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포이 신탁으로 달아난 티에스테스는 형 아트레우스에게 복수할 방법을 물었다.
"네 딸인 펠로피아와 아들을 낳으라. 그러면 자연히 복수가 이루어지리라."
정말 엉뚱하고도 막장스런 신탁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슬픔과 분노에 휩쓸린 티에스테스 역시 광기에 사로잡히긴 마찬가지.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면을 쓴 채 딸을 찾아가 강제로 겁탈해버렸다.
펠로피아는 가면을 쓴 괴한이 떨어뜨리고 간 칼을 주워들고 복수를 꿈꾸지만 뱃속에서는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여기서 드라마는 한층 더 막장으로 흘러가는데-
아트레우스가 조카인 펠로피아를 아내로 삼아버린 것.
결국 아트레우스는 또다시 동생의 아이를 아들로 두게 되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아이기스토스였는데 펠로피아는 몰래 아이를 내다버렸다.
하지만 아트레우스는 자기 아이라는 착각에 빠져 아이기스토스를 도려 데려와 정성껏 키워서 후계자로 삼았다.
한편 아트레우스의 아들인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는 도망중이던 삼촌 티에스테스를 붙잡아 미케네로 끌고 왔다.
여기서 아트레우스의 광기가 다시 발동.
그는 일곱살밖에 안 된 아이기스토스에게 감옥에 갇힌 친아버지 티에스테스를 죽이라고 시켰다.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공격하자 티에스테스는 가볍게 제압하며 칼을 빼앗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칼은 바로 티에스테스 자신의 것.
바로 자신이 딸 펠로피아를 겁탈하고 떨어뜨린 것이었다.
티에스테스는 이기스토스를 타일렀다.
"너는 사실 내 아들이다. 이 칼이 징표지. 얼른 가서 엄마(펠로피아)를 데려와라."
티에스테스는 딸 앞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는데,
아버지가 자신을 겁탈한 원수라는 걸 알게 된 펠로피아는 그 자리에서 칼로 스스로를 찔러 자살해버린다.
이 끔찍한 광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티에스테스는 아이기스토스에게 피묻은 칼을 주며 일렀다.
"아트레우스에게 가서 피묻은 칼을 보여주며 나를 죽였다고 말해라.
그리고 그 자식이 방심하면 이 칼로 찔러버리는 거야."
결국 철없는 일곱살 짜리 이기스토스는 시킨데로 하게 되고, 티에스테스는 다시 미케네의 왕이 되었다.
이로스 탄탈로스 가문의 막장 드라마의 1차 저주가 끝났지만,
트로이 전쟁이 시작되면서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에 이르기까지 2차 저주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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