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감각 기관의 변이
냄새를 잘 맡는 사람에게 '개코'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렇게 개라는 종의 이미지는 뛰어난 후각과 청각에 결부되어 있다.
반면 박쥐는 퇴화된 시력으로 인해 밝은 곳에서 더 헤매고,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이용해서 사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어떤 종의 속성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감각 기관의 역량을 설정하는 것은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판타지는 그것을 접한 사람에게 신비감을 주지 못하면 사실 상 존재의 의미가 퇴색된다.
따라서 감각 기관의 발달 수준을 결정하는 것에 있어서도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오감뿐만 아니라, 육감, 즉 식스 센스까지 포함해서 설정해야 한다.
육감은 앞일을 내다보는 예지력으로 표출될 수도 있고,
본능적인 느낌으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 같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오감의 설정에 있어서도 단순히 누구의 시력이 더 좋다는 식이 아니라, 아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시력이라면 단순히 멀리 있는 것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것을 넘어서서 가로 막혀 있는 벽 너머를 본다든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을 본다든지 하는 설정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각 기관의 발달 수준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어떤 절대적인 수치를 도입하기는 어렵다. (게임이 아닌 이상-)
따라서 판타지 설계자들은 이 경우에도 인간을 기준점으로 놓고 상대적인 수준을 설정하는 방법을 흔히 사용한다.
인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청각이 발달했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생명체들과 비교해도 가장 앞서 있는 절대적인 수준으로 발달했는지를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판타지 작품에서 엘프라는 종족은 시각이나 청각이 인간에 비해서 월등히 발달해서, 사냥이나 정탐에 맞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고대의 마법적 힘의 영향으로 위험을 감지한다든지,
앞일을 예언한다든지 하는 육감 역시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반대로 드워프들은 인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감각적으로는 오히려 덜 발달된 상태로 그려진다.
특히 예민함을 전제로 한 육감에 있어서는 아무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퇴화된 수준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똑같은 엘프나 드워프라는 이름의 종족이라 하더라도 판타지 설계자에 따라 세세한 설정은 달라질 수 있다.
(게임에서 어떤 능력치를 계산하기 위한 수단으로 100점 만점에 몇 점씩을 부여할 것인가 하는 절대적인 수치가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이것 역시 종족의 개념적인 특성을 부여한 후, 세세한 조정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또 비홀더 같은 괴물은 엄청난 시력을 가지고 있어서 벽 너머라든가, 극단적인 경우는 종족 간의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전혀 다른 공간까지도 볼 수 있는 것으로 설정되곤 한다.
감각이 퇴화하거나 결핍되는 것은 신체기관의 결핍과 마찬가지로 그것 자체가 다른 특성들을 상징화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촉각의 상실은 충격이나, 고온 및 저온으로 이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데 따른 공포감의 부족을 의미한다.
공포감의 결핍은 두려움을 모르는 전사의 탄생을 가져온다.
또한 오감의 퇴화는 육감의 극대화를 위한 희생으로 설정되는 경우도 많다.
오감 내에서도 특정한 감각, 예를 들어 시각의 상실은 다른 감각의 극대화를 가져오는 설정으로 이용될 때가 많다.
"이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은 '상상력 공학 101'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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