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스테스는 신탁에서 예언한대로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죽인 죄값을 톡톡히 치르게 되었으니,
분노의 세 여신(알렉토, 메가이라, 티시포네)의 정신적인 고문을 끝없이 받게 되었다.
분노의 여신들은 자식이 부모에게, 집주인이 손님에게, 간청받은 자가 간청하는 자에게 저지른 악행에 대해서 정신적인 고문을 가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오레스트세는 다름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에게만 보이는 이 세 여신의 정신적인 공격을 받으며 병상에 드러눕고,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 상황에서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아버지인 틴다레오스는 미케네 귀족들에게 외손자인 오레스테스와 외손녀 일렉트라의 근친살해 죄를 재판해주기를 청했다.
재판 결과 둘은 돌팔매로 죽임을 당하는 대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게 해주어 최소한의 영예를 보장해주기로 결정되었다.
오레스테스와 일렉트라, 그리고 오레스테스의 절친이자 일렉트라와 사랑에 빠진 필라데스.
이 3명은 이 모든 일의 원인이 헬레네에게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자결하기 전에 먼저 헬레네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마침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이들의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미케네에 와있었는데-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는 서둘러 헬레네를 찾아갔지만, 그녀는 어느새 제우스까지 유혹하는데 성공.
아름다운 헬레네가 죽는 걸 차마 볼 수 없었던 제우스는 그녀를 올림푸스로 데려가버렸다.
한편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는 메넬라오스가 보이지 않자 그의 딸 헤르미오네를 죽이기로 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메넬라오스가 방으로 뛰어들어오며 겨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때 나타난 아폴론이 모두에게 기가 막히는 명령을 내리는데-
"헤르미오네를 오레스테스와 결혼시키도록 하라."
이에 따라 헤르미오네는 오레스테스와 결혼하지만,
세 여신의 오레스테스를 향한 정신적 공격은 그치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외할아버지 틴다레오스 역시 딸을 죽은 손자를 처단하겠다며 그를 공격해왔다.
오레스테스는 틴다레오스를 피해 그리스 전역을 정신 쇠약 상태에서 떠돌게 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신들은 결국 자신들이 직접 재판을 열고 오레스테스의 행위의 정당성과 죄값의 무게를 가늠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다.
아버지에 대한 정당한 복수였다고 인정하지만 그래도 어머니를 죽인 잔혹함을 용서할 수는 없었던 것.
결국 마지막에 아테나가 나서서 오레스테스의 손을 들어주는데,
이 판결에 불만을 품은 분노의 여신들을 달래기 위해 아테네에 이들의 신전을 지어주었다.
이로서 오레스테스는 오랜기간 겪었던 정신적 고통에서 해방되고, 필라데스와 일렉트라는 결혼을 하게 된다.
오레스테스의 회복에 대한 다른 버전의 이야기도 있는데-
오레스테스의 죄를 씻기 위한 신탁을 받았다.
"타우리스로 가서 올림푸스에서 떨어진 아르테미스의 신상을 아테네로 가져오라."
타우리스에서는 낯선 사람을 아르테미스에게 재물로 바치고 있었는데,
이것을 주제하는 사제가 바로 이피게네이아(아가멤논이 트로이로 출정할 때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 제물로 바쳤던 딸)였다.
이피게네이아는 제물로 바쳐질 때 아르테미스가 구해줘서 타우리스로 와서 여신의 사제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
두 남매는 처음에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서로 알아보게 된다.
결국 이피게네이아의 도움으로 오레스테스는 신상을 가지고 그리스로 돌아올 수 있었고,
오랜 시간 시달리던 정신적인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
오레스테스는 이후 미케네와 스파르타를 잘 다스리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간다.
드디어 탄탈로스 가문의 저주를 끝이 난 것.
결국 자신이 저지른 죄를 자신의 정신적 고통과 재판을 통해 스스로 갚음으로써 죄의 대물림과 악순환을 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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