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공학/201 소설 작법

[소설 작법] 플롯과 스토리 라인 1/7 - 이야기의 시작

강인태 2021. 10. 15. 10:00
반응형

플롯과 스토리의 차이에 대해서 찾아보면 책에서도 인터넷에서도 말하는 사람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제일 일반적인 정의는 스토리는 일련의 사건들이고,

플롯은 그 사건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할 것인가 하는 구조라는 것인데...

스토리 자체도 사건이 이렇게 저렇게 구성이 되어야하니 그 차이를 명확하게 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차이를 말하는 사람마다 그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하니, 이해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겠죠.

 

피츠제럴드는 플롯과 스토리 라인을 명확한 구분 없이 하나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플롯과 스토리 라인은 작품에 속도와 지속성, 그리고 의미를 부여해 주는 일련의 인과관계가 있는 사건들을 뜻한다."

고 말이죠.

하지만 플롯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냐? 스토리 라인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냐? 에 따라 그 방법론이 전혀 다르다고 하니 난감할 노릇입니다. ㅠ.ㅠ

 

일단 그 방법론의 차이를 논하기 전에 플롯과 스토리라인의 정의로 다시 돌아가보죠.

그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라는 것입니다.

'인과 관계'를 한자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물()의 생성(), 변화()에 있어서 원인()과 결과()로 연관()이 있는 관계()"

그런데... 피츠제럴드는 미국인이니, 영어 사전에서의 뜻을 봐야겠죠. 'Causal'은 웹스터 사전에 이렇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1. expressing or indicating cause :  causative <a causal clause introduced by since>
  2. of, relating to, or constituting a cause <the causal agent of a disease>
  3. involving causation or a cause :  marked by cause and effect <a causal link>
  4. arising from a cause <a causal development>

번역해보자면...

1. 원인을 나타내거나 가리키는

2. 원인과 관계되거나 그것으로 여겨지는

3. 야기시키거나 원인이 되는, 즉 원인과 결과

4. 원인으로 인해 야기되는

 

결국 어떤 스토리나 플롯 속에 있는 사건들은 모두 다른 사건 혹은 사건들의 원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원인이 될 수 없는 사건들은?

작품에서 가능한 빼야겠죠... 사족이니까.

 

어쨌든 작가는 작품을 시작할 때, 일련의 연관된 사건들을 여는 사건을 주인공의 성격 바깥에서 찾습니다.

주인공이 '그래 이제 결심했어!'라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칠 어떤 사건을 주인공의 의지와 상관없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뜻이죠.

 

대부분의 수사물이나 추리물은 어디선가 탐정이나 형사와 무관한 곳에서 사건이 일어나면서 모든 일들이 시작되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  중 하나인 '덱스터(Dexter)'의 시작은..

나중에 밝혀지긴 하지만 어린 시절의 악몽 같은 체험에서 시작되죠.

자신의 의지와 전혀 무관하게...

 

사건 1. 덱스터의 어머니는 그를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아 컨테이너 속에서 무참히 죽는다.

사건 2. 엄마 품에 안겨 있던 덱스터는 죽은 엄마 옆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피바다가 된 컨텐이너에 갇힌다.

사건 3. 컨테이너 속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야 경찰에 의해 구조된다.

사건 4. 그를 발견한 경찰은 무언가 복잡한 심정에 덱스터를 양자로 들인다.

사건 5. 그렇게 태어난 것인지, 그런 경험을 해서인지 덱스터는 생명을 빼앗는 것에 집착한다.

사건 6. 결국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강력한 욕망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사건 7. 양아버지는 그 욕망을 제어하기 위해 덱스터에게 죽일 사람을 고르는 원칙과 절대로 잡히지 않을 방법을 훈련시킨다.

라는 식으로 사건들은 인과관계를 가지고 전개됩니다.

 

물론 그 시작을,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들을 어떤 순서로 나열해서 독자에게, 시청자에게, 관객에게 드러낼 것인가는 작가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차례를 얼마나 잘 구성하느냐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차이겠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