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에서 출간된 J.피츠제럴드와 R.메리디트가 쓴 소설작법(Structuring your Novel)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재정리해서 연재합니다.
- 첫번째, 번역이 너무 엉망이라 읽다가 갑자기 당황스러워지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 두번째, 예시나 설명 방법이 너무 out-dated된 것이 많아서 잘 와닿지 않거나 지루합니다.
- 세번째, 너무 많이 읽어야합니다. 읽다 지쳐서 글을 잘 쓰길 포기하게 될까 염려될만큼..
제 1 장 착상
무언가 이야기가 시작하려면 우선은 무엇을 말해줄 것인지에 대한 착상이 필요하겠죠.
이야기에 있어서의 착상은 여러가지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1. 개인의 실제 경험
말 그대로 작가가 직접 겪은 일 중에 무엇인가가 이야기의 착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자전적 소설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하겠죠.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 같습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6422566
비단 자전적 소설이 아니더라도 착상 자체는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나 다음의 웹툰에서 흔히 보이는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들(왕따, 폭행, 부모로 부터의 버림받음 등등)이 그런 것이겠죠.
이런 것들을 착상으로 해서 겪지 않았지만 훨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2. 개인의 경험 중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건
실제로 겪진 않았지만 겪을 뻔 했던 사건.
예를 들면 도를 믿습니까 라고 물어온 사람을 따라가지는 않았지만, 따라 간 것으로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복권을 매일 사는 친구를 보고 살지만, 실제로 당첨된 사람이 주변에는 잘 없죠.
하지만 그런 누군가가 당첨이 됐다면 어떨까라는 것이 이야기의 착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네이버에 연재되었던 웹툰 중에 미티의 '일등당첨'처럼 말입니다.
3. 개인 경험의 결과로부터 얻어진 인생에 대한 철학적 결론
'부자일수록 돈 앞에는 피도 눈물도 없다.'라는 걸 누군가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면,
그것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갈 수 있겠죠.
영화 '사형수의 편지'처럼 말입니다.
누군가를 위한 진정한 희생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뿐이라는 걸 느꼈다면,
아들을 위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못한채 죄를 뒤집어쓰려고 하는 어머니를 그린 '마담 X' 같은 작품을 전개시켜나갈 수 있을 겁니다.
4. 보고 들은 것을 토대로 한 개인의 경험
말 그대로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착상이 되는 경우입니다.
기자들이 작가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직업 상 워낙 듣고 보고 하는 것들이 다채로울테니 말입니다.
5. 역사...
역사는 착상의 보고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
수많은 역사소설들... 퓨전 사극들...
그리고 제 어줍잖은 소설 '막수유'도 육조로 지명받은 혜능이 달마의 의발을 가지고 사라져버린 역사적 사실에서 착상한 이야기입니다.
6.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력한 감정
그것이 혐오이든, 지지 혹은 존경, 심지어 경외 같은 것들도 착상이 될 수 있다고 하네요.
흑인 노예에 대한 혐오라는 감정은 '뿌리'의 착상이 되었고,
종말을 다룬 많은 작품들이 과학이라는 종교를 맹신하는 사람들의 횡포에 대한 혐오가 착상이 되었겠죠.
'인간종말리포트'라든가, 'The Road' 같은 것들이..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5261837
영토 확장에 대한 우리 나라 국민들의 지지는 '북벌'을 소재로 한 많은 이야기의 착상이 되었습니다.
과거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가 착상이 된다면, 드라마 '옥이이모', '파랑새는 있다' 같은 이야기들이 전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당대의 뉴스
실제로 무인도에서 혼자 살다온 사람에 대한 뉴스나, 늑대처럼 행동하는 소년에 대한 뉴스는 '로빈슨 크루소'나 '정글북' 의 착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는 '추격자' 같은 영화가 연쇄살인마 유 모씨에 대한 기사에서 착상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도 마찬가지.
8. 우연한 사건 혹은 상상
재난 영화들이 주로 이런 경우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부산에 해일이 밀려온다면...
9. 사회적 변화
민주화 운동이라든가, 온라인화된 세계, 핵가족화, 혼전 성관계의 자유도 증가...
이런 변화들이 이야기의 착상이 된 경우도 참 많죠.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도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변화를 착상으로 한 대표적인 작품일 것 같습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0249
10. 새로운 발명품의 도입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는 핵무기의 도입,
'터미네이터'는 로봇의 도입,
'리미트리스'는 뇌를 전부 활용할 수 있는 알약의 도입,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퍼슨오브인트레스트' 같은 작품들은 예지력을 가진 어떤 시스템의 발명이 이야기의 착상이 되었죠.
이상 대충 열가지로 착상의 근원들을 정리해봤는데...
이름 붙이기에 따라 더 많은 것들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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