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간이든 생명체, 혹은 그에 준하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이상 세력이 생겨나게 마련이며, 세력이 생겨나면 세력들 간의 이해관계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이 세력들간의 관계를 개념화하기 이전에, 우선 삼국지에서의 세력들간의 관계를 한번 예로 들어 보자.
물론 삼국지는 워낙 방대한 작품이라 세력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책 한권을 다 할당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세력간 관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적벽대전을 전후한 주요관계들만 아주 간단히 도식화 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관계 중 가장 쉽게 떠오르는 관계가 대립적인 관계다.
즉, 어떤 세력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주(主)세력으로 떠오르면, 그 힘을 견제하는 반(反)세력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완고한 아버지가 있는 집안에서는 인자한 어머니가 반세력으로 등장할 수도 있고, 머리가 굵어져버린 딸이 반항을하며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삼국지에서는 조조가 북쪽을 평정하고 남쪽으로 눈을 돌리자, 이에 대항하는 반세력인 오가 나타난다.
이렇게 적대적인 관계는 서로대립된다는 뜻에서 양쪽 끝에 화살표가 있는 선으로 표시하기로 한다.
강대한 두 세력이 대립을 하면 나머지 세력들은 해당 세력에 줄을 서면서 우호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것이 지나치면 종속적인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유표의 아들 유종은조조의 위세에 눌려 형주를 들어 바치며 종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조조의 위세에 대항해야 하지만 한왕실 부흥의 대의명분을 져버릴 수 없는 유비는 오와 동등한 입장에서 동맹을 맺게 된다.
적벽대전 당시의손권과 유비처럼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우호적인 경우는 양쪽 끝이 원으로 되어 있는 선으로 표시하고, 유종처럼한 세력이 다른 세력에 종속되어 있는 경우는 한쪽 끝만 화살표인 선으로 표시하고자 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손권과 손을 잡았지만 동맹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걸 아는 유비와 제갈량으로서는,
세력의 확장을 위해 새로운 세력을 손에 넣어야만 했다.
이런 세력으로그 동안 중원의 다툼에 중립적이었던 유장이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유장의 뒤에는 중원에 잘 알려지지않은 남만의 맹획이 있다.
이것이 적벽대전 직전에 제갈량이 파악한 대략의 세력 판세였다. 유장처럼 다른 세력에 대해 중립적인 관계는 별도로 끝이 없는 실선으로 표시하기로 하고,
맹획처럼 교류가 없는 번외 세력은 다른 세력과의 연결선 없이 별도로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판세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의판세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앞으로의 청사진이 필요한 것이다.
즉, 제갈량의입장에서는 이 관계가 적벽대전을 계기로 위, 촉, 오라는세 개의 세력의 솥의 발처럼 서로 균형을 맞추어서 당분간 유지를 해주는 향후의 판세가 필요했다.
적벽대전전에 조조의 세력이 되었던 유종의 형주와 중립적이었던 유장의 세력이 모두 유비의 것이 되었고, 중원에서는인지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던 남만의 번외 세력인 맹획은 세력을 유지하기는 하지만 유비에게 종속적인 관계가 되게 된다.
이렇게 기존의 세력 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 적절한 명분과 이유, 그 과정에서의 여러 장치들을 배치시키면서 적벽대전을 전후한 대서사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은 '상상력 공학 101'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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