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나는 인간에게 꽤 친절한 모습으로 여러 이야기에 등장하지만,
역시 신은 신.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인간에 대해서는 아주 치졸하게 보일만큼 반감을 표시한다.
아테나에게서 방적 기술을 배운 아라크네는 이제 자신이 아테나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다.
열받은 아테나는 노파로 변신해 아라크네를 찾아가 말을 걸어보는데,
"누구에게 배워서 그렇게 기술이 좋은가?"
"내 방적 기술은 누구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익힌 것입니다.
사람이건 신이건 당할 자가 없지요."
이런 시건방진 대답이 돌아오자 아테나는 천을 짜는 대결을 제안하는데,
아라크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둘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
대결에서 아테나는 자신과 포세이돈이 도시의 수호신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한 이야기(아테나는 도시에 올리브나무와 샘을 만들어줌으로써, 경쟁에서 한표 차이로 이김)를 천에 짜 넣었고,
아라크네는 인간 여성을 유혹하는 신들의 이야기를 짜넣었다.
두 작품이 완성된 뒤에 어느 누구도 우열을 가릴 수 없었는데-
자신과 동등한, 어쩌면 더 우수한 능력을 인간인 아라크네가 가진 것에 아테나는 분개하며, 상대의 작품을 갈갈이 찢어버린다.
(사실 이런 열등감에서 비롯된 치졸함은 비단 신들만이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사에도 꽤나 자주 등장한다.)
자신의 일생일대의 작품이 찢어져 버리자, 절망한 아라크네는 목을 매어서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아테나는 렇게 편안히 죽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며, 아라크네에게 저주를 걸어 그녀를 거미로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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