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바란다 1/2 - 이상적인 OTT 플랫폼의 등장을 바라며

누군가 제게

 

"넌 왜 넷플릭스에 가입했던 거야?"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내가 보고 싶었던 게 거기 있어서- 정말 볼 게 많더라고-"

 

 

 

(사실 만 편도 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적네요. ㅠ.ㅠ)

 

그런데, 

 

"그런데 왜 지금은 이용 안 해?"

 

라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겠죠.

 

"어- 한달 열심히 봤더니 이제 별로 볼 게 없어. 

아니 있긴 있는데- 

좀 더 모아서 연말쯤에 가입해서 한달 동안 왕창 몰아볼려고.

그러고 나면 또 해지해야지."

 

이런 이야기가 오간다면 누군가 제게 체리피커의 전형 아니야? 라고 비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하지만 저처럼 많은 컨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넷플릭스의 그 많은 컨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런데 아마 이런 부족 현상이 저처럼 컨텐츠 과다 소비자한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그냥 적당히 TVN이나 OCN에서 하는 드라마를 보고, 

이런저런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막상 TV 앞에 앉아서 채널을 돌리다 보면, 

결국 "볼 거 더럽게 없네." 라는 결론을 내는 때가 많을 겁니다.

 

"볼 게 없다." 라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니까 말이죠.

다시 말해 넷플릭스에 제아무리 많은 컨텐츠가 있다고 해도,

'왕좌의 게임'을, '호텔 델루나'를 꼭 봐야하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즉 넷플릭스는 컨텐츠 구색에 있어서 '보편적 완결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된 컨텐츠 플랫폼이라고 보긴 어렵죠.

 

'보편적 완결성'이란 건, 

'적어도 특정한 플랫폼에 대해 사람들이 기대할 만한 컨텐츠는 대충 다 있다고 느끼는 구색'이라고 생가하면 될 것 같습니다.

 

술집으로 따진다면, "저 집엔 웬만한 몰트 위스키는 다 있어." 라고 할 만한 몰트 전문 바라든가, 

혹은 "개봉하고 있는 영화는 일단 거기 가면 볼 수 있어."라는 느낌을 주는 대형 멀티플랙스 영화관이 해당됩니다.

 

여기에 보편적 완결성의 상대성이 있는데요.

영화관에서 제 아무리 관이 많다고 해도 20~30개 정도일 겁니다. 편수로도 그 이상을 넘을 수 없겠죠.

넷플릭스의 컨텐츠 수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도 안되죠.

그런데 중요한 건 적어도 이 멀티플랙스에서 상영할 걸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영화는 거의 다 있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투브는 넷플릭스에 비해서 훨씬 더 보편적 완결성을 잘 갖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우스 오브 카드'도, '오자크'도, '데어데블'도 없지만,

60년대 락스타들의 공연실황, 70년대 재즈 밴드의 음악, 아마추어들의 기발함이 돋보이는 몰래카메라처럼

사람들이 유투부라는 플랫폼에서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컨텐츠들은 

 

"정말 이런 것까지 있는 거야? 감동인데?"

 

라는 말을 연발할 만큼 완결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하면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할 법 합니다.

 

"야, 그건 유투브 스타일의 컨텐츠라 가능한 거지. 

영화나 드라마처럼 저작권이 확실한 상업적인 영상 컨텐츠를 그렇게 갖추는 게 그렇게 쉽냐?"

 

당연히 정말 정말 어렵고, 오래 걸리고, 지난한 일이겠죠. 

어쩌면 불가능해보이기까지 하는-

 

그런데 이 일이 왜 이렇게까지 어려운 걸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쉬운 답은 돈일 겁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대충 가늠만 해봐도 말이 안되니까 말이죠.

 

 

 

대충 이렇게만 확보하려고 해도, 100조쯤 들 것 같네요.

따라서 이걸 돈으로 해결하려는 건 가장 바보같은 짓일 겁니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보편적 완결성'이 부족한 이유는 

그건 저작권이라든가, 상업성이라든가 하는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 생각에 가장 큰 이유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 컨텐츠가 등재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 하나의 컨텐츠가 올라오려면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저작권을 위임 받은 누군가가, 

넷플릭스의 담당자를 만나고,

넷플릭스의 정산 Rule에 대해서 이해하고 합의하면, 

넷플릭스는 상대가 컨텐츠의 저작권의 법적으로 정당한 권리자인지 확인하고,

계약서에 서명하고, 

자막 만들고, 

한달이 지나면 그 컨텐츠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는지에 따라 돈을 정산하고,

그 과정에서 들어간 넷플릭스와 저작권자의 노력이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지 적은지를 따져서, 

다음에 재계약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정말 어려운 과정들이 필요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상의 수많은 컨텐츠 권리자들이 넷플릭스의 담장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큰 일이죠.

이렇다 보니 소위 롱테일(long-tail) 컨텐츠들

(제3세계 영상, 옛날 영화/드라마, 수많은 예능물 등)은 넷플릭스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넷플릭스가 가진 가장 치명적인 결함인 컨텐츠 구색에 있어서의 

'보편적 완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어려운 프로세스 자체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겁니다.

그리고 그 답은 저는 우리나라의 '웹하드'들에 있다고 생각힙니다.

갑자기 '웹하드'라니-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구구절절한 그 이유는 또 다음 글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824313

밤선인 - 암흑을 쫓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