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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신화] 쿠훌린(Cuchulainn, Cu Chulainn) - 영웅 호색?

강인태 2022. 6. 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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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페

쿠훌린이 스코틀랜드를 떠난 지 15년이 되던 해였다.

엘마를 차지하기 위해 스카타흐에게서 수련을 받던 중 싸웠던 아이페였지만,

그녀와의 싸움에서 이긴 뒤 쿠훌린은 아이페와 잠자리를 가졌다.

그때 아이페는 아이를 갖게 됐는데 이름을 '콘라'라고 지었다.

 

콘라는 나이가 들자 생부를 찾아 아일랜드로 건너왔다.

하지만 콘라를 침입자라고 여긴 쿠훌린은 전투 끝에 콘라를 죽여버리는데-

콘라가 죽고 난 후 그의 손가락에 걸린 낯익은 금반지를 본 쿠훌린.

그건 분명 자신이 아이페를 떠날 때 선물했던 것이었다.

쿠훌린은 뒤늦게 후회하지만 이미 죽은 목숨을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 델포게일

쿠훌린이 해외를 돌아다니던 중 고대종족인 포모리언들에게 제물로 바쳐진 스칸디나비아의 공주 델포게일을 구해줬다.

쿠훌린에게 반해버린 델포게일은 시녀와 함께 한 쌍의 백조가 되어서 아일랜드로 찾아왔다.

하지만 쿠훌린의 경솔한 행동은 여기서도 반복.

백조를 본 그는 난데 없는 돌팔매질을 해서 떨어뜨렸다.

땅에 떨어진 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델포게일을 본 쿠훌린은 그녀의 몸에 박힌 돌을 입으로 빼서 목숨은 겨우 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돌을 빼주는 과정에서 피를 맛보았기 때문에 관습 상 그녀와 결혼할 수 없었다.

 

쿠훌린은 자신의 수양 아들인 루게이드에게 그녀를 내어줬는데,

그녀의 성적 매력에 질투를 느낀 얼스터의 여인들이 델포게일을 해쳤고,

루게이드는 슬픔에 빠져 죽어버렸다.

쿠훌린은 델포게일을 죽인 여인들이 모여 있는 집을 박살을 낸 뒤,

그 안에 있던 150명의 여인들을 모조리 죽여버리는 복수극을 연출했다.

 

3. 요정 판드

쿠훌린은 꽤많은 여자들과 염문을 뿌렸지만 진심으로 사랑에 빠진 것은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바다의 신 마나난 맥 리르의 아내 요정 판드와 사랑에 빠졌을 때는 꽤나 심각했다. 

 

마나난이 잠시 판드의 곁을 떠났을 때, 

세 명의 포모리언들이 아일랜드 바다의 통치권을 빼앗기 위해 그녀를 공격했다.

판드가 도움을 청하자 쿠훌린이 한다는 소리는 이랬다.

 

"나와 결혼해주면 도와드리리다."

 

판드가 이 제안에 동의하면서 그들은 사랑에 빠졌는데, 

마나난는 그들의 관계가 인간과 요정의 부적절한 결합이라 저주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 

 

"당신들 둘이 사람에 빠지면 요정 세계 전체가 위기에 처할 것이오."

 

쿠훌린의 아내인 에머는 질투하며 판드를 죽이려고했다. 

하지만 판드가 진심으로 쿠훌린을 사랑하는 것을 안 에머는 마음이 약해졌고,

그냥 남편을 내어주기로 마음먹었다.

 

판드와쿠훌린 사이를 마법 망토로 가로막는 마나난 막 리르

 

이런 에머의 마음에 감동한 판드는 자신이 원래 남편인 마나난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했고, 

마나난은 쿠훌린과 판드 사이에서 자기 망토를 흔들어 그들이 다시는 서로 만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쿠훌린과 에머는 그 아픈 기억을 아예 잊기로 마음먹고 망각의 약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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