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공학/101 판타지 설계

[판타지 설계] 마법의 설계 - 마법의 원천 설계 3/3

강인태 2021. 9. 3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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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개체의 기(, Energy)

 

캐나다 드라마인 '로스트 걸'의 주인공 보는 부상을 입거나 힘을 다 소진했을 때, 다른 남자들과의 성적 접촉을 통해서 치유하거나 힘을 회복한다.

이렇게 어떤 초월적 힘의 원천을 다른 개체의 에너지로 삼는 설정이 종종 등장한다.

각종 흡혈귀물의 뱀파이어나 '로스트 걸'에서의 서큐버스가 대표적인 경우.

많은 무협 작품에 등장하는 '흡성대법'이니 '흑마공'이니 하는 무공도 다른 사람들의 내공을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대표적인 예다.

 

시간과 다른 개체의 힘을 원천으로 한 마법의 부가적 설정 요소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뒤따르는 설정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은 다른 사람의 에너지를 섭취하지 못했을 때 어떤 상태가 되느냐에 대한 설정이 필요하다.

일정 기간 이상 타인의 기를 빼앗지 못했을 경우, 초월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끝나는지, 아니면 심지어 자신의 생명이나 건강까지 위협 받는지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다른 개체의 기를 빼앗는 수준에 대한 설정이 필요한데,

  • 반드시 목숨을 빼앗아야만 가능한지,
  • 단순히 기력이 빠진다거나 건강을 약간 해치는 수준에서 제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생명체의 건강이나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만큼, 대부분의 경우 만인의 타도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이에 따른 부가적인 설정이 필요하다.

우선은 능력자가 다른 존재의 생명을 빼앗는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내면적 갈등과 그 갈등에 따른 능력자들 간의 갈등 구조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다.

또 능력자가 만인의 타도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치지 않을 대체적인 방법이 있는지 등에 대한 설정이 등장하는 것이다.

'트루 블러드'에서는 뱀파이어와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서, 뱀파이어가 인간의 피 대신 섭취하면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V-쥬스라는 특이한 설정이 등장한다.

앞서 예로 든 '로스트 걸'의 주인공 보 역시 자신이 기를 흡수하더라도 목숨에 지장이 없는 몇몇 존재들을 만나고, 자신의 성적 접촉을 그들과의 관계로 한정시키면서 양심의 가책과 공공의 적 상태를 벗어난다.

 

이렇게 다른 개체의 무언가를 힘의 원천으로 삼는 설정에서 한가지 특이한 것이 있는데, 이 힘이 회복 마법에 적용되는 것이다.

즉 누군가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가 아파야 하고,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가 죽어야 한다는 등가의 법칙을 적용시키는 것이다.

이런 설정을 이용할 경우,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죽일 것이냐에 대한 주술자의 내면적 갈등이 이야기의 핵심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미국 드라마 '카니발'이나, '푸싱 데이지' 같은 작품은 이런 설정을 이야기 진행의 핵심으로 삼는다. '카니발'에서는 주인공이 누군가를 치료하면 주위의 여러 생물들이 죽어나가며, 소중한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야 하는 데서 오는 갈등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풀어나간다. '푸싱 데이지' 역시 누군가를 살리면 1분 안에 도로 죽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주변의 누군가가 무작위로 죽는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다.

 

특정한 물건에 잠재된 힘

 

'여의주', '성배', '롱기누스의 창', '절대 반지', '부적', '마스코트'... 어떤 것들은 본 적은 없지만 귀에 익숙한, 또 어떤 것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도 한두 개씩은 가져봤음직한 것들이다.

그것에 잠재된 어떤 힘을 내 것으로 함으로써, 모두 무언가 크든 작든 자신이 바라는 어떤 것들이 이루어지거나 지켜지기를 바라면서 가지고 싶어하는 판타지 작품들의 단골 메뉴다.

이렇게 마지막 마법의 원천은 앞에서 말한 여섯 가지 힘의 원천이 어떤 물건이라는 매개체에 함유되어 있다는 설정이다.

