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공간 설계 - 기후 설정

공간 설계에 있어서 빠트릴 수 없는 부분이 기후에 대한 설정이다. 

실제로‘어둠의 왼손[1]’ 같은 작품에서는 배경이 되는 행성의 가혹한 기후는 등장 인물들의 성격과 행동 양식에 막대한 영향을 줄 뿐만아니라,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에서의 긴장감을 주는 역할까지 해낸다. 

또한‘지금 만나러 갑니다[2]’ 같은 영화에서도 장마라는 일본 특유의 기후가 영화 전반의 배경으로 자리잡음으로써, 영화의 매력이 한층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기후와 날씨는사막이나 밀림과 같은 공간의 특성을 규정할 수도 있고, 

대홍수에 관련된 신화처럼 그 공간에 존재하는생명체에게 시련을 줄 수도 있으며,

‘이방인[3]’의 뫼르소에게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사건의 트리거(Trigger)로동작할 수도 있다. 

또 때로는 ‘더 로드[4]’처럼 핵전쟁으로 인한 기후의 변화 그 자체가 이야기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는데 있어서, 하나의 트리거가 될 수 있는 매일매일의날씨는 개별 이야기에 맞게 설정해야 하는 것이라 설계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작업일 것이다. 

하지만그 날씨를 가능하게 하는 전반적인 기후에 대한 설정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전에 잘 설계되어있어야만 하는 공간의 중요한 특성이다. 

특히 판타지 공간의 설계에 있어서 기후는 공간의 구성요소가 하고 있는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적합성(compatibility)을 유지하도록 설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반지의 제왕’에서 반지 원정대가 넘어가야 하는 산악지대에는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혹한 기후를 설정해야지, 따뜻하고 온화한 지역을 즐겁게 넘어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기후는 일반적으로 3가지 구성요소,기온, 강우량, 바람의 정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 세가지 요소의 결합에 따라 그림 와 같이 다양한 기후가 탄생할 수 있다.

일단 기후를 설정하는데 있어서 먼저 결정되어야 하는 것은 기후의 항상성이다. 

일반적으로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4계절의 변화가 있는 기후는 정도의 차이가 약간씩 있겠지만, 그냥 하나의 기후로 취급해도 무방하다. 

오히려 판타지 세계의 공간설정에서 더 중요한 것은 항상성이 있는 기후다. 

다시 말해 항상 춥다든가, 늘 바람이 분다든가, 절대 비가 오지 않는다든가 하는 기후를 어떻게배치하느냐가 설계에 있어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된다.  

 

 

기후 설정을 위한 세가지 요소

 

판타지 설계자는 자신의 공간을 기후가 구분될 필요가 있는 영역에 따라 분할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한 후, 거기에 적절한 기후를 선택하게 된다. 

 

앞서 예로 든 그림 의 지도에서는북쪽의 스노우랜드, 세력 B 지역, 가운데 사막 지역, 세력 C 밑의아지트 지역, 번외 세력인 세력 Z의 지역 등이 서로 다른기후를 필수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나머지 세력 A, C, D지역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4계절이 있는 기후를 상정해도 큰 상관없으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수준에 맞게 적절히 기후를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주세력들이 잘 개척하지 못하는 북부의 스노우랜드는 언제나 눈에 덮여 있는 가혹한 기후 때문에,

일반적인 종족들이 살아가기 힘들게 설정되어야만 북쪽으로의 세력 확장에 힘쓰지 않는 설정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강력한 힘을 가진 유물이 숨겨져 있는 성역이 있는 중앙의 사막지대는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메마른 땅에, 낮에는너무 덥고, 밤에는 너무나도 추운 기온이라 그 땅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살아 남을 확률이 매우 낮아야만한다. 

안 그러면 그 땅의 유물은 벌써 누군가의 소유가 되어 있을 테니까 말이다. 

 

또한 세력 B의 세력 A에대한 침공을 보다 개연성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안 지역에 적합한 지나친 바람으로 인해 땅을 개척해 농사를 짓기 어려운 환경을 설정해야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후를 배치하고 나면 세력 B와 사막사이에는 일반적인 과학 상식 상 서로 다른 대기층이 만나 비가 자주 내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럴경우, 그로 인한 국지적인 늪지대라는 구성 요소를 새롭게 배치해야 할 수도 있다. 

 

 

판타지의 설계에서는 자연적인 개연성 이외에도 세력이나 종족의 신비감이나 비현실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도 기후를 활용할수 있는데, 

예를 들어 번외 세력 Z의 신비감을 고조 시키기위해 그 지역을 이상향에 가까운 기후, 즉 일년 내내 살기 좋은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가진 것으로 설정할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기후 자체를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아서 새로운 이야기 ‘홍당무 4세의 모험’을탄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홍당무 덕분에 안정을 되찾은 세상은 100년 간 평화로운 시간이계속되지만, 어느 날 남쪽의 화산이 폭발한다. 

이로 인해남부 지역은 급작스런 기온 상승과 가뭄이 계속되고, 

조상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홍당무 4세는 군대를 이끌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개척하고자, 

북쪽 장벽을열고 스노우랜드로 향하게 된다.

To be continued” 

 

라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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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eft hand of darkness, Ursula Le Guin 저 

[2]Be with you, 2004, 도이 노부히로

[3]L'Etranger, Albert Camus 저

[4]The Road, Cormac McCarthy 저

 

 

"이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은 '상상력 공학 101'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