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 뭐니뭐니해도 스포츠 혹은 다른 어떤 종류의 경기에 매진하는 열혈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요즘은 요괴나 게임의 배경이 될 것 같은 세계를 다루는 만화들에 밀려 조금 시들해진 느낌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조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두꺼운 팬층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만화들 중에 왓챠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날 수 있는 것들을 뽑아봤습니다.
(고스트 바둑왕이나 메이저, 테니스의 왕자, 크로스 게임 같은 너무 오래된 고전들은 일단 제외했습니다. 다들 익히 아실테니...)
첫번째는 '치하야후루'입니다.
'카루타'라는 일본에만 있는 시 외우기 경기?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우리 시조처럼 일본의 고전시를 운율을 넣어서 읽어주고, 그 시가 적힌 카드를 누가 먼저 찾아내느냐 하는 게임이죠.
얼핏 너무 생소하고 지나치게 일본스럽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지만, 만화책이든 애니든 아주 초반에 이런 우려는 말끔히 씻겨나갑니다.
그리고 흥미진진한 대결과 주인공들의 성장기가 이어지죠.
당연히 일본만화 특유의 열혈과 동료(나카마) 정신이 엄청나게 강조됩니다.
우리 시조들도 이런 식의 게임과 예쁜 카드로 장식됐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또 시조자체도 아름다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부러움도 살짝 들고요.
여튼 이 생소한 게임을 둘러싼 치하야와 그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니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두번째 소개할 작품은 '하이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볼만한 사람은 이미 다 봤을 작품이죠.
배구를 소재로 한 탓에 등장인물들의 비례가 좋아서 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고, 순정풍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여성팬들이 많다는 풍문이-
이야기 전개는 전형적입니다.
뭔가 어딘지 좀 모자란 고등학교 배구팀이 열혈과 우정, 그리고 외부에서 등장하는 인연들로 똘똘 뭉쳐 점점 강해지는 거죠.
처음엔 첫 승리를 목표로, 그 다음엔 지역, 그리고 전국 대항전으로-
저도 만화책으로는 25권 정도?
아직 전국 제패도 못한 상태까지 읽고는 완결되고 나면 보겠노라며 미뤄두고 있는데-
그때까지 전국 제패도 못했으니, 아직 글로벌 스토리가 등장하진 않았겠죠?
여튼 테니스 왕자처럼 너무 순정스럽거나, 지나치게 오버하는 슬랭덩크 스타일, 너무 잔잔한 아다치 미츠루 스타일이 아닌, 아주 균형이 잘 잡힌 스포츠 만화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강추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세번째는 '자이언트 킬링'입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무슨 진격의 거인 아류인가 했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너무나도 먼, 축구를 소재로 한 작품이더라는-
자이언트 킬링은 자기 팀보다 훨씬 강한 상대를 이기는 걸 뜻한다고 하네요.
그러면 대략의 줄거리도 파악이 되죠.
자이언트 킬링이라는 제목답게 다른 만화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수가 아닌 감독이 주인공이라는 점입니다.
이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주인공 설정만으로도 그 전까지 등장했던 수많은 열혈 스포츠 만화와는 이야기의 전개나, 초점이 전혀 다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제일 큰 단점은 하이큐와 마찬가지로 원작 자체가 완결이 되지 않았다는 점.
몇년을 기다려야 완결이 될지 알 수도 없다는 점.
네번째는 '겁쟁이페달'.
제목에서 짐작이 되듯이 자전거 만화입니다.
차분하게 자전거의 세계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아오바의 자전거 가게'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
역시나 자전거밖에 모르는 열혈 바보 선수가 주인공이죠.
'아오바의 자전거 가게'처럼 나도 자전거 사서 한강변을 달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진 않지만,
이 만화를 보고나면 그 재미없었던 올림픽 사이클 중계가 한결 재밌어지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이 녀석 역시 제가 42권인가까지 읽은 다음에는 완결되면 보겠다며 몇년을 기다리고 있지만, 67권이 나온 2020년 말에도 끝이 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군요.
여기까지입니다만, 스포츠를 소재로한 명작들은 워낙 많기 때문에 왓챠가 아닌 다른 OTT에서 애니로, 그리고 서점에서 만화책으로 만날 수 있는 더 큰 즐거움들이 잔뜩 있을 것 같군요.
야와라, 해피, 내일의 죠, H2, 라이징 임팩트 같은 일본만화와 이강토, 구영탄, 독고탁, 오혜성이 수없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우리 만화를 세고 있으면 밤을 새도 모자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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