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공학/201 소설 작법

[소설 작법] 캐릭터 만들기 (2/4)

강인태 2022. 2. 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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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물에게 이런 저런 특성들을 부여했다면...

더 큰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단순히 그 사람이 이렇다든가 저렇다든가 하는 식의 드러내기는 오히려 이야기를 지루하게만 만들고, 정작 필요한 특성은 잘 드러나지도 않을 수 있다는군요.

피츠제럴드는 여기에 대해서 몇가지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1) 환경과의 갈등을 통해 캐릭터들 드러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주인공은 환경과 갈등을 겪고, 거기서 무엇인가를 극복하려는 동기가 생깁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거죠.

 

'삼국지'를 예로 들자면 조조의 특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자신을 접대하려던 일가족과의 갈등을 이용합니다. 

그가 문밖에서 들려오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의심하는 과정을 통해서 조조가 자기 자신 이외에는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성격이란 것을 드러냅니다.  

만약에 작가가

 

<조조는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라는 식의 설명을 이용했다면 잘 와닿지도 않고 지루하기만 했겠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7652

 

소설 삼국지 1

유비,관우,장비. 삼국지를 이끄는 삼인의 도원결의부터 진나라의 천하통일까지 소설 <삼국지>를 전 10권에 담은 책. 한 왕실의 후예 유비, 미염공 관우와 장비, 동오의 영웅 손견, 동탁과 여포,초

book.naver.com

 

(2) 성격의 참된 면모는 행동에 의해서만 드러납니다. 

   그리고 독자는 그 행동이 취해지기 전에 그 인물의 정신적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사람은 생각하고(사思), 말하고(언言), 행동하는(행行) 것이 늘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다를 때가 많죠. 

결국 어떤 사람의 진짜 특성을 드러내는 것은 그의 행동입니다. 

누군가에게 살의를 갖는 것과,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를 죽이는 것은 누군가의 캐릭터를 드러내는데 엄청난 차이가 있죠.

살의만 갖는다면 평범한 내적 갈등을 겪는 사람 정도일 것이고,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주로 진범이 아닌 피의자거나, 범죄를 입증할 방법이 없거나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형사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여버린다면...

그건 '덱스터'가 되는 거죠. 

그리고 '덱스터'는 일정 기간 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금단 증세를 겪으며 초조하게 죽일 대상을 물색한다는 것을 시청자들은 잘 알고 있죠.

 

https://www.imdb.com/title/tt0773262/?ref_=ext_shr_lnk 

 

Dexter (TV Series 2006–2013) - IMDb

Dexter: Created by James Manos Jr.. With Michael C. Hall, Jennifer Carpenter, David Zayas, James Remar. He's smart. He's lovable. He's Dexter Morgan, America's favorite serial killer, who spends his days solving crimes and nights committing them. Golden Gl

www.imdb.com

 

 
 

'삼국지'의 조조는 문밖에서 들려오는 대화에 초조해집니다. 

만에 하나 그것이 자신을 해치려는 모의라면... 자신의 대의와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 순간 유비라면 그냥 몰래 뒷길로 도망치거나, 눈물로 호소하거나,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목을 빼고 기다리겠죠.

하지만 조조는 그들을 모조리 죽여버립니다.

이 행동의 차이가 유비와 조조의 차이를 가져오는 거죠.

유비라고 해서 그들이 자신을 해치기 전에 내가 먼저 선수를 쳐야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만약 자신이 만들어낸 작중의 인물들이 같은 상황에서 모두 똑같은 행동을 할 것 같다면...

캐릭터 만들기에 실패했다고 보면 되겠죠.

밋밋하다거나, 그 인물이 그 인물 같다거나...(제가 제 작품에서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있네요. ㅠ.ㅠ)

 

 

(3) 자아 발견과 자아의 각성을 통해서 드러냅니다.

 

이런 설정은 범죄물이나 전쟁물에서 아주 지겹도록 대하는 것들입니다.

원수를 갚겠다고 총칼을 들고 범인과 마주한 주인공이 결국은 총칼을 내려놓는다든가, 

용감하게 적진에 돌진하겠다며 전쟁터에 나간 주인공이 사방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총을 제대로 들지도 못하며 노이로제에 시달린다든가, 

얼결에 사람을 죽인 인물이 자신 속에 감춰졌던 악의를 발견하며 살인마로 변한다든가,

늘 비겁하기만 했던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의 위기에 미친듯이 용감해진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4) 동기가 부여된 행동일수록 성격을 더 잘 드러냅니다.

 

막장 드라마에 흔히 나오는 출세를 위해서 사랑하는 여자를 버린다. 심지어 가족도 버리고 멀리한다.

라는 식의 설정이 이것에 해당하겠죠.

막장 드라마는 사실 상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의 힘으로 끌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막장으로 가면 갈수록 더 극단적인 특성들을 드러내며 진행됩니다. 

설마 저렇게까지야 하겠어 싶은 행동들을 마구 하면서 말이죠. ^^

 

'덱스터'는 자신의 살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자신이 정한 죽어 마땅한 자들을 죽입니다. 

하지만 덱스터의 성격을 더 잘 드러내는 것은 매 시즌 등장하는 소위 주적(主敵)이죠.

시즌1의 아이스트럭 킬러는 동생인 뎁의 신변을 위협하고, 자신이 그런 욕구를 갖게된 출생의 비밀을 쥐고 있습니다. 

당연히 덱스터로서는 그를 잡아야할 더 강력한 동기유발력이 생기는거죠.

시즌2에서는 자신을 살인자로 의심하는 동료 경찰의 추적을 벗어나야하는 동기가,

시즌4에서는 킬러로부터 자신의 가족을 지켜야하는 동기가

부여되면서 덱스터가 가진 본성을 더 잘 드러냅니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의 행동의 정당성이라든가, 자기 자신의 욕구와 대립한다든가 하는 감춰진 성격이 드러나는거죠.

급기야 동생인 데브라마저도-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824313

 

밤선인 - 암흑을 쫓는 자

암행어사는 부패한 지방관리를 잡아들이는 일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달랐다. 민심이 흉흉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고결하신 윗분들이 그렇게 위장하는 것일 뿐, 암행어사는 인간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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