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세우스는 트로이젠의 공주 아이트라의 아들인데, 아버지가 누구냐에 대해서는 모호하다.
(어쩌면 아이가 자기 자식임을 100% 확신하는 건 여자들만의 특권일지도-)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는 두 번이나 결혼했지만 아이가 없었고, 아이를 바라는 마음에 델포이 신탁을 찾았다.
그 신탁의 내용인즉슨
"아테네에 도착하기 전에는 와인이 든 가죽부대를 열지 말라."
이 애매모호한 신탁의 뜻을 알아챈 건 아이게우스가 아니라 트로이젠의 왕 피테우스.
그는 이 신탁이 아이게우스가 아테네로 돌아가기 전에 성관계를 맺으면 첫 번째 아이가 태어날 것임을 암시한다는 걸 알아챘다.
피테우스는 자기 딸 아이트라를 아이게우스와 재우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아이게우스와 아이트라가 관계를 가지는 첫날 밤 느닷없이 포세이돈이 등장한다.
아이트라에게 반한 포세이돈은 아테나에게 도움을 청했고,
아테나는 아이트라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신전으로 와서 전사의 혼령에게 제물을 바치라고 명령한다.
아이트라가 신전에 도착하자 숨어서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던 포세이돈은 아이트라를 겁탈해버렸고,
그리고 아홉 달 뒤에 2개의 정자와 한 개의 난자가 결합해서 탄생한 것이 테세우스다.
2개의 정자가 사이 좋게 반씩 결합했을 리는 없으니 둘 중 누가 테세우스의 아버지인지는 알 길이 없었고,
의심에 사로잡힌 아이게우스는 아이트라를 남겨두고 혼자 아테네로 돌아가며 말하기를-
"당신은 필요 없으니 아이가 크면 내게 보내시오."
그리고 자신의 아이라는 징표로 바위 아래에 자신의 칼과 샌들을 묻어놓고 한 마디 더 남겼다.
"나의 자식만이 바위를 치우고 칼과 샌들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테네로 돌아간 아이게우스는 이아손의 아내였던 메데이아와 결혼해서 아이를 하나 더 갖게 된다.
테세우스는 자신이 포세이돈의 아들이든 아이게우스의 아들이든 고귀한 혈통임에는 틀림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자랐다.
어느날 헤라클레스가 피테우스의 궁에 들렀는데,
테세우스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롤모델로 삼게 된다.
(헤라클레스 역시, 법적인 아버지는 인간인 암피트리온이지만, 유전적인 아버지는 신인 제우스라는-)
어른이 된 테세우스는 손쉽게 바위를 치워버리고 아버지의 칼과 샌들을 꺼내 들고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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