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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신화] 브란웬과 브란의 이야기 2/2

강인태 2022. 5. 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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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웬이 수많은 선물을 안겨주자 아일랜드의 귀족들은 그녀를 환대했다.

하지만 그들의 환대는 얼마 가지 못했는데,

메쏠룩(마톨루흐)이 웨일스에서 받은 모욕에 대해서 복수를 해야만 한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처음엔 별로 신경쓰지 않던 메쏠룩도 그런 주장이 계속해서 들려오자,

브란웬을 성의 주방에서 일하게 하며 시녀처럼 부려먹고,

하루 일과가 끝날 때마다 도살자가 브란웬의 뺨을 후려치는 난폭한 형벌을 가한다.

 

학대받는 브란웬

절망에 빠진 나날을 보내던 브란웬은 찌르레기 한 마리를 훈련시켜, 자신이 당하고 있는 불행을 바다 건너로 날아가 브란에게 전하게 한다.  

브란은 즉시 웨일즈의 용사들 144명을 소집하고,

아들인 캐러독과 일곱 명의 전사들에게 웨일스를 지키게 한 후,

자신은 나머지 용사들을 거느리고 아일랜드 해를 건너간다.

 

찌르레기를 날려보내는 브란웬

 

브란이 바다를 건너오는 것을 본 아일랜드 사람들은 그의 엄청난 덩치에 압도되었는데,

어떤 이들은 브란의 병사들은 숲으로, 브란은 그 속에 우뚝솟은 산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런 위용에 겁먹은 아일랜드 사람들은 회의 끝에 메쏠룩과 브란웬의 아들인 거웨인에게 왕위를 양도하고 항복해버린다.

 

잠시 평화가 찾아온 듯 했으나, 또다시 브란의 씨다른 형제인 에프니신으로 인해 분쟁이 일어나게 된다.

에프니신은 자신에게 인사하러 온 거웨인을 집어들어 불 속에 집어던져 죽여버렸다.

아들이 불 속에서 타죽는 것을 본 브란웬이 자신도 불 속에 뛰어들려고 했지만 브란이 끝내 말렸다.

 

결국 아일랜드와 웨일즈 간의 전쟁이 벌어졌는데,

아일랜드군이 죽은 사람의 가마솥(브란에게서 선물받은 것)을 이용해 끝없이 병사들을 되살려냈기 때문에 전세는 점차 아일랜드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에프니신은 그 전쟁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갑자기 속죄의 마음이 든 에프니신은 죽은 아일랜드 병사들 틈에 누워서 죽은 사람의 가마솥으로 들어간다.

가마솥에 들어간 에프니신은 있는 힘을 다해서 가마솥을 깨트렸고,

그 순간 자신도 심장이 파열되면서 죽어버린다.

 

전세는 다시 웨일즈의 용사들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브란이 독이 묻은 창에 찔리면서 일곱 명의 용사들만 브란웬을 데리고 섬을 탈출하는 데 만족했다.

죽어가던 브란은 유언을 남긴다.

 

"내 목을 잘라 런던의 화이트마운트에 동쪽에 묻으시오.

프랑스를 향해 묻어두면 내가 어떤 적의 배도 우리 땅에 상륙시키지 않겠소."

 

브란의 머리를 운반하는 용사들

브란은 머리가 잘리고 나서도 화이트마운트에 묻힐 때까지 이야기를 계속했다고 한다.

일곱 명의 병사들과 아일랜드를 탈출했던 브란웬은 그간의 푸대접과 자식을 잃은 슬픔에 아베르알라우에서 죽어갔다. 

 

남은 일곱명의 용사들은 런던에 도착했지만 이미 런던은 카스왈론의 손에 들어갔고,

성을 지키던 브란의 아들 캐러독은 자괴감에 빠져 죽어버린 상태였다.

용사들은 브란의 머리를 화이트마운트에 묻고 어쩔 수 없이 고향같은 디페드로 향하게 된다. 

 

런던을 지키는 브란의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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