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볼 걸 찾아헤매다 발견한 진주같은 다큐입니다.
(사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유투브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더 많은 것 같긴 하지만- ^^)
제목만 봤을 땐 뭔가 으리으리한 비싼 집들을 소개해주는 건가 해서 시큰둥 했는데, 에피소드 목차를 보는 순간-
"아! 이건 봐야겠구나." 싶었죠.
이렇게 말이죠...
폐착유장 개조? 비탈위의 친환경? 영국에서 일본풍 골프 하우스?
제목만으로도 건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호기심을 마구 자극합니다.
에피소드들의 대부분이 15분쯤 경과한 뒤부터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건축주의 피곤한 모습들이 겹쳐질만큼, 호화로운 건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중산층, 혹은 중산층의 살짝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인생 도전기라고 해도 무방할 듯-
(아무래도 흥미로운 건축물들이니 넉넉하지 못한 건축가들이 건축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긴 합니다.)
처음 예산은 보통 25만 ~40만 파운드(3.5 ~ 6억원)로 시작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 부딪히며 5만, 10만, 때로는 30만까지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하느라 피골이 상접해지는 건축주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큰 재미긴 하지만,
이 작품의 가장 큰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상상을 뛰어넘는 완성품들이 주는 희열입니다.
저렇게 시작해 가지고 뭐 살만한 공간이 나올까 싶지만, 마지막 5분쯤에는 "와우!'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멋진 공간이 탄생해 있으니까요.
(뭐 가끔은 건축주의 지나친 욕심으로 통장 잔고와 마이너스 대출까지 완전히 바닥나는 바람에 결국 중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ㅠ.ㅠ)
지금까지 스무 개가 넘는 에피소드들을 봤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건 '자급자족으로 짓다' 편.
백문이 불여일견, 바로 이 집입니다.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이 집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남자가 혼자서 짓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마지막에는 나도 모르게 박수가 터져나오고 가슴도 벅차오르더군요.
혼자서 방이 5개나 되는 이 예쁜 집을 짓는 주인공도 대단하지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년 찾아가서 그 진행 과정을 담아서 단 하나의 에피소드로 구성하는 제작진의 정성과 인내도 놀랍습니다.
과연 우리나라 방송들도 이런 걸 제작할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여하튼 한차원 높은 구해줘 홈즈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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