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공학/101 판타지 설계

[판타지 설계] 마법의 설계 - 변화를 기반으로 한 마법의 설계 2/2

강인태 2021. 9. 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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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방법의 설정에 따른 변화 마법의 종류

변화 마법의 목적이 설정되었다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 그것을 달성할 것인가의 문제를 설계해야 한다.

변화 마법의 목적 달성 방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의 무엇을 변화시킬 것인가의 문제다.

대상이 살아 있는 생명체인 경우와 사물인 경우, 그리고 그 대상의 스펙 중 구성물을 변화시킬 것인지,

속성을 변화시킬 것인지의 조합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의 마법으로 불린다.

 

생명체의 구성물을 다른 생명체의 것이나, 어떤 사물로 바꾸는 것도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 하나는 한 생명체를 아예 다른 생명체로 바꾸어버리는 '변신(變身, Metamorphosis) 마법'이 있고,
  • 일부 구성물을 바꾸는 '변이(變異, Variation) 마법'이 있다.

 

변신 마법은 드루이드나 구미호처럼 아예 다른 종족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으며, 동일 종 내에서 다른 존재로 바뀌기도 한다.

또 다른 어떤 존재로 바뀌는 것 이외에도, 크기가 커지는 '확대(擴大, Enlargement)'나 크기가 작아지는 '축소(縮小, Reduction)'도 포함한다.

또한 축소가 극단적으로 진행된 것이든, 구성물의 변화에 따른 것이든 아예 다른 개체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투명화(Invisibility)'가 있다.

투명화는 상황 회피나 직면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변신의 한 유형이다.

즉, 다른 존재들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변신을 통해서 공격 받는 상황을 회피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들키지 않고 어떤 상황을 직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상의 속성과 구성의 변화 방법에 따른 변화 마법의 종류

 

변이 마법은 신체의 일부를 바꾸는 것으로 팔을 날개로 바꾼다든지, 손이 칼날로 바뀐다든지 하는 변신 로봇을 연상시키는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

변이는 신체 일부를 다른 것으로 바꾸는 교체뿐만 아니라,

신체 일부의 개수를 늘리는 '추가(追加, Addition)'나 줄이는 '박탈(剝奪, Removal)'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전투에 뛰어든 전사가 팔을 네 개로 만들거나,

상대방의 발언을 막기 위해 입을 없애버리는 것도 변이 마법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물을 추가하는 것이 개체 자체에 이르면 자기 자신을 여러 개로 만드는 '분신(分身)'이 된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날리며 구사하는 그 마법이다.

 

변신 마법이나 변이 마법의 목적은 자기 자신이나 아군에게 이런 마법을 시전하는 것이라면, 대부분 스펙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자신 보다 강력한 어떤 생명체로 바뀌어서 스펙을 바꾸는 것인데,

어떤 생명체로 바뀌느냐에 따라 강화되는 스펙의 종류가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표범으로 변신한다면 민첩성에 방점을 두는 것이, 곰으로 변신한다면 힘에 방점을 두는 것이 자연스럽다.

 

변신이나 변이 마법이 적에게 사용된다면, 일반적으로 스펙을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당연히 그에 맞는 생명체로 바뀌어야 하는데, 많은 게임에서는 양으로 변신시켜서 공격력을 상실하게 하는 마법이 등장하곤 한다.

이렇게 강화와 약화 이외에도 종종 어떤 공격을 회피하거나 전장을 벗어나는 상황 회피나 반대로 어떤 상황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변신 마법이나 변이 마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꽤 많은 판타지 작품에서 전황이 불리해진 인물이 새를 비롯한 날 수 있는 존재로 변신하거나, 팔이 날개로 변하면서 날아올라 전장을 벗어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유명한 프랑스 만화인 '아스테릭스'에서는 그 마을 장로가 만든 물약을 먹으면 누구든 힘이 세져서 천하무적이 되는 설정이 등장한다.

즉, 어떤 생명체의 구성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구성물이나 그 생명체 자체가 가진 어떤 속성을 변화시키는 마법인 것이다.

이렇게 대상이 가진 어떤 속성을 변화시키는 것을 흔히 '보조(補助, Assisting) 마법'이라고 부른다.

보조의 대상은 일반적으로 대상 생명체가 가진 힘, 민첩성, 정확성, 지구력, 지력 등의 다섯 가지 기본 속성이 대상이 된다.

물론 이 다섯 가지 기본 속성의 조합에 따라 표출된 속성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즉, 공격력, 빠르기, 방어력, 건강(Health), 마나(Mana) 등이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소설이나 영화로 표현되는 판타지에서는 이런 보조 마법이 표출된 속성의 변화가 주를 이루고,

게임에서는 기본 속성 변화를 통한 표출 속성 변화를 아주 정교하게 설계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상황에 맞는 선택은 판타지 설계자의 몫이다.

보조 마법 역시 이런 기본 속성이나 표출 속성의 강화나 약화 이외에도, 어떤 능력을 더하는 추가와 빼앗는 박탈까지 포함한다.

예를 들어 상대의 시력을 빼앗거나, 짐승에게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심지어 어떤 이에게 도둑질을 하는 기술을 강화시키거나 부여할 수도 있고, 악기를 다루어본 경험조차 없는 사람에게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변화 마법의 대상이 사물인 경우에는 변신 마법처럼 사물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물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을 '변환(변환, Conversion) 마법'이라고 부르며, 연금술(鍊金術, Alchemy)이 그 대표적인 예다.