 

물건의 종류에 따라 세부적으로 다른 양상을 띄는데, 가장 흔히 쉽게 등장하는 물건은 '유물(遺物, Relic)'이다.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어떤 물건에 초월적 힘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잠재되어 있다는 설정이다.

유물이 어떤 힘을 잠재하고 있는 경우 뒤따르는 설정이 있는데, 유물의 힘을 발휘하는 조건에 대한 것들이다.

우선은 유물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유물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설정이 필요하다.

  • 항상 지니고 있으면서 유물에서 초월적 힘이 발현되는 것으로 할지,
  • 아니면 그 유물을 찾아서 어떤 과정(접촉, 의식 등)을 거치면 그 힘이 주술자에게 옮겨가서, 그 이후로는 유물과 상관없이 주술자가 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그 유물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에 대한 설정이 필요하다.

  • 특정한 자격을 지닌 자만 유물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할 것인지,
  • 아니면 단순한 소유 자체만을 조건으로 할 것인지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더 왕'의 전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에서는, 초월적 힘이 내재된 엑스칼리버는 다른 어느 누구도 사용할 수 없고, 아더 왕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설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혹은 아더 왕의 피를 물려받은 후손만 가능하다거나, 혹은 그들 중 우연히도 아더 왕과 유전적으로 거의 흡사한 선택 받은 누군가만 가능하다는 설정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초월적 능력을 가진 자기 자신의 힘을 남긴 어떤 것들, 예를 들어 여의주나 용이빨 같은 것들은 넓은 의미에서의 유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또 힘의 원천이 되는 매개체 중 유물 이외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마법 물약(Potion)' 혹은 '부적(符籍, Talisman, Charm)'이다.

소위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직업을 가진 주술사들이 만들어내는 어떤 약을 이용해서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거나, 종이나 어떤 물건에 주술사가 자신의 힘을 불어넣는 방식이다.

 

물약이나 부적을 매개체로 하는 경우에도 유물처럼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설정이 3가지 있다.

  • 사용 방법
  • 효과의 지속 시간
  • 부작용

사용 방법은 초월적 힘을 사용할 자가 복용하거나 지니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물약이나 부적 자체가 상대를 향해 던져지는 공격 무기로 사용되는지, 아니면 다른 무기의 힘을 향상시키는 보조재로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은혜를 입은 스님이 준 3개의 주머니를 쫓아오는 구미호를 향해 던지자, 하나는 불바다를, 또 하나는 물바다를, 마지막 하나는 다른 짐승을 소환해서 주인공을 위기에서 구해줬다는 설정은 우리에게 친근한 '전설의 고향'에 종종 등장한다.

또 각종 게임에서 무기를 강화하기 위해 부적을 붙이거나, 불이나 독 등의 속성이 부여된 물약을 바르거나, 각종 보석을 끼워 넣는 것은 아주 보편적인 설정이다.

 

효과의 지속시간은 부적보다는 물약에 주로 적용되는 것이다.

물약을 마시면 약효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인지, 일정 시간 동안만 지속되는 것인지를 설정하는 것이다.

성배의 물을 마시면 영원한 생명을 얻지만, '아스테릭스'에서의 물약은 먹고 나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힘이 사라진다.

다른 원천에서와 마찬가지로 초월적 힘은 등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부적이나 물약도 마찬가지로 부작용에 대한 설정이 필요하다.

물약이나 부적을 통해서 원하는 특정한 목적은 달성할 수 있지만, 다른 어떤 것을 대가로 치를 것이냐를 설정해주는 것이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약이 순간적으로 사람이 가진 힘을 폭발시킬 경우, 약의 효과가 떨어지면 기본적인 건강 자체를 해친다거나 하는 설정이다. 혹은 물약이나 부적의 힘을 발휘하는 동안은 기억이나 이성을 상실해서 비인간적인 존재로 폭주한다든가 하는 설정도 곧잘 이용된다.

 

사물을 힘을 원천으로 한 마법의 부가적 설정 요소

 

 

"이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은 '상상력 공학 101'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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