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은 앞서 정의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자유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를 의미한다면,
세력이란 것은 너무나도 많은 형태를 띨 수 있다.
작게는 한 가족 내에서는 아들과 딸에게 명령을 할 수 있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세력일수도 있고,
반대로 아버지나 어머니가 죽도록 일해서 돈을 벌어와야 하는 딸과 아들이 세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골 마을에서는 이장이나 혹은 연장자간의 권력 다툼이 있을 수 있고,
중동 지역에서는 중동의 패자(覇者)를 주장하며 이라크 세력과 이란의 세력이 충돌할 수도 있으며,
프리즌 브레이크 같은 작품에서처럼 음모론자들이 좋아하는 컴퍼니와 같은 형태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세력들에 대해서 상세히 설계하는 것은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필요에 따라 진행해야지,
먼저 설계를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다가는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 쓰러지기 십상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적으로 설계해야 할 세력들이 있는데, 그것은 국가 레벨의 세력이다.
국가 레벨의 세력에 국가가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해당 국가의 권력을 직접 잡지 않더라도 그 국가의 존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라면,
그것이 한 개체든 혹은 다른 음모 집단이든 국가 레벨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국가 레벨의 세력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 대해서 알아보자.
세력(勢力)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세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세력이 가진 힘이다.
따라서 세력 설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 그 힘이 얼마나 큰지,
- 또 그 힘이 발휘될 수 있는 원천은 무엇인지,
- 그리고 그 힘이 발휘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이다.
그것은 곧 그 세력의 영토, 인구, 자원, 통치/경제/교육 등의 체계 등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1) 상대적 세력 크기의 설정
세력이 강하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칭기즈칸은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서 중원 땅을 넘어 유럽까지 휘하에 두려고 했고,
알렉산더 역시 그리스로는 만족 못해 아시아로 넘어와 인도를 넘보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경우 세력의 크기는 그 세력이 영향권 하에 두고 있는 영역의 넓이에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처럼 지나치게 넓은 면적을 차지할 경우, 그에 맞는 인구와 그 인구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통치 체계가 뒤따르지 않으면 세력이 쇠퇴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즉, 세력의 크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향권 하에 속한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고, 그 마음을 얻기 위한 기반은 부와 안전에 대한 보장 없이는 어렵다.
실제 세계에서의 세력의 크기는 영토와 인구수, 그리고 부와 군사력 등 세력의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주 많을 것이다.
하지만 판타지 세계에서는 세력의 크기를 규정하는 방식이 실제 세계와는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다.
어차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과 별도의 것을 가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판타지 세계에서의 세력의 크기는 절대적인 어떤 수치보다는 상대적으로 누가 얼마나 더 크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실제 세계에서는 중국이 15억 인구를 바탕으로 매우 강성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판타지 세계에서는 다른 나라들 평균 인구수를 150억 명으로 하고 15억의 인구를 가진 세력은 변방의 조그만 세력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고,
반대로 전 세계의 인구가 100명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떤 세력이 50명의 인구만 확보해도 가장 강성한 세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판타지 설계에 있어서 세력의 크기는 배치된 세력의 상대적인 크기를 결정한 다음,
그 상대적 크기를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는 절대적인 수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즉 기준이 되는 세력의 크기를 100이라고 놓고, 다른 세력들의 크기를 규정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이야기다.
그런 다음에 상황에 맞게 적당한 수를 곱해서 인구수로 해도 좋고, 괴물의 숫자라고 해도 된다.
예를 들어 앞서의 세력 관계를 놓고 보면 세력 A를 침공해야 하는 세력 B의 크기를 100이라고 놓고,
나머지 세력들의 크기를 규정하는 것이다.
겨루어야 하는 세력 간에는 비슷한 크기를 부여해야 하며, 나머지 세력들은 그들의 역할에 따라 세력의 크기가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세력 A는 자체적인 세력의 크기는 100이지만, 속국으로 거느리고 있는 세력 E와 F의 크기를 합치면 크기 150의 강성한 세력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세력의 크기를 갈등 관계에 따라 부여하다 보면, 판타지 설계자로서는 위화감이 들 수밖에 없다.
세력 B가 세력 A를 침공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큰 힘을 가져야 하는데, 공간 설계 상 세력 B가 세력 A보다 강성해질 개연성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무역을 통해서 확보한 것으로 하려면 바다 건너의 새로운 세력을 설계에 추가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확대시킬 단계가 아닐 수 있다.
뭔가 해결책이 필요한 순간이다.
우선 세력 B가 세력 A를 침공하기 위해서는 세력 C와 손을 잡는 것이 먼저 떠오르지만,
세력 B와 세력 C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사실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세력 B로서는 세력 E와 F가 세력 A를 등지거나, 혹은 적어도 A를 적극적으로 돕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시놉시스에 이런 설정이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세력 B의 참모로 급부상한 제갈모략은 세력 E와 F에게 세력 A에게 바치고 있는 공물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정치적인 독립성을 보장해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세력 A의 철없는 왕자 김프린에게 첩자를 심어 그가 세력 F의 왕자 나부왕의 피앙세 이옹주를 강제로 빼앗아 첩으로 삼게 만들어, 양국의 관계를 악화시켰다. 이제 세력 F는 세력 B의 침공을 돕기로 결정했는데…"
"이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은 '상상력 공학 101'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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