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몰락해가는 집안.
겉으로는 환대하는 것 같지만 속마음은 시기와 낯선이에 대한 배척이 자리잡고 있는 폐쇄적인 지역으로의 피신.
그곳에서 일어난 갑작스런 비극.
그걸 파헤치려는 10대 소녀의 고군분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484796
이런 전개라면 자칫 조금 유치한 김전일스러운 이야기에 그칠 뻔 했지만,
작가는 여기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합니다.
이 판타지적 요소 덕분에 어린 소녀의 진실 파헤치기에는 오히려 개연성이 더해지죠.
"에이, 곱게 자란 열 네살 짜리 애가 저렇게까지 할 수 있다고?"
라는 느낌 대신에
"어? 이런 거였어?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이 어린 소녀도 충분히 사건의 진상에 다가설 수 있을 지도 몰라."
하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뭔가 은유적인 표현일 거라고 생각했던 '거짓말을 먹는 나무'의 적나라한 뜻을 알아채는 순간,
이야기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됩니다.
그리고 작가인 프랜시스 하딩의 독특한 표현력을 보는 것도 한 재미합니다.
"머틀은 잠시 눈을 감고 입술을 달싹거렸는데, 그 짜증 어린 모습이 마치 인내심을 달라고 하느님에게 기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페이스가 눈을 한 번 깜박이고 나서야 마음속 눈에 그 이미지가 각인됐다. 검붉은 피, 부릅뜬 눈과 축 늘어진 창백한 손. 수천 개의 희망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꺼져버렸다."
"다음 날 냉정하게 투명하고 가차 없이 화창하게 날이 밝았다. 새들이 잔인할 정도로 크게 지저귀어서 페이스의 잠을 산산조각 냈다."
이런 류의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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