안논

 

하지만 마나위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대로 집으로 돌아온 그는 슬픔에 잠긴 프리데리의 아내인 키그파를 달래며 말했다.

 

"내가 프리데리를 대신해 너를 지킬 것이니 안심하거라."

 

하지만 개를 잃어버린 이상 사냥은 더 이상 무리.

마나위단은 잉글랜드로 가서 연명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한다.

 

바다를 건너는 마나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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