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막 맥아이르트는 피아나의 통치자인 핀 막쿨에게 자신의 어여쁜 어린 딸 그라이네를 시집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의 약혼식 파티가 있던 날.
그라이네는 핀 막쿨의 부하인 젊고 매력적인 디아르무이드를 보고는 첫눈에 반해버렸다.
사랑에 눈먼 순간에 더 용감해지는 것은 여자.
그라이네는 과감하게 디아르무이드에게 구애를 했고,
처음에는 핀에 대한 충성심에 그녀의 사랑을 거절하던 디아르무이드도 결국 그녀의 아름다움에 넘어가고 만다.
둘이 함께 야반도주를 감행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
이 사실을 안 핀 막쿨은 평소답지 않게 흥분했고(젊은 남자에게 사랑을 빼앗긴 늙은이의 무너진 자존심은-),
두 사람을 뒤쫓는 수색대를 파견하게 된다.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수색대에게 잡힐 뻔했지만 디아르무이드의 양아버지이자, 사랑의 신인 앵거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추격을 따돌린다.
추격을 따돌린 그들은 앵거스가 준 투명망토를 입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핀 막쿨의 영향을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무사히 도착했다.
낯선 땅에 정착한 두 사람은 아들딸을 놓고 잘 살았지만,
디아르무이드는 그렇게 황급히 떠나온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을 늘 그리워했다.
세월이 지나 핀 막쿨의 분노도 사그라들었는지,
핀은 두 사람을 용서할테니 자신이 벤불벤에서 개최할 멧돼지 사냥에 참석하라는 초대장을 보냈다.
초대장을 받아든 디아르무이드는 자신이 멧돼지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예언에도 불구하고 사냥에 참석했고, 예언대로 멧돼지에게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이것을 본 핀 막쿨은 자신의 치료 마법으로 그를 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받은 자존심이 다시 떠올라 그냥 모른 척 내버려둔다.
그렇게 디아르무이드가 죽자 그라이네는 깊은 슬픔에 잠겼고,
이것을 본 앵거스는 그녀를 강가의 마법 공간으로 데리고 가서 디아르무이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핀 막쿨이 디아르무이드를 죽이기 위해 일부러 사냥을 계획했고,
죽도록 유도했기 때문에 그라이네가 자식들에게 핀 막쿨에 대한 복수를 부탁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그 모든 일이 벌어진 뒤 핀에게 몸을 의탁해 핀 막쿨과 결혼해서 그냥 살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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