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삼하인(11월 1일)이 되면 불을 뿜는 악마(혹은요정) 아일렌이 나타나 나쁜 짓일 일삼았다.
아일렌은 사람들을 마법의 노래로 잠재우고, 피아나의 성을 불태우는 짓을 무려 23년 동안이나 반복하고 있는 것.
피아나 성은 핀의 아버지인 쿰알이 다스리는 곳이니 핀 막쿨은 모른 채 할 수 없었다.
핀은 아버지의 두루미 가죽으로 만든 무기 가방을 들고 피아나로 가서 왕인 골 막 모르나(핀의 아버지 쿰알을 죽이고 피아나를 통치함)에게 말했다.
"제가 아일렌을 무찌르겠습니다.
다만 이 일에 성공하고 나면 피아나의 통치권을 제게 돌려주십시요."
골 막 모르나가 흔쾌히 약속하자 핀은 가방에서 마법창을 꺼내서 창 끝에 이마를 대고 아일렌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피아나에 나타난 아일렌은 노래를 불렀다.
핀 역시 그 노래에 잠이 몰려왔지만, 고개가 떨어지는 순간 창끝이 그의 이마를 찔렀다.
잠에서 깬 핀은 아엘렌을 창으로 무찔렀다.
골 막 모르나는 흔쾌히 자신의 모든 권리를 양보하고 옆에서 핀을 돕기로 맹세한다.
핀은 이어서 외할아버지인 테드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데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테드는 집과 언덕을 핀에게 내어줌으로써 태생과 관련된 은원 관계를 모두 정리하게 된다.
피아나의 통치권을 넘겨받은 핀 막쿨은 능숙하게 나라를 다스렸고,
피아나의 군사들을 조련시키면서 이후 아더 왕의 신화 등에 영향을 끼친 기사도의 원형을 제시하게 된다.
나라를 잘 다스리던 핀은 사냥을 나갔다가 암사슴을 만났는데,
핀의 사냥개인 브란과 세올란(원래는 사람이었지만 개가 됨)은 이상하게도 이 암사슴을 공격하지 않았고,
암사슴 역시 핀을 따르며 그의 집까지 따라왔다.
암사슴은 핀의 집에도착하자마자 사람의 형상으로 바뀌더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저는 원래 사브드라는 여성인데,
드루이드인 도이리흐의 청혼을 거절했다가 그 벌로 사슴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아마도 당신의 집에 들어오면서 그 마법이 풀린 모양이에요.
고마워요."
이렇게 둘은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아이까지갖게 된다.
하지만 핀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도이리히가 찾아와서 그녀를 다시 사슴으로 만들어버리고 숲으로 내쫓았다.
이 사실을 안 핀은 그녀를 찾아 나섰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핀은 사냥을 하다가 이마에 사슴 털이 달린 아이를 발견하는데,
그는 사브드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의 아들 오이신이었다.
이후 세월이 흘러 늙어버린 핀.
그는 어느 지하 동굴에 들어가면서 말했다.
"아일랜드가 위기에 처하면 깨어나서 돕겠노라."
이 약속과 함께 핀 막쿨은 영원한 동면에 들어갔다.
'세상의 모든 신화 > 켈트 신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켈트신화] 그라이네(Grainne)의 비극적인 사랑 (0) | 2022.08.03 |
---|---|
[켈트신화] 다이어드레 - 신탁에 희생당한 아름다움 (0) | 2022.07.25 |
[켈트 신화] 핀 막쿨(Fionn mac cumhaill, Finn McColll) - 탄생과 성장 (0) | 2022.06.13 |
[켈트 신화] 쿠훌린(Cuchulainn, Cu Chulainn) - 영웅의 최후 (0) | 2022.06.10 |
[켈트 신화] 쿠훌린(Cuchulainn, Cu Chulainn) - 영웅 호색? (0) | 2022.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