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에서는 태초에는 세상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은 '기눙가가프'(Ginnungagap, 거대한 아가리라는 뜻)라고 불렸는데,
처음으로 기눙가가프에 자리잡은 것은 바로 추위와 더위.
추위와 더위가 자리잡자 기눙가가프도 두 지역으로 나뉘어집니다.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추운 지역은 '니플하임'(Niflheim, 안개의 세계라는 뜻),
불꽃이 이는 바다가 더위를 뿜어대는 지역은 '무스펠하임'(Muspelheim, 무스펠의 세계)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이렇게 추위와 더위가 자리를 잡고 서로 상호작용을 하자 빈 공간이었던 기눙가가프에도 무언가가 생기기 시작했으니,
얼음이 녹으면서 물줄기를 만들어내면서 강을 형성하고,
물이 흘러가다 뜨거운 열기를 받아 물방울로 변해 비가 내리기도 한 거죠.
그러다가 한 물방울이 한기와 열기의 힘을 빌어 생명을 얻게 되는데,
점차 인간의 형상을 갖추면서 최초의 거인인 '이미르(Ymir)'가 태어납니다.
이미르의 뒤를 이어 또다른 물방울 하나가 생명을 얻어 거대한 암소가 되는데 '아우둠라(Audhumla)'라는 이름을 불리게 되죠.
아우둠라는 소금기가 섞인 돌을 핥아 먹었고,
이미르는 아우둠라에게서 흘러나오는 젖을 먹고 살아가게 됩니다.
하루는 아우둠라가 소금돌을 핥자 돌에서 머리카락이 생겨났고,
그 다음 날 또 핥자 이번엔 남자의 머리통이,
셋째날은 온전한 성인남성으로 자라났는데,
이 사람이 북유럽 신들의 조상인 '부리(Buri)'였습니다.
부리는 강건하고 아름다웠는데, 겉모습은 얼핏 남자였지만 자세히 보면 여자이기도 한 자웅동체.
그래서 혼자 힘으로 아들인 '뵈르'를 낳았고,
이 뵈르는 훗날 거인 베스틀라와 결혼해 우리가 잘 아는 오딘(Odin)을 비롯해 베(We), 빌리(Willi) 등 세형재를 낳게 됩니다.
여하튼 이미르는 시종일관 아우둠라의 젖을 먹고 주로 잠만 잤는데,
그가 자면서 왼쪽 겨드랑이에서 흘린 땀에서 남자와 여자 하나씩 탄생했고,
그의 양발이 서로 닿자 거기서도 아들이 하나 태어납니다.
이런 식으로 텅 빈 공간이었던 기눙가가프는 점차 불어나는 거인들의 삶의 터전이 됩니다.
'세상의 모든 신화 > 북유럽 신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유럽 신화] 이그드라실과 9개의 세계 (0) | 2022.12.06 |
---|---|
[북유럽 신화] 아제와 바네의 세력 다툼 (0) | 2022.12.06 |
[북유럽 신화] 해와 달의 탄생 (0) | 2022.12.06 |
[북유럽 신화] 오딘의 천지창조 (0) | 2022.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