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공학/101 판타지 설계

[판타지 설계] 권력 승계 방식 2/3 - 선출

강인태 2021. 7. 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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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에 의한 권력의 획득은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을 뽑거나, 입법부인 의회 의원 선거는 현대 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권력 부여 수단이 되어 있다.

하지만 선출 역시 들여다보면 매우 복잡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선출에 의한 권력 이양 방식은

  • 어떤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존재로 선출이 될 수 있는 '피선출권'이 부여되는 범위와
  • 피선출권이 부여된 후보들 중 누군가를 선출할 수 있는 '선출권'이 부여되는 범위

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를 띨 수 있다.

 

우선은 피선출권의 부여 범위와 선출권의 부여 범위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만약 어떤 왕가의 왕을 왕족 중 선출을 하는데, 그 투표 자격도 왕족에게 주어진다면, 피선출권과 선출권의 부여 범위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왕족 중에 선출을 하지만, 투표권은 별도의 기관인 원로회에서 한다면 서로 부여 범위가 다른 것이다.

 

또한 피선출권과 선출권의 부여 범위가 좁으냐, 넓으냐에 따라서도 양상이 달라진다.

현대 우리 사회처럼 세력 내 모든 존재에게 피선출권과 선출권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자격을 부여 받은 일부 집단에게만 부여될 수도 있다.

이렇게 선출권과 피선출권이 부여되는 방식에 따라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5개의 형태로 나누어질 수 있다.

선출권과 피선출권의 부여 방식

우선 Type A는 피선출권 부여는 세력 내 모든 존재들에게 주어지고, 선출권의 부여는 일부에게 이루어지는 형태다.

예를 들어 한 부족을 이끌어갈 제사장은 그 부족민 중 20세 이상의 성인남녀 모두가 될 수 있는데, 그들을 중 누군가를 선정하는 원로회는 기존 제사장 출신들로만 구성되는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는 일부에게 선출권이 주어지고, 전체에게 피선출권이 주어지므로,

선출권을 가진 일부 집단이 전체 집단에 속할 수는 있지만, 두 집단이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다.

 

Type B는 현재의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많은 국가들의 정치 제도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전체 국민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주어지는 경우다.

(물론 현실적으로 선출될 수 있는 후보가 되는 것이 전 국민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그런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Type C는 일부집단에게 선출권과 피선출권이 주어지는 경우인데,

이때 두 집단이 서로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무협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9대문파의 맹주는 그 후보도, 후보를 선출하는 투표권도 모두 9대 문파의 장문인에게만 주어진다.

이런 경우가 Type C1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만약 맹주 후보는 9대 문파의 장문인들이 되고, 9대문파의 장로회가 따로 있어서 이 장로회가 맹주에 대한 선출권을 갖는다면 Type C2의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Type D는 피선출권은 일부 집단에 있고, 선출권은 세력 내 존재 전체에게 부여되는 형태다. Type C에서 예로 든 9대문파의 맹주를 뽑는데 있어서, 그 후보는 각 문파의 장문인이 되고, 맹주 선출은 9대 문파에 소속된 전체 무림맹 인원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Type A, C, D처럼 만약 선출이나 피선출 자격이 일부 집단에게만 부여될 경우,

그 일부 집단의 자격은 또다시 세습, 선출, 지명, 시험 중 어떤 방식으로 부여되느냐가 다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예를 들어 왕족들이 차기 왕에 오를 자격이 있는 후보군이 되고, 원로회가 이들 중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선출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원로회의 구성원은 특정한 혈연 관계를 통해 자동으로 가입될 수도 있고, 원로회의 회원들이 결원이 생길 때마다 비회원들 중 누군가를 지명할 수도 있다.

또 정기적으로 혹은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 회원의 자격이 주어질 수도 있다.

즉, 피선출권은 세습에 의해서 부여되고, 선출권은 시험에 의해서 부여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을 뽑는 것처럼, 선출권을 가진 원로회의 구성원을 투표를 통해 선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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