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공학/201 소설 작법

[소설 작법] 캐릭터 만들기 (1/4)

강인태 2022. 2. 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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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캐릭터 만들기입니다...

제가 제일 잘 못하는 부분이라며 지적질을 받기도 했던 부분인데요..ㅠ.ㅠ

아니나 다를까 피츠제럴드도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혹은 지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였을 때 주로 이런 반응들과 함께 출판을 거절하거나, 작가의 길을 그만 가기를 권한다는 거죠.

 

"인물들이 입체적이 아닌데-"

"인물들이 변화가 없이 단조로워."

"인물들의 성격의 다양한 면들이 부각되질 않았어요."

"인물들 간의 차이가 없어. 그놈이 그놈 같아."

 

결국 다 캐릭터를 드러내고 묘사하는데 실패했고, 그래서 이야기도 뭔가 밋밋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말을 듣고 다시 읽어보면 대부분 작가 자신도 그렇게 느끼게 된다고-

 

캐릭터를 만든다(Characterization)이란 뭘까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소유한 특성을 그 인물에게 부여하는 것]

인데.. 이게 참 어렵습니다.

그 와중에 그 캐릭터 드러내기가 이야기와 아주 잘 맞닿아 있기도 해야하니 더 어렵죠.

작가는 한 명인데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몇명, 몇십 명, 몇백 명이니-

 

우선은 부여할 특성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부터 살펴보죠.

피츠제럴드는 이 특성들을 크게 4가지로 대별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환경에 의해 형성된 일반적 특성

두 번째, 신체적 특성

세 번째, 사회 윤리적 특성

네 번재, 개인의 정서적 특성

 

우선 일반적 특성은 다음의 네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만인 공통의 일반적 특성: 사람이라면.. 사람이 가진 일반적 특성이 있겠죠. 눈 두 개, 남녀 둘 중 하나, 직립보행, 언어의 구사 등등

그야말로 생명이 태어나서 죽으면서 갖게 되는 보편적 특성입니다.

별다른 언급이 없다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런 것들은 굳이 텍스트를 할애해서 알릴 필요가 없겠죠.

오히려 그렇지 않을 경우 언급이 필요할 겁니다.

손가락이 6개라든가,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가 되고 싶거나...

아무도 알아 들을 수 없는 이상한 말을 한다거나-

 

- 민족적 특성: 민족주의가 여전히 세상에 만연해 있기 때문에 민족 또는 인종이란 것이 가진 일반적인 특성(대부분 편견이지만.. 그래도 이야기에서는 유용하게 쓰이죠.)이 있게 마련입니다.

한국인은 시기질투가 강하다든가, 일본인은 음흉하고, 중국인은 시끄럽다.. 뭐 이런 것들이죠.

이런 민족이나 인종의 특성은 사실 판타지 작품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은 유쾌하고 쾌활하며 소박한, 드워프는 욕심이 많고 자부심도 강하지만 어딘가 열등감이 숨어 있는, 엘프는 조용하고 중립적이며 세상일에 무관심하고...

이런 일반적인 특성을 가진 인물이라면 굳이 그 특성을 강조할 필요는 없겠죠.

그냥 그 인물은 드워프라든가, 중국인이라든가, 빈민가에서 태어난 흑인이라는 설정으로 많은 부분이 설명됩니다.

 

- 지역적 특성: 이것이 잘 드러난 작품 중 하나가 '아바타-아앙의 전설'이란 애니메이션입니다.

물을 이용한 특별한 능력을 갖춘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

불을 이용하는 더운 지방의 사람들,

다분히 메마른 땅의 흙을 이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중립적인 지역의 바람을 이용하는 사람들 간의 이해관계를 재미있게 그려냈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자기 지역에서 생길 법한 성격들을 갖고 있습니다.

불 지역은 성급하고, 물 지역은 차분하고 등등...

 

 

https://www.imdb.com/title/tt0417299/?ref_=ext_shr_lnk 

 

Avatar: The Last Airbender (TV Series 2005–2008) - IMDb

Avatar: The Last Airbender: Created by Michael Dante DiMartino, Bryan Konietzko. With Dee Bradley Baker, Zach Tyler Eisen, Mae Whitman, Jack De Sena. In a war-torn world of elemental magic, a young boy reawakens to undertake a dangerous mystic quest to ful

www.imdb.com

 
 

 

 

- 집단적 특성: 보통 직업군에서 드러나는 특성입니다.

군인, 공무원, 교사, 사업가, 월급쟁이, 법률인, 성직자 등등

이들 직업이 만들어낸 스테레오 타입의 성격들이 있죠.

 

신체적 특성은 아주 쉽게 이해되고, 쉽게 사용되기도 하죠.

키가 크다, 작다. 눈이 크다, 작다. 코가 높다 낮다. 장애가 있다. 예쁘다, 못생겼다.

물론 이 신체적 특성 역시 이야기와 톱니가 딱딱 맞아돌아가야 합니다.

엄청난 힘과 싸움 실력으로 10대 1로 맞짱을 뜨는 등장인물이라면,

덩치가 크고, 단단한 근육질인게 좋겠죠.

그렇지 않다면 신체적인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를 제시해야 될 겁니다.

무술을 연마했다든가, 뒷골목에서 삼전수전 다 겪으며 자라왔다거나, 엄청나게 독하든가-

뭐 우리 나라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호리호리한 주인공이 싸움을 밑도 끝도 없이 잘 하는 경우가 수없이 있지만...

참 아이러니 한건..

피츠제럴드를 비롯한 소위 스토리 작법이란 걸 내세운 사람들이 절대 피하라고 한 그것들이 마구 등장하는 작품들이

베스트셀러도 되고, 천만 관객도 동원하고, 시청률 고공행진도 펼친다는 사실이죠..ㅠ.ㅠ

 

사회/윤리적 특성은 사회와의 관계에서 규정된 어떤 특성을 말합니다.

- 용감하다/신중하다/겁쟁이다

- 이기적이다/그냥그렇다/자애롭다.

- 부지런하다/필요하면 부지런하다/게으르다

이와 같은 사회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어떤 특성들입니다.

양 극단의 특성과 그 가운데 중립적인 것들이 있겠죠.

 

정서적 특성은 앞에서 말한 일반/신체/사회적 특성에서 기인된 개인의 정서적/심리적 특성을 말합니다.

- 평범한 외모의 여자인 P양은 성폭력 상담을 몇년간 하더니 남자 협오증이 생겼다.

- 뚱뚱한데다 소심하기까지 한 A양은 남녀공학 학교에서의 아픈 기억들 때문에 대인 기피증이 생겼다.

- 아름답고 외향적인 C양은 이런저런 연애끝에 진심으로 남자를 대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왕좌의 게임'에서 에다드 스타크를 묘사한 예에서 지금까지의 것들을 한 번 정리해보죠.

[브랜의 아버지 에다드 경은 긴 머리와 흰 수염을 휘날리며 말 위에 근엄하게 앉아 있었다. (신체적 특성, 집단적 일반 특성)

흰 수염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지만 그를 서른 다섯이란 나이보다 훨씬 늘어보이게 했다. (신체적 특성, 집단적 일반 특성)

지금 그의 회색 눈동자에는 냉혹함이 깃들어 있었다. (신체적/민족적 특성-북부인의 눈동자 색, 사회/윤리적 특성)

그의 모습에서 밤마나 난롯가에서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상한 아버지의 풍모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사회/윤리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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