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최고의 영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헤라클레스는 그 탄생부터 심상찮았다.
헤라클레스의 탄생을 말하기 위해서는 그의 할아버지 엘렉트리온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엘렉트리온은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아들로서 미케네를 다스리고 있었다.
즉 족보로 보자면 헤라클레스는 페르세우스의 증손자인 셈이다.
어느날 타포스의 왕 프트렐라오스가 엘렉트리온에게 찾아와 요구하기를
"우리 할어버지가 당신의 동생이니 내게도 미케네의 지분이 있소.
그러니 왕국 일부를 나누어 주시오."
이 요구를 거절하자 타포스 사람들은 미케네의 가축을 약탈하고, 심지어 엘렉트리온의 일곱 아들을 살해해버리기까지 한다.
이에 엘렉트리온의 조카인 암피트리온이 나선다.
그는 빼앗긴 가축들을 되찾아와서는 엘렉트리온에게 보상을 요구한다.
"보상으로 알크메네(엘렉트리온의 딸)와 결혼하게 해주세요."
"원래 내 가축인데 보상은 무슨 보상이냐. 꺼져!"
"그럼 이 가축을 죽이는 것도 내 맘이군요."
엘렉트리온의 뻔뻔한 태도에 욱 한 암피트리온은 소를 향해 몽둥이를 던저버렸다.
하지만 소를 비켜간 몽둥이는 그대로 엘렉트리온을 가격했고, 졸지에 암피트리온은 삼촌을 죽인 폐륜 살인자가 되어버렸다.
암피트리온은 이 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아르고스에서 추방된다.
"당신은 엘렉트리온의 일곱 아들을 죽인 타포스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기 전까지는
아르고스로 돌아올 수도 없고, 알크메네와 잠자리를 같이 해서도 안됩니다."
추방당한 암피트리온은 알크메네와 함께 테베로 가서 크레온 왕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
암피트리온은 아내와의 잠자리를 위해서 크레온의 왕과 함께 타포스로 쳐들어간다.
디오니소스가 보내준 튜메시안 여우(거대한 여우)의 도움으로 타포스 사람들을 무찌르는 암피트리온.
하지만 타포스의 왕인 프트렐라오스는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다.
아들의 신변을 걱정한 포세이돈은 그에게 금발을 심어주었고, 그 금발을 지니고 있는 한 포트렐라오스는 불사였다.
이에 안피트리온은 프트렐라오스의 딸 크마이토를 유혹했다.
철없이 적장에게 마음을 사로잡힌 크마이토는 몰래 아버지의 금발을 싹뚝 잘라서 암피트리온에게 바쳤고,
암피트리온은 그대로 진격해 프트렐라오스를 죽였고,
자신을 도와줬지만 아버지를 배신한 크마이토마저 죽여버린다.
이렇게 복수심에 불탄 남편이 해외 원정에 나서서 집을 비우자,
아내인 알크메네는 덜커덕 외간 남자와 임신을 해버리는데렸으니 그 대상은 바로 제우스였다.
제우스는 암피트리온으로 변장해서 알크메네를 범했다고-
때마침 돌아온 암피트리온과도 잠자리를 같이 한 알크메네는 두 번의 잉태가 겹치면서 쌍둥이를 출산하게 된다.
그 중 제우스와 잉태한 아들이 헤라클레스, 암피트리온과 잉태한 것이 이피클래스였다.
철없는 알크메네는 자신의 뱃속에 들어 있는 아이가 아들이라고 확신하며 자랑질을 시작했다.
"이 아이가 페르세우스의 모든 후손들을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봐서 알크메네는 남편으로 변장한 사내의 정체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여하튼 이 자랑질을 들은 헤라는 또 질투심에 사로잡혀버린다.
헤라는 아르고스 왕 스테넬로스의 아내의 출산은 앞당기고, 알크메네의 출산을 늦춰버린다.
누가 먼저 아들을 낳을지 내기라도 한 걸까?
늦게 태어난 헤라클레스는 에우리스테우스에게 12가지 과업 완수하기까지 무조건 봉사하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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