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는 서역 1만2천리를 다스린 서방천제이니만큼 그의 나라 소호지국에는 산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신하들은 대부분 새들이었는데, 제비, 때까치, 종달새, 금계 등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우선 집비둘기는 비가 올 것 같으면 아내를 둥지 바깥으로 내쫓고, 맑아지면 다시 불러들였는데,
아내에게 엄한 것과 부모에 대한 효심이 비례한다고 여긴 소호는 그에게 교육을 맡겼다.
그리고 그 모습이 위엄이 있는 수리에게는 병권을 맡겼고, 공평무사한 뻐꾸기에게는 토목 공사를 맡겼다.
사사로움이 없이 용맹한 매에게는 재판을, 산비둘기에게는 조정 일의 기록과 공표를, 다섯 종류의 꿩에게는 목공, 금속공, 도공, 피형공, 염색공 등 수공업을 맡겼다.
그는 중앙 상제였던 전욱의 아저씨이기도 한데, 그가 전욱이 놀러왔을 때 만들어주었다.
전욱이 떠나자 그는 이 거문고를 바다에 던져버렸는데,
그때부터 파도가 칠 때면 바다에서 음악과 같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
그의 아들 욕수는 소호를 돕는 신하가 되었는데 형벌을 관장하게 되었다.
그는 춘추시대 괵나라의 왕이 정치를 엉망으로 하는 것을 보고는 그의 꿈에 나타났다.
욕수는 사람의 얼굴에 호랑이 발톱을 하고, 온몸을 하얀 털로 뒤덮은 모습으로 나타나 도끼를 들고 괵나라 왕에게 소리쳤다.
"천제께서 진나라 군대가 너의 도읍으로 쳐들어 오게 하였으니, 너는 도망치지 말거라."
괵나라 왕은 연신 굽신거리다 꿈에서 깼다.
그는 태사 은을 불러 해몽을 해달라고 했는데, 태사 은은 그 꿈에 나타난 것이 욕수라고 알려준다.
그는 나라를 올바로 다스리면 그 화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잘 할 것을 건의하지만,
왕이라는 자의 속이 그리 넓을 리 없었다.
괵나라 왕은 직언을 하는 그를 옥에 가두고 신하들에게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해준다음에 길몽이라고 축하하도록 강요하는 어이없는 짓을 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진나라가 쳐들어와 괵나라는 멸망하게 된다.
소호의 아들들은 대부분 훌륭하게 성장했는데, 반이라는 아들은 활과 화살을 만들었고, 배벌이라는 아들은 남방 계리지국의 민연에 가서 신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명한 요순의 요임금의 신하인 고요, 치수로 유명한 우임금의 치수를 도왔던 백익 등이 모두 소호의 후예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 몇몇 후손은 망나니로 자랐는데, 그 중 대표주자가 궁기였다.
궁기는 호랑이와 흡사한 맹수로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려있어 날아다닐 수 있었다.
그는 사람을 즐겨 잡아먹었는데, 그것도 정직하고 이치에 맞는 사람을 주로 잡아먹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궁기는 사람에게 해를 주는 독충들인 고(蠱)를 없애는 역할을 맡았다고도 하니 병주고 약주고 하는 존재인 셈이다.
'세상의 모든 신화 > 중국 신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신화 - 곤(鯤, 고래)과 붕(鹏, 봉황), 그리고 우강 (0) | 2021.07.04 |
---|---|
저파룡(猪婆龍) - 악어를 닮은 신물의 불행한 최후 (0) | 2021.07.03 |
달에 대한 상상력 - 황아와 금성 (0) | 2021.06.30 |
중국의 인간 창조 신화 - 여와 (0) | 2021.06.29 |
중국의 정착 신화 - 늠군 (0) | 2021.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