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판타지 세계의 설계는 어떤 한 종족만 살고 있는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족들이 섞여서 살고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종족을 설계하는데 있어서도 어떻게 생겼고, 어떤 능력을 가졌고 하는 생물학적 특성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어떤 생태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생태학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가 '생물과 환경 및 함께 생활하는 생물과의 관계를 논하는 과학'으로 되어 있다.
즉, 어떤 종족의 생태학적 특성이라는 것은 그 종족이 처해 있는 환경과 어떤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는지를 설계하는 것이다.
그만큼 수없이 많은 변수들, 무엇을 주로 먹으며, 군집은 어떤 식으로 이루는지, 어떤 환경 변수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지 등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상의 세계에서 모든 변수를 일일이 다 설계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 범위를 좁힐 필요가 있다.
판타지 설계에 있어서 어떤 종족의 생태학적 특성의 설계에서는,
그 종족이 다른 종족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요소,
그 종족이 얼마나 주어진 환경 내에서 번창해 있는 지와 이동과 거주는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만 사전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나머지 다른 구체적인 변수들은 스토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별도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1) 종의 번창 수준 설정
어떤 종족이 얼마나 번창하고 있는지는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설계될 수 있다.
하나는 양적인 측면에서의 번창 수준이며, 다른 하나는 질적인 측면에서의 번창수준이다.
양적인 번창 수준은 해당 종족의 개체수가 양적으로 다른 종족 대비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과 그 양의 흐름, 즉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지, 줄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개체수의 양은 절대적으로 몇 백 명이라든가, 몇 백만 명이라든가 하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가상의 세계를 가정하는 것이므로, 세력의 상대적 크기와 마찬가지로 종족 역시 상대적인 크기가 중요하다.
즉, 해당 종족이 거주하고 있는 세력권에서 해당 종족이 창궐하고 있는지, 쉽게 만나고 눈에 띄는 보편적 존재인지, 다른 종족에 비해서 소수인지, 아니면 쉽게 만나기 어려운 아주 희귀한 존재인지 등에 대한 설정이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세력권 내에서의 상대적 수준과 함께 세력권을 넘어선 전체 세계에서의 수준에 대해서도 설계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특히 한 종족이 여러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가정한 판타지 세계에서 이에 대한 설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위처' 같은 판타지 작품에서는 엘프를 인간이 세상 전체에 창궐함에 따라,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기며 소수의 종족으로 전락해가고 있는 것을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설정으로 삶고 있다.
엘프가 인간에 비해 아주 소수만 존재한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인간과의 동맹을 거부한 순수혈통의 엘프들은 점점 멸종되어 간다는 설정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한 종족의 번창 수준을 설정하는데 있어서는 현재 시점에의 상대적인 개체수도 중요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그 개체수의 증감 방향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들의 사냥으로 점차 수가 줄어가다 멸종 위기에 처한 용에 대한 이야기나, 이런저런 이유로 개체수가 지나치게 많아진 특정 생물로 인한 인류 멸종의 위기 같은 것들은 여러 작품에서 접할 수 있는 장면이다.
예를 들어 다음 그림과 같은 종의 번창 수준에 대한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점점 개체수를 늘려가며 다른 모든 종족에게 위협이 되고 있고, 드워프는 인간과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하며 적당히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하동은 인간의 노예 상태가 된 대가로 간신히 멸종 위기를 면하고 있다.
반면 엘프는 인간을 적대시하며 협력을 거부해 점차 개체수가 줄어가고 있으며, 봉황 역시 환경의 변화에 적응 못하며 멸종 직전이다.
용은 개체수가 점점 줄다가 인간들의 보호 정책이 발동되면서 멸종 위기는 면하며 개체수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인간의 세력이 강하게 미치지 않는 바다 건너 미지의 대륙에서는 오크가 점차 개체수를 늘리며 번창해가고 있으며, 트롤들 역시 오크에 협력하며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엘프들은 오크를 끌어들여 인간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드워프들은 은밀히 엘프와 접촉하며 저울질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종의 번창 수준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질적인 번창의 수준이다.
개체수가 많든 적든 그 종족이 수준 높은 문명을 만들어내고 하나의 세력을 형성할 수 있는 수준인지,
아니면 여전히 원시적인 수준에서 생존을 위한 협력과 최소한의 도구 이용 수준에 그치는지,
혹은 아예 본능적인 생존 이외에는 아무런 문명의 진보가 없는 야만적 상태에 머물러 있는지 등이다.
개체수가 적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문명 건설과 협업을 통해 다른 종족에 비해 우월한 지위를 가질 수도 있고,
반대로 문명의 수준은 낮더라도 많은 개체수를 기반으로 한 인해 전술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앞선 예로든 그림에서는 엘프는 인간 못지 않은 독자적인 문명을 갖추고 있어서 인간에 대한 굴욕적인 협력을 거부하며 대항하는 것으로,
하동은 원시적인 상태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한 탓에 인간의 노예로 전락한 것으로,
트롤은 생존 본능만 있는 야만적 상태에 있는 것으로 설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은 '상상력 공학 101'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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