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스토는 모든 남성과의 관계를 절대로 거부하기로 맹세한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시종이었다.
칼리스토 역시 아르테미스의 다른 시종들과 마찬가지로 정절의 맹세를 했건만, 불쌍하게도 역시나 제우스의 눈에 띄고 말았다.
난봉꾼 제우스는 칼리스토에게 아르테미스로 변신(참 별 짓을 다한다 ㅠㅠ)해서 접근한 다음 겁탈해버리게 되고,
수치심과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살 것이 무서워 칼리스토는 이를 비밀에 부치게 된다.
하지만 여느 드라마나 영화에서 처럼 단 한번의 그 사고는 칼리스토에게 새로운 생명을 안겨주고, 부풀어 오른 배를 결국은 아르테미스에게 들켜버리면서 추방당하게 된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 자기 잘못도 아닌 칼리스토를 내치는 아르테미스가 더 잔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불행한 칼리스토가 아들 아르카스를 낳자 이번엔 헤라의 분노까지 덮쳤으니, 역시나 나쁜 일은 혼자 오지 않는 법이고, 한번 불행에 빠진 여인의 악순환 고리는 생이 다할 때까지 돌아가는 법인가보다.
헤라의 분노를 산 칼리스토는 곰으로 변하게 되고, 15년을 산속에서 사냥꾼에게 쫓기며 살다가 장성한 아들 아르카스와 마주치게 된다.
곰이 어머니인 칼리스토임을 알리 없는 아르카스는 어머니의 심장을 향해 창을 겨누고,
칼리스토는 방어할 마음조차 먹지 않는다.
(이 칼리스토와 아르카스의 불행한 운명은 이후에 영화 '마담 X'나 '검사와 여선생' 같은 작품들의 모티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장성한 아들과 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대립과 어머니의 희생이라는 운명의 장난은 정말 많은 작품에서 사람들의 눈물셈을 자극하는 소재라는 건 세삼 상기시킬 필요가 없을지도...)
창으로 찔리기 직전 제우스의 개입으로 겨우 불상사를 모면하지만, 둘을 그대로 지상에 둘 수 없었던 제우스는 모자를 하늘로 올려 큰 곰 자리와 작은 곰 자리로 만들어버리게된다.
뒤늦게 무슨 선심이라도 쓰는 듯한 제우스가 더 얄미워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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