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신화/켈트 신화

[켈트 신화] 쿠훌린(Cuchulainn, Cu Chulainn) - 탄생과 성장

강인태 2022. 6. 2. 08:54
반응형

아일랜드 신화의 영웅인 쿠훌린은 여느 영웅과 마찬가지로 탄생부터 심상치 않았다.

 

얼스터의 왕인 콘호바르의 딸 데크티네는 아버지의 전차를 모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어느 날 얼스터의 귀족들은 마법의 새를 사냥하기 위해 나섰는데, 

데크니네는 아버지의 전차를 몰고 함께 따라 나섰다. 

 

사냥 중 눈이 내리자 일행은 피신처를 찾아 어느 오두막으로 들어갔다.

이때 그 집의 안주인이 진통을 시작하자 테크니네가 분만을 돕게 된다.

그날 밤 같은 시간에 일행의 암말은 망아지 두 마리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일행은 깜짝 놀란다.

그들이 머물렀던집도, 그 집에 살던 사람들도 모두 사라져 버린 것.

모든 것이 사라진 집터에는 태어난 아이와 망아지 두마리만 남아있었다.

 

테크티네는 아이를 집에 데리고 와서 키웠고, 이 아이가 쿠훌린이 될 것 같았지만,

의외로 얼마 가지 않아 그 아이는 병에 걸려 죽어버렸다.

 

이때 태양신 루가 테크티네 앞에 나타났다.

 

"너희들이 머물렀던 집은 내 집이다.

그래 그때 봤던 집주인이 바로 나다. 

내가 너의 자궁 속에 내 아이를 넣어뒀으니, 그 아이가 태어나면 세탄타라고 이름을 붙여주어라."

 

하지만 테크티네는 족장인 로이와 약혼한 상태.

그녀의 임신은 스캔들이 될 수 있었다.

심지어 아버지와 사냥을 갔다가 임심을 해서 돌아왔으니,

아이의 아버지가 그녀의 아버지인 콘호바르라는 의심까지 더해질 수 있었다.

 

테크티네는 냉큼 로이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고, 이름을 태양신 루가 말한대로 세탄타라고 붙였다.

 

(데크티네는 콘호바르의 동생이며, 사냥을 나섰다 눈으로 인해 피신했고, 

그 곳의 주인인 태양신 루를 만나 세탄타라는 아이를 낳았다는 간단 버전의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어쨌든 아이는 신의 자식으로 태어났고, 아이의 후견인으로 여러 사람들이 나서게 된다.

콘호바르는 아이에게 판단력을 키우고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부자인 블라이는 그를 보호하고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맡고, 

귀족 전사인 퍼거스는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가르치며, 

시인인 애머진은 그를 교육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세탄타는 어린시절 얼스터의 수도인 데마인 매카의 소년대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부탁한 뒤 직접 소년대를 방문한다. 

소년대 앞으로 뛰어든 세탄타는 소년들의 공격을 받았다.

콘호바르는 놀라서 싸움을 말리고 오해를 풀어주려고 했지만, 

가볍게 소년대를 제압한 세탄타는 오히려 대원들에게 자기 휘하에 들어오라고 요구하는 중이었다.

 

세탄타가 일곱살이 된 해에 대장장이인 쿨란이 자기 집 연회에 콘호바르를 초대했는데, 

연회에 가려던 콘호바르는 헐링(구기 종목의 일종)을 하고 있는 세탄타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세탄타는 게임을 마치고 따라 가겠노라고 대답하며 늦게 도착했는데, 

콘호바르가 쿨란에게 그 말을 미처 하지 않은 탓에 쿨란은 무지무시한 사냥개를 그냥 풀어놓고 있었다. 

 

쿨란의 사냥개를 제압한 쿠훌린

 

결국 세탄타가 도착했을 때, 무서운 덩치의 개가 달려들었지만, 신화 속 영웅답게 가볍게 제압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옆에 있던 돌로 내리쳤다고도 하고,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헐링볼을 배트로 쳐서 개의 입안으로 넣어 죽였다고도 한다. 

 

쿨란이 개가 죽은 걸 슬퍼하자 세탄타가 말했다.

 

"제가 직접 죽은 개를 대신할 것을 구해주겠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 제가 직접 쿨란님의 경비를 서드리겠습니다."

 

이것을 본 드루이드인 캐쓰배드는 그를 가리켜 쿨란의 사냥개라는 뜻을 가진 쿠훌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