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러스의 마지막 3 시즌을 최근에야 보게됐습니다.
시즌2까지의 진행 상, 아무래도 마지막이 우울할 게 90%이상 예상된 관계로 미루다 미루다...
결국 불길한 예감이 적중했지만,
그렇게 암울한 마무리로 끝이 난 덕분에 기억에 남을 수작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종말론적인 미래.
그 파국적은 결말을 막기 위해 파견되는 일련의 사람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식상한 설정이 될 뻔한 이 작품이 생명력을 얻는 건,
미래의 사람들이 과거로 오는 독특한 방법 덕분입니다.
죽기 일보 직전의 사람의 뇌에 저장된 기억을
미래에서 보내는 사람의 것으로 덮어쓰는 방식.
당연히 미래에서 온 사람들은 자신의 것이 아닌 육체에 적응해야하죠.
노인은 젊은이의 몸에, 여자는 남자에, 백인은 흑인에-
그런 과정에서 내적인 갈등이 외적인 갈등 못지 않게
진지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빚어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설정은
미래에서 사람들을 보내고,
그들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 극도로 발전한 인공지능이란 설정입니다.
복잡한 타임라인의 변화를 예측하기에 사람의 뇌가 가진 프로세싱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 덕분이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의 일.
그것도 수십 억명이 얽힌 실타래가 진행되는 것을 아무리 발달한 인공지능이라 해도 예상을 하는 건 힘겨울 수밖에 없고...
결국 수천명의 시간 여행자들이 깨닫게 되는 건
자신들의 적이 인류를 불행에 빠트린 발명품도,
정치적 갈등에 의핸 특정한 테러 사건도,
누군가의 생존이나 죽음도 아닌..
바로 시간이라는 사실입니다.
시즌3에 이르러서는 이 거대한 시간이라는 벽과
자신들의 활동에 따라 수없이 갈라져버린 타림라인들 사이에서의 갈등이
어쩔 수 없는 상실로 마무리됩니다.
마음은 아프고 쓰리지만
억지스런 반전으로 황급히 성공적인 마무리를 이끌어내지 않았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 됐네요.
(실망스러웠던 어벤져스의 마무리와 가장 큰 차이점이죠 ㅎㅎ)
https://novel.munpia.com/27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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