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화) 이야기

[밀리 추리 소설 추천] 무당거미의 이치 - 교고쿠 나쓰히코

강인태 2022. 12. 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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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메의 여름'으로 시작된 교고쿠도 일당의 여정이 '망량의 상자'와 '철서의 우리'를 지나

'무당 거미의 이치'에 이르렀네요.

 

이번엔 앞선 작품들의 화자 역할을 담당했던 세키구치가 거의 빠지고,

새로운 화자로 낚시꾼인 이사마와 '철서의 우리'에 형사로 나왔다가 경찰을 그만두고 탐정이 되고자 하는 마스다가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세키구치는 교고쿠도와 세트로 다니는 설정이 더 어울리고,

두 사람이 항상 같이 사건을 맞닥뜨리는 것은 좀 부자연스럽다고 느꼈을지도-

 

'우부메의 여름'이 현실과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의 괴리를,

'망량의 상자'가 생물학적인 생명과 의미론적인 생명의 차리를,

'철서의 우리'가 내적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군상을 다루었다면

'무당 거미의 이치'는 어디선가 작동하는 거대한 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들의 몸부림을 이야기합니다.

 

https://millie.page.link/YspxP

 

무당거미의 이치 - 상

허름한 여관에서 매춘부가 눈을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일명 눈알 살인이라는 연쇄살인사건으로 보이고, 이러던 중 기독교계 여학교에..

www.millie.co.kr

 

역시나 이야기는 삐뚤어진 욕망과 뒤틀린 가족사, 그리고 다분히 변태적인 욕구들이 부딪히면서 전개됩니다.

교고쿠도 일당이 등장하는 교고쿠 나쓰히코의 다른 작품들처럼-

처음부터 범인상을 알려준 터라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육체파 열혈 형사 기바와 재기발랄 탐정 지망생인 마스다가 어떻게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지,

그리고 교고쿠도가 마지막 실타래를 또 무슨 엉뚱한 민속학적인 견해로 풀어나가서 상대를 압박할지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만 작가의, 혹은 교고쿠도의 여권신장론 혹은 패미니즘에 대한 관점은 남자로서도 썩 와닿지 않지만, 

여성의 관점에서도 그닥 매력적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살짝-

 

그나저나 어느새 네 작품이나 읽고 보니,

미드 '한니발' 제작진이 이 백귀야행 시리즈로 불리는 교고쿠도 일당의 이야기들을 드라마로 만들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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