또한 어떤 사물이 원래 가지지 못했던 어떤 속성을 갖도록 하는 '속성 부여 (屬性 附與, Attribute Grant) 마법'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칼에 불의 속성을 부여해서 칼날이 닿는 대상을 불태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속성 부여나 변환은 어떤 사물이 가진 가치를 증대시키거나, 그 사물의 본연적 기능을 더욱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철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은 그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고, 어떤 곳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철문을 부식시키는 것은 출입을 통제한다는 문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세상 사물이 가진 속성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어떤 속성을 부여할지에 대해서 왕도가 있다기보다는, 작품의 상황에 맞게 판타지 설계자가 적절히 잘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변화 마법은 어떤 대상의 속성이나 구성 이외에, 대상의 시/공간적 위치를 바꾸는 것도 포함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대상의 시/공간적 위치가 아닌 시공간 자체를 바꾸는 때도 있다.

대상의 시간적인 위치를 바꾸는 것은 '시간 여행(Time Travel)'이라고 불리는 마법이 되는 것이고,

공간 적인 위치를 바꾸는 것은 '공간 이동(Teleport)'이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상이 처한 시간이나 공간이란 것이 상대적인 개념이라 결과적으로 비슷할 수는 있지만, 그 방법 상에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을 3년 뒤로 보내는 것과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해서 3초만에 3년이 흐르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개념인 것이다.

 

시공간 여행의 3가지 방식

 

이렇게 대상이 처해진 시간이나 공간 상의 위치를 초월적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축을 비틀어 목적한 시간/장소를 현재의 것과 접하게 한 후, 그 시간이나 장소로 순간적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백투더퓨쳐' 같은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시간의 간격을 건너 뛰어서 과거나 미래로 가는 것으로 설정되는데, 이런 방식이 시간을 비틀어서 순간적으로 다른 좌표로 이동시킨 것이 된다.

이런 경우 시간을 여행하는 사람은 시간의 흐름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어느 순간 자신이 전혀 다른 시간 축 상의 좌표로 와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샹그릴라 같은 이상향을 이야기할 때, 그곳에서 '신선들이 바둑 한 판 두는 걸 보고 왔다거나, 하루 밤 신나게 놀고 왔다거나 했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100년이 흘렀더라'는 익숙한 설정은 주인공을 전혀 다른 시간 축으로 옮겼다가 원래의 시간축으로 데리고 오면서 다른 좌표에 갖다 둔 것이다.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 2부인 '마법의 검'에서는 마법의 힘을 가진 칼로 겹쳐진 공간들 사이에 틈을 만들어,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공간적인 축의 이동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대상 자체는 원래대로 축 상을 움직이는데, 축 자체를 축소시키거나, 빠르게 흐르게 함으로서 시간 이동을 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엄밀히 말해 뒤에서 언급할 시간 왜곡에 해당하지만, 목적 자체가 시간 축 상의 좌표를 바꾸는 것이므로 시간 여행의 한 방식으로 해도 무방할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간 여행 작품의 고전이 된 '타임 머신'에서는 시간 여행을 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주변의 시간이 흐르는 것을 보면서 시간 여행을 하는 설정이 나온다.

그야말로 사람은 그대로 두고 시간을 빨리 흘러가게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다른 시간 여행과는 달리 대상이 된 사람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건들을 모조리 겪게 된다.

이런 방식이 공간 여행에 적용된 것이 우리 도사들이 흔히 쓰는 축지법이다.

즉, 땅을 축약해서 한 걸음으로 백 걸음을 가는 것이 축지법인 것이다.

 

시간 여행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떤 상황을 회피하거나, 다른 상황으로 바꾸기 위해서 사용된다.

미래에 일어나 어떤 일을 미리 알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역시 그 상황을 다시 현재로 돌아와 바꾸게 되는 동기로 작용하게 된다.

공간 이동의 목적 역시 해당 공간의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하며,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공간 이동은 단순히 먼 거리를 빨리 이동하기 위한 것 이외에도, 막혀 있는 곳으로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다.

그런데 막혀 있는 곳으로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는 대상의 공간적인 좌표를 이동시키는 방법 이외에도 그냥 장애물을 가로질러 가는 방법, 즉 '관통(貫通, Penetration) 마법'도 종종 사용된다.

한마디로 벽을 뚫고 지나가는 것이다.

물론 벽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

벽을 부순다면 그것은 물리적 타격이 된다.

이렇게 어떤 장애물을 가로지르는 것은 대상의 공간적 좌표를 이동시키는 것과는 엄밀한 의미에서 전혀 다른 개념이지만, 설계의 단순성과 그것을 접한 사용자들의 이해를 쉽게 한다는 관점에서 공간 이동을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일 것이다.

 

시공간의 변화 방식에 따른 변화 마법의 종류

변화 마법의 대상이 시간이나 공간 그 자체일 경우, 즉 시간을 잠시 멈추게 하거나,

천천히 혹은 더 빨리 흐르게 하는 '시간 왜곡(時間 歪曲, Time Distortion)'이나,

공간을 축약시키거나, 확대시키는 '공간 왜곡(空間 歪曲, Space Distortion)'이 된다.

'해리 포터'나 '도라에몽'에서 선보인 엄청나게 많은 물건들을 담을 수 있는 주머니라든가,

겉에서 보면 작지만 안에 들어가면 엄청나게 큰 공간이 있는 집 같은 것들이 공간 왜곡 마법에 해당한다.

 

"이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은 '상상력 공학 101'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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