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공학/201 소설 작법

[소설 작법] 제1장 - 착상

강인태 2021. 10. 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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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에서 출간된 J.피츠제럴드와 R.메리디트가 쓴 소설작법(Structuring your Novel)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재정리해서 연재합니다.

 

  • 첫번째, 번역이 너무 엉망이라 읽다가 갑자기 당황스러워지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 두번째, 예시나 설명 방법이 너무 out-dated된 것이 많아서 잘 와닿지 않거나 지루합니다.
  • 세번째, 너무 많이 읽어야합니다. 읽다 지쳐서 글을 잘 쓰길 포기하게 될까 염려될만큼..

 

제 1 장 착상

 

무언가 이야기가 시작하려면 우선은 무엇을 말해줄 것인지에 대한 착상이 필요하겠죠.

이야기에 있어서의 착상은 여러가지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1. 개인의 실제 경험

말 그대로 작가가 직접 겪은 일 중에 무엇인가가 이야기의 착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자전적 소설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하겠죠.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 같습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6422566

 

압록강은 흐른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저자 이미륵의 자서전 형식의 소설로 24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의 고등학교 교과서에 소개될 정도로 그 문학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은 한국인의 깊은 정신을 보여

book.naver.com

 

비단 자전적 소설이 아니더라도 착상 자체는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나 다음의 웹툰에서 흔히 보이는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들(왕따, 폭행, 부모로 부터의 버림받음 등등)이 그런 것이겠죠.

이런 것들을 착상으로 해서 겪지 않았지만 훨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2. 개인의 경험 중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건

실제로 겪진 않았지만 겪을 뻔 했던 사건.

예를 들면 도를 믿습니까 라고 물어온 사람을 따라가지는 않았지만, 따라 간 것으로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복권을 매일 사는 친구를 보고 살지만, 실제로 당첨된 사람이 주변에는 잘 없죠.

하지만 그런 누군가가 당첨이 됐다면 어떨까라는 것이 이야기의 착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네이버에 연재되었던 웹툰 중에 미티의 '일등당첨'처럼 말입니다.

 

​3. 개인 경험의 결과로부터 얻어진 인생에 대한 철학적 결론

'부자일수록 돈 앞에는 피도 눈물도 없다.'라는 걸 누군가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면,

그것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갈 수 있겠죠.

영화 '사형수의 편지'처럼 말입니다.

누군가를 위한 진정한 희생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뿐이라는 걸 느꼈다면,

아들을 위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못한채 죄를 뒤집어쓰려고 하는 어머니를 그린 '마담 X' 같은 작품을 전개시켜나갈 수 있을 겁니다.

 

4. 보고 들은 것을 토대로 한 개인의 경험

말 그대로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착상이 되는 경우입니다.

기자들이 작가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직업 상 워낙 듣고 보고 하는 것들이 다채로울테니 말입니다.

 

5. 역사...

역사는 착상의 보고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

수많은 역사소설들... 퓨전 사극들...

그리고 제 어줍잖은 소설 '막수유'도 육조로 지명받은 혜능이 달마의 의발을 가지고 사라져버린 역사적 사실에서 착상한 이야기입니다.

 

6.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력한 감정

그것이 혐오이든, 지지 혹은 존경, 심지어 경외 같은 것들도 착상이 될 수 있다고 하네요.

흑인 노예에 대한 혐오라는 감정은 '뿌리'의 착상이 되었고,

종말을 다룬 많은 작품들이 과학이라는 종교를 맹신하는 사람들의 횡포에 대한 혐오가 착상이 되었겠죠.

'인간종말리포트'라든가, 'The Road' 같은 것들이..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5261837 

 

인간 종말 리포트 1

인간의 과욕과 허영이 불러온 멸망의 역사!캐나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장편소설『인간 종말 리포트』제1권. 인류의 어두운 미래를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로, 대재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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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확장에 대한 우리 나라 국민들의 지지는 '북벌'을 소재로 한 많은 이야기의 착상이 되었습니다.

과거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가 착상이 된다면, 드라마 '옥이이모', '파랑새는 있다' 같은 이야기들이 전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당대의 뉴스

실제로 무인도에서 혼자 살다온 사람에 대한 뉴스나, 늑대처럼 행동하는 소년에 대한 뉴스는 '로빈슨 크루소'나 '정글북' 의 착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는 '추격자' 같은 영화가 연쇄살인마 유 모씨에 대한 기사에서 착상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도 마찬가지.

 

8. 우연한 사건 혹은 상상

재난 영화들이 주로 이런 경우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부산에 해일이 밀려온다면...

 

 

9. 사회적 변화

민주화 운동이라든가, 온라인화된 세계, 핵가족화, 혼전 성관계의 자유도 증가...

이런 변화들이 이야기의 착상이 된 경우도 참 많죠.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도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변화를 착상으로 한 대표적인 작품일 것 같습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0249

 

모던 타임즈

공장에서 하루 종일 나사못 조이는 일을 하는 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버리는 강박 관념에 빠...

movie.naver.com

 

10. 새로운 발명품의 도입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는 핵무기의 도입,

'터미네이터'는 로봇의 도입,

'리미트리스'는 뇌를 전부 활용할 수 있는 알약의 도입,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퍼슨오브인트레스트' 같은 작품들은 예지력을 가진 어떤 시스템의 발명이 이야기의 착상이 되었죠.

 

 

이상 대충 열가지로 착상의 근원들을 정리해봤는데...

이름 붙이기에 따라 더 많은 것들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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