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는 12번의 모험을 겪는 동안에도 많은 생명을 앗아갔지만,
그래도 그건 과제의 완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그 외에도 온갖 오지랍을 발휘하며 수많은 살생을 했을 뿐만 아니라,
헤라의 저주에 의한 광기로 상상하기만 해도 끔찍할 살육을 저지르게 된다.
그의 오만함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자신을 속이려한 트로이 왕 라오메돈에 대한 복수극.
트로이의 왕 라오메돈 역시 비열하기 짝이 없었는데,
아폴론과 포세이돈이 그를 위해 1년 동안이나 트로이의 성벽을 쌓아줬는데도 불구하고,
그 대가로 주기로 한 말을 아까워했다.
(이 말은 사실 제우스가 가니메데스를 납치해준 대가로 준 불멸의 존재였으니 아까울만도-)
신에게 일을 시키고 노임을 안 준 셈이니 그 결론은 뻔했다.
아폴론은 전염병의 화살을 트로이로 날리고, 바다 괴물로 해안가를 공격한다.
다급해진 라오메돈은 신탁을 받고, 그에 따라 딸 헤시오네를 바다 괴물에게 바치게 된다.
하지만 딸에 대한 마지막 정이 있었는지 딸을 구해줄 사람을 찾는데,
이번에도 제우스가 줬던 불멸의 말을 보상으로 내건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가듯 헤라클레스가 이런 모험을 지나칠 리 없었다.
바다로 돌진해서 괴물의 입으로 뛰어들어 간 헤라클레스는 사흘이 지난 뒤 괴물의 배를 가르고 나타난다.
라오메돈은 쪼잔하게 말을 내어주기를 거부했다.
분개한 헤라클레스는 라오메돈 뿐만 아니라 아무 죄도 없는 트로이 사람들을 마구 죽여버린다.
이 헤라클레스의 분노로 라오메돈과 그의 아들들은 모조리 죽임을 당하고, 막내인 프리아모스만 살아서 트로이의 왕이 된다.
헤라클레스는 자신이 구출한 헤시오네는 동료인 탈라몬과 결혼시켜버렸다.
두 번째는 오이디푸스나 펜테우스의 불행만큼이나 끔찍한 광기를 보여주는 헤라클레스의 가족 살인이다.
신들의 도움과 타고난 자신의 힘으로 12개의 모험을 척척해내는 헤라클레스.
하지만 그 유쾌 발랄한 모습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불행한 말년을 보내게 되는데-
헤라클레스가 마지막 과제인 케르베로스를 데려오기 위해 명계로 가자,
테베의 왕인 크레온을 죽이고 섭정이 된 리코스가 헤라클레스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테베의 궁전에 머물고 있던 헤라클레스의 아내 메가라와 3명의 헤라클레스의 아들들, 그리고 헤라클레스의 의붓아버지인 암피트리온을 처형하려고 한다.
(리코스는 아버지도 리코스인데-
크레온이 아버지 리코스를 죽이고 왕이 된데 따른 복수를 하려고 한 셈이다.
크레온은 안티오페의 아들로, 어머니 안티오페를 학대하고 자신을 양치기에게 버린 리코스에게 복수를 한 것이고,
리코스는 처녀의 몸으로 제우스와 정을 통해 임신한 딸을 부끄러워하며 자살해버린 형 니크테우스의 유언을 따른 것.)
때마침 명계를 나온 헤라클레스는 리코스와 그의 동료들을 모조리 활과 곤봉으로 도륙을 해버린다.
이 순간 헤라는 헤라클레스에게 저주를 내렸고,
이 때문에 헤라클레스의 눈에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의 적으로 보였고, 자신의 아내와 자식까지 적이라고 생각하며 죽여버린다.
(광전사 베르세르크의 원형은 헤라클레스인 걸까요?)
살육이 다 끝난 후 헤라클레스는 기절해버리고,
정신을 차린 뒤 자신이 저지른 짓을 보며 테베가 떠나갈 듯한 비명을 질러덴다.
세 번째는 비록 광기의 탓이긴 하지만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에 대한 배신까지 저질러버리는데,
헤라클레스는 에우리토스 왕의 딸 이올레를 차지하기 위해 궁술 대회에 참여해서 이기지만,
에우리토스가 딸을 주기를 거부하자 에우리토스의 아들 둘을 죽여버린다.
이때 헤라클레스의 정당함을 주장해주며 호의를 배푼 사람이 에우리토스의 다른 아들인 이피토스였는데,
같이 도둑맞은 소를 찾던 중 광기가 발동해 아무 이유없이 죽여버리게 된다.
이로 인해 헤라클레스는 이피토스에 대한 속죄를 해야할 운명에 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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