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끝을 힘겹게 다녀온 헤라클레스를 허탈하게 만들 작정이었는지 에우리스테우스는 다시 한번 헤라클레스를 서쪽 끝으로 다녀오게 만든다.
이번엔 어딘지도 모르는 헤스페리스 동산의 황금 사과를 따오라고 시킨 것.
헤스페리스 동산은 헤라의 과수원이 있는 곳으로,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헤라와 제우스의 결혼을 축하하는 선물로 황금 사과가 열리는 나무를 심어준 곳이었다.
헤라는 3명의 헤스페리스에게 이 과수원을 가꾸고 지키게 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더해서 결코 잠들지 않는 머리가 100개 달린 용, 라돈을 보내서 지키게했다.
헤라클레스가 헤스페리스 동산이 어디인지 몰라 헤매자,
이복 누나인 아테나가 나타나 운명의 여신들에게 물어보라고 일러준다.
운명의 여신을 찾은 헤라클레스가 헤스페리스 동산의 위치를 묻지만,
운명의 여신들은 운명의 실을 짜느라 바쁜 탓에 자신들도 그 위치를 모르니,
바다의 노인 네레우스를 찾아가서 물어보라고 가르쳐준다.
하지만 바다의 노인 네레우스는 포세이돈이 싫어하는 헤라클레스를 도와주고 싶지 않았다.
네레우스는 주특기인 변신술을 구사혀며 한번은 불길로, 또 한번은 바다뱀으로, 그리고 또다시 물로 변신하며 헤라클레스를 피해 달아났다.
하지만 끈질긴 헤라클레스의 추격과 완력에 굴복하며 결국 붙잡혀버린다.
그렇게 헤스페리스 동산의 위치를 알아낸 헤라클레스는
네레우스는 헤스페리스 동산의 위치를 알려주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가는 길에 프로메테우스를 구해주시오."
여행 도중 헤라클레스는 프로메테우스가 묶여 있는 코카서스 산으로 향하고,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 먹고 있는 독수리를 활로 쏘아죽였다.
하지만 프로케테우스는 코카서스 산의 바위에 묶여 있어야만 하는 운명.
잔머리 대마왕인 헤라클레스는 바위의 일부를 떼내서 반지를 만들어서 프로메테우스의 손가락에 끼워준다.
그제야 프로메테우스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된다.
한편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실수로 영원한 고통을 받게 된 케이론이 짊어진 불사의 운명을 프로메테우스에게 줘버린다.
친구의 고통을 해결해주고 프로메테우스에겐 은혜를 베풀어준 셈.
이렇게 잔머리 대마왕 둘은 서로 친구가 되었다.
이 대가로 프로메테우스는 황금 사과를 가져올 비책을 알려준다.
"헤라의 황금사과를 훔치면 더 큰 증오를 사게 될 걸세, 친구."
"그럼 어떻게 하지?"
"직접 훔치지 말고 아틀라스를 이용하게. 아틀라스는 가는 길에 만날 수 있을 테니-"
"내 말을 순순히 들을까?"
"내가 속임수를 하나 알려주지. 소곤소곤-"
프로메테우스의 문제를 해결한 헤라클레스는 다시 길을 떠나는데,
서쪽 끝으로 가는 그 더위를 다시 겪을 생각을 하니 짜증이 난 모양.
해를 바라보더니 그냥 활로 쏴버린다.
해를 관리하던 헬리오스는 헤라클레스가 진짜 해를 없애버릴 것이 두려웠는지,
황금 술잔을 선물로 주고 헤라클레스는 이 술잔을 타고 하루만에 서쪽 끝으로 이동하게 된다.
서쪽 끝에서 하늘을 떠 받치고 있는 거인 아틀라스를 찾아간 헤라클레스가 외쳤다.
"어이, 친구 힘들어보이는군.
내가 잠시 대신 짊어지고 있을 테니, 그 동안 자네는 헤스페리스 동산의 사과를 가져와주면 어떻겠나?"
영겁의 세월을 하늘을 들고 있던 아틀라스는 잠시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기쁨에 흔쾌히 허락했다.
하지만 화장실 갈 때의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은 다른 법.
사과를 가져온 아틀라스는 헤라클레스와 교대해줄 마음이 사라졌다.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자 헤라클레스는 또 잔꾀를 부렸다.
"어이 친구, 좋아. 하지만 이렇게 하니 어깨가 너무 아프군.
어깨에 쿠션을 대고 내가 계속 짊어지겠네.
그러니 잠시만 자네가 받쳐주겠나?"
머리 나쁜 아틀라스는 이런 단순한 트릭에 속아 다시 영원히 하늘을 이고 지내게 된다.
ps. 다른 이야기에서는 헤라클레스가 직접 섬에 가서 사과나무를 지키던 라돈을 죽이고 사과를 가져왔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